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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17일 을지훈련 기간 중에 발생해 50일이 넘게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장의 연구사 폭행사건이 결국 국회 국정감사에서 거론되는 사태에 이르렀다. (관련기사 : "직원 폭행한 식량원장을 파면하시오")

10일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김우남(민주당, 제주시을) 의원실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 8일 농촌진흥청(청장 김재수) 국감 때 농진청 식량원장의 폭행사건에 대해 언급했다.

이날 국회 영상회의록시스템(http://w3.assembly.go.kr/vod/index.jsp) 확인 결과, 김 의원은 김재수 농진청장에게 "이 말을 할까 말까하다고 해야 되겠는데, 좀 불미스런 일이 있었어요, 그죠"라고 말하자, 김 청장은 "예"라고 답했다.

이어 김 의원은 김 농진청장에게 "군대 말로는 쪼인트를 깠는데, 정부 부처가 그 정도 문제 하나 가지고 매끄럽게 해결을 못합니까"라면서 이렇게 질타했다.

김우남 의원 "그 정도 문제 하나 매끄럽게 해결 못하나"

"사과를 하라면 화끈하게 할 일이지. 사과하는 과정에서 뭐 고소할래면 고소해봐라 이런 식으로 해서 문제를 더 확산시키고. 인사위원회를 열어가지고, 인사위원회 회의록을 제가 봤더니 굉장히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김 의원은 "제출한 자료가 피해자의 녹취록하고 대조를 하니까. 굉장히 왜곡된 부분이 있다"면서 "시간이 없기 때문에 서면으로 질문을 할 테니 이 부분에 대해 성실히 답변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김 농진청장은 "예"라고 답했다.

또한 김 의원은 "(답변한 내용이) 납득이 가면 증인 신문을 안할 것이고, 납득이 가지 않으면 23일 종합감사 시간에 증인 채택을 해서 위증한 공무원에 대해서 엄중 처벌하겠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김 의원이 증인으로 채택하겠다고 언급한 사람은 폭행 사건의 피해자인 국립식량원 연구사 성장훈씨(식품공학 박사)를 말한다. 농진청장이나 식량원장 등은 국감 현장에 당연히 참여해야 할 대상이기에 별도의 증인채택 절차가 필요치 않다.

농진청이 김 의원쪽에 제출한 답변이 '납득이 가지 않는 수준'이면 국감이란 공개석상에서 폭행 가해자와 피해자가 낯뜨거운 공방이 벌어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류근찬 의원, 농진청의 ㅎ원장 서면경고는 "솜방망이 징계"

자유선진당 류근찬 의원(충남 보령·서천)실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제284회(정기회)농촌진흥청 국정감사 란 글에서 더 강도높게 농진청이 폭력사태에 대해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음을 꼬집었다.

류 의원은 "직장 내에서 사용자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근로자를 폭행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사용자가 근로자를 폭행할 경우 더욱 엄하게 벌하는 것이 현행법의 내용이다"면서 농진청이 ㅎ원장에 내린 서면경고는 "솜방망이 징계"라고 비판했다.

또한 김 청장과 폭행 장본인이 ㅎ원장이 같은 경북대 동문이라는 점을 지적한 뒤,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부터라도 당사자간 오해 없이 사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농진청 차원의 적극적인 중재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요구했다.

애초 류 의원은 김 농진청장이나 ㅎ식량원장에서 폭행 사건에 대해 질의할 예정이었으나, 시간 부족으로 직접 질의하진 못했다.

'을지훈련' 때 구둣발로 걷어차 전치 2주 상처

한편 농진청과 피해자,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 농촌진흥청지부(지부장 남춘우, 아래 노조) 등에 따르면, ㅎ식량원장의 연구사 성씨 폭행 사건은 '을지훈련' 기간인 지난 8월17일 오후 1시반께 벌어졌다.

당시 ㅎ식량원장은 약 20명 정도의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피해자 성씨를 구둣발로 걷어차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혔다.

이러한 폭행 사건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에 대해서는 농진청이 식량원장, 피해자, 노조 측의 의견이 일치한다.

그러나 폭행이 일어나게 된 경위와 사건 후 적절한 사과를 했는지에서 가해자와 피해자쪽이 상반된 의견을 보이고 있다.

사건 경위에 대해 ㅎ원장과 피해자 의견 달라

우선 사건 당시의 경위에 대해 ㅎ원장은 "상황실에 없던 직원을 호출해 모았는데 늦게 올라오고 훈련 복장이 미흡한 직원을 훈계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피해자 성씨는 "사무실에 있다가 상황실로 복귀하라는 전화를 받고 바로 뛰어갔다"면서 "다른 사람들 얘길 들어보면 내가 제일 먼저 도착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당시 ㅎ식량원장은 성씨에게 "당신 오늘 근무자야, 어디 갔다 왔어. 이리와 봐"라면서 달려가 폭력을 행사했다는 것이 피해자와 노조쪽 주장이다.

ㅎ식량원장의 사과 문제에 대해서도 서로 엇갈린 주장이 나오고 있다. 폭행 직후인 8월18일 노조는 농진청장에게 이 사건을 알리고, ㅎ원장의 농진청 전직원에 대한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ㅎ원장 "사과했다" vs 피해자 "애매한 내용, 진정성 없다"

그러자 ㅎ식량원장은 이날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이메일로 식량원 직원에게만 "복무기강확립을 당부하던 중 저의 신중치 못한 행동으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점에 대해 직원 여러분들께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의견을 표명했다.

ㅎ식량원장은 또한 을지훈련 끝날 때 직원들 앞에서도 사과했으며, 성씨에게 찾아가기도 했으나 만남을 거절 당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피해자와 노조는 식량원장의 의견 표명엔 폭행사실에 대한 구체적인 상황과 사과하는 표현도 빠져 있어 무엇이 송구스럽다는 건지 애매한 내용이며, 진정성도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피해자 성씨는 "완전 농락당한 느낌"이라고 했다.

더구나 ㅎ원장은 피해자 성씨에게 "고소든 뭐든 맘대로 해 보라"는 식의 태도를 보이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폭행 사실을 파악하고 발빠르게 8월 18일 감사를 벌인 농진청의 대응도 사태해결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농진청은 감사 다음날인 19일 ㅎ원장에 대해 서면 '경고' 처분만 내렸다.

징계가 너무 가볍다는 의견이 직원들 사이에서 흘러나왔다. 피해자와 노조의 의견도 마찬가지였다. 피해자와 노조는 물론 일반 직원들까지 농진청이 어물쩍 넘어가려 한다며 반발했다.

지난 6일 지현소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 농촌진흥청지부 사무국장의 1인 시위 모습. 지 사무국장은 "식량원장 파면과 피해자 보호를 위한 근무지 이동 조치가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 농진청 노조 1인 시위 지난 6일 지현소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 농촌진흥청지부 사무국장의 1인 시위 모습. 지 사무국장은 "식량원장 파면과 피해자 보호를 위한 근무지 이동 조치가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 수원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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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노동청에 고소... 농진청 사법부 판단 뒤 조치

사과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순리대로 풀리기 힘들다고 판단한 피해자 성씨는 8월 24일 ㅎ식량원장을 노동청에 고소했다. "사용자는 사고의 발생이나 그밖의 어떠한 이유로도 근로자에게 폭행을 하지 못한다"는 근로기준법 제8조 '폭행의 금지' 위반 혐의다.

이후 노조는 9월 초엔 ㅎ식량원장 스스로 보직사퇴하거나 '식량원장 교체(직위해제를 의미)'가 이뤄져야 한다고 수위를 높였고, 다시 10월 5일부터는 '식량원장 파면'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그 과정에서 노조는 농진청장과 면담을 요구했으나 성사되지 않았고, 요구 사안을 이메일과 정식공문으로 접수시켰지만 아무런 답변도 듣지 못했다.

이러한 노조의 요구에 대해 농진청쪽은 피해자가 노동청에 고소를 해서 현재 조사 중이기에 사법부 판단이 나온 뒤에 조치할 것이라며 주장하고 있는 상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수원시민신문(www.urisuwon.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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