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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현소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 농촌진흥청지부 사무국장은 "식량원장 파면과 피해자 보호를 위한 근무지 이동 조치가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 농진청 노조 1인 시위 지현소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 농촌진흥청지부 사무국장은 "식량원장 파면과 피해자 보호를 위한 근무지 이동 조치가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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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원장의 폭행사건이 발생한 지 50일이 다 되어 갑니다. 하지만 청(농촌진흥청)에서는 납득할 만한 징계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6일 오전 8시 40분께.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에 위치한 농촌진흥청(아래 농진청, 청장 김재수)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인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 농촌진흥청지부(아래 노조, 지부장 남춘우) 지현소 사무국장의 말이다.

지현소 사무국장은 이날 오전 8시부터 45분 동안 1인 시위를 벌였다. 지 사무국장은 "농진청장은 직원을 폭행한 식량과학원장을 즉각 파면하라"는 큼직한 손팻말을 들고 있었다.

1인 시위가 끝나면 취재 좀 하자고 했더니 지 국장은 "출근을 해야 한다"면서 양해를 구한 뒤, 바쁘게 발걸음을 옮겼다. 결국 근무를 다 마친 뒤에야 농진청 산하기관인 국립식량과학원 ㅎ원장(아래 ㅎ식량원장)의 폭행사건과 그 후 경과에 대해 들었다.

사건은 '을지훈련' 기간인 지난 8월 17일 1시30분께 벌어졌다. ㅎ식량원장은 비번 근무 중이던 연구사 성장훈씨(식품공학 박사)가 상황실로 올라오자 구둣발로 정강이를 걷어찼다.

"당시 상황실엔 20명 가까운 사람이 있었습니다. 성 박사는 전치 2주의 상처와 함께 심한 모멸감으로 고통받았고요. 사건 다음 날 노조에선 사건을 김재수 청장에게 알리고, ㅎ식량원장이 농진청 전직원에게 공개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그러자 ㅎ식량원장은 이날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발표했으나 무엇을 사과하겠다는 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애매한 내용이어서 사태의 불씨만 키웠다. 이튿날인 8월 19일 농진청은 ㅎ식량원장에게 서면 '경고' 처분을 내렸다.

이에 대해 지 사무국장은 "징계라고 하기엔 너무 가벼운 것이었다"면서 "결국 피해자가 ㅎ식량원장을 노동청에 고소했고, 노조는 9월 1일 가해자에 대한 합당한 징계와 가해자 스스로 진정성 있는 공개 사과를 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고, 4일엔 청장 면담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1인 시위를 진행 중인 농촌진흥청 정문 앞 길 건너에 사건이 발생한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이 자리하고 있다.
▲ 길 건너 사건 현장 1인 시위를 진행 중인 농촌진흥청 정문 앞 길 건너에 사건이 발생한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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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청장 면담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어 노조는 9월11일 요구 사항을 이메일로 농진청 쪽에 전달한 뒤, 16일엔 정식 공문으로 '식량원장 교체', '피해자 보호', '재발방지 대책' 등을 요구하며 17일까지 답변해 달라고 요청했다.

"무슨 답변이 있어냐고요. 묵묵부답입니다. 청(농진청)이나 식량원장이나 뭐, 반응이 없습니다. 처음엔 이메일로 요구사항을 전달해 반응이 없나 해서 공문으로 다시 전달했는데도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그래서 1인 시위를 하게 된 거죠."

지 사무국장은 "평직원이 잘못하면 바로 처벌하면서 고위공무원이라고 해서 유야무야 넘어가려는 걸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식량원장 파면과 피해자 보호를 위한 근무지 이동 조치가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농진청쪽 "사법부 판단이 나온 뒤에 조치할 것"

이처럼 노조가 1인 시위까지 벌여가며 식량원장 중징계 등 사건 해결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농진청 운영지원과 관계자는 "노조나 피해자의 요구가 하도 말이 바뀌곤 한다"면서 "지금은 피해자가 노동청에 고소를 해서 현재 조사 중이기에 사법부 판단이 나온 뒤에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우리가 파악한 바로는 식량원장이 공식적으로 사과도 했고, 전 직원이 모인 회의 자리에서 우발적으로 일어난 사건이라고 유감 표명도 했다"면서 "그런데도 피해자와 노조쪽에선 계속 진정성이 없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ㅎ식량원장 "실수고 잘못이며 일이 이렇게 돼 안타깝다"

노조의 1인 시위 등과 관련 사건의 장본인으로 알려진 ㅎ식량원장은 8일 오전 전화통화에서 "을지훈련 기간 중 비상 근무를 점검하고 독려하던 과정에서 발생한 우발적인 사건"이라면서 이렇게 해명했다.

"당시 을지훈련에 대해 전 직원에게 훈련의 특수성과 역할의 중요성을 숙지해서 훈련에 임하자고 2차례나 당부를 했습니다. 그런데 오후에 점심 먹고 상황 점검차 올라갔더니 상황반 직원의 반이 자리를 비웠고, 상황이 미비해 지적을 했습니다. 자리에 없던 직원도 호출해 모았는데 늦게 올라오고 훈련 복장이 미흡한 직원을 훈계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폭행 문제에 대해 ㅎ식량원장은 "좋게 생각하면 잘하라고 어깨를 두드려야 하는 건데, 발로 찼다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훈계하는 과정에서 그런 일이 발생해 이메일로도 사과하고, 을지훈련 끝날 때 직원들 앞에서도 사과했다"고 덧붙였다.

ㅎ식량원장은 "본인(피해자 성씨)에게도 사과를 했고, 집에까지 찾아갔는데 만나길 원하질 않아 집앞에서 30분가량 기다리다 왔다"면서 "실수고 잘못이며 일이 이렇게 돼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한편 노조측은 ㅎ식량원장이나 진흥청쪽에서 진정성 있게 피해자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계속 요구 수위를 높이고 있다. 처음엔 '전직원 공개사과'에서 '합당한 징계와 공개사과'로, 다시 '식량원장 교체(직위해제를 의미)'를 거쳐 '식량원장 파면'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농진청에서는 사법부 판단이 나온 뒤에나 조치할 것이라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농진청의 이번 사태가 어떻게 마무리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수원시민신문(www.urisuwon.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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