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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 차단 장치라고는 '안전제일'이라 적힌 테이프가 전부인 안양 덕천마을
 진입 차단 장치라고는 '안전제일'이라 적힌 테이프가 전부인 안양 덕천마을
ⓒ 최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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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재개발정비사업으로 대다수의 주민이 타지로 이전했으나 착공이 지연되면서 1년여 '유령마을'이 되고 있는 안양 7동 덕천마을. 지난해 연말 빈집에서 시신이 잇따라 발견되는 일 마져 발생하자 행정당국이 뒤늦게 순찰 강화 계획을 나서는 등 분주하다.

김태영 만안구청장은 "지난 14일 공가와 관련 지구대장 및 자율방범대장 등 치안관계자와의 간담회를 열어 공가지역에서 단 한 건의 사건 사고도 발생하지 않도록 치안을 강화해 줄 것을 당부했다"며 "재개발 지역에 대한 치안활동이 대폭 강화된다"고 밝혔다.

안양 덕천지구는 4000세대가 넘게 살던 안양7동 148-1번지 일원 25만7500㎡에 달하는 마을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주택재개발사업을 추진중으로 대다수 거구가 이전했으나 보상과 이주에 반대하는 주민과의 갈등이 해결되지 않아 사업이 지지부진해 마을 전체가 폐허로 방치된 채 각종 범죄발생 등 사건사고가 우려되는 우범지역으로 전락했다.

실제 지난 15일 찾아간 덕천마을. 알루미늄 샷시와 구리 전선을 빼내느라 천장과 벽체가 부서지거나, 깨진 유리에 버리고 간 집기 등 1년 넘게 폐허로 방치되면서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하며 치안과 화재, 청소년 탈선의 무방비 상태로 유령마을이나 다름없다.

더욱이 두차례나 시신이 발견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27일 덕천마을내 5층짜리 아파트에서 개발을 반대해 오던 50대 남성이 백골 상태로 발견된데 이어 지난 2월 5일에는 노숙인으로 추정되는 30대 남성이 6층짜리 아파트 내 빈집에서 숨진채로 발견됐다.

이러함에도 출입을 제한할 수 있는 것은 '안전제일'이라고 적힌 테이프가 전부다.

"밤에는 집 밖에 나갈 엄두도 못 내요... 낮에도 무서운데"

아직 사람이 살고 있는 집 현관에 부착된 글
 아직 사람이 살고 있는 집 현관에 부착된 글
ⓒ 최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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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지고, 깨지고, 뜯어내고 마치 유령마을인 이곳에는 아직 사람이 살고 있다. 안양시에 확인한바에 의하면 전체 가구중 95%가 이주해 대다수 주민들이 살던 집을 떠났지만 개발에 반대하거나 보상비용에 불만이 많은 주민 등 약 5%(약 200여 세대)가 남아있다.

현장에서 만난 50대의 한 주민은 "밤에는 집 밖으로 나갈 엄두도 못내지요. 낮에도 골목길을 다니기가 무서운데..."라며 "억울해서 떠날 수도 없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만안구가 밝힌 치안활동 계획을 보면 만안구청과 안양7동 자율방범대가 19일부터 야간시간대(21:00~24:00)에 합동으로 방범활동을 펼친다. 인근 안양1·5·6·8동 자율방범대에도 야간순찰시 덕천지구에 대해 교대순찰을 지원키로 했다.

또 안양경찰서 명학지구대 및 안양지구대에서 24시간 순찰하며, 시공사인 LH공사에서도 구역별로 나누어 가가호호 내부순찰을 강화하는 등 24시간 특별관리체제에 돌입한다.

만안구는 순찰을 통해 비행청소년이나 노숙인 등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기타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는 각종 범죄발생 등 사건사고를 사전예방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같은 방법은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LH공사는 19일 덕천지구 일부 지역에서 방진막 설치 작업에 나섰으나 아직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이 보상과 이주 대책을 마련하기 전에는 철거할 수 없다며 반대하고 나서 진통을 겪고 있다.


태그:#안양, #덕천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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