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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대통령과의 달콤 살벌한 만남

 

"이 지난한 원정에 저와 동행해 주신다면 영광이겠습니다."

 

그의 특별 강연은 젊은 학생들의 가슴을 깊고 넓게 울렸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세계의 대통령'이라는 칭송을 받고 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고국을 방문했다. 방문 첫날인 3일, 반 총장이 서울대에서 명예박사학위수여를 받는 그 현장에 내가 증인의 한 사람으로 앉아있었다.

 

수여식에 참가할 수 있었던 건 정말 행운이었다. 그의 인기는 뜨거웠다. 300여명이 앉을 수 있는 좌석은 오후 4시경 다 차버렸고, 운이 좋은 학생들은 그마나 통로에라도 앉을 수 있었지만 몇몇 학생들은 들어갈 수 조차 없었다.

 

학생증과 신분증을 지참해야만 수여식이 열리는 문화관으로 들어갈 수 있었고, 공항입국심사처럼 가방을 엑스레이로 검사하는 등 경호가 살벌했다. 불편했지만 '역시 국가원수급의, 아니 그보다 더 중요한 인물을 만나는 자리에 온 것이 구나'하고 실감이 났다.

 
살벌한 경호 강연회에 들어가기 위해서 신분증과 가방검사를 받아야한다.
한 학생이 학생증을 경찰에게 보여주고 있다
살벌한 경호 모든 참석자는 검색대를 통과해야한다.

 

예정된 시간보다 20분 늦게 수여식이 시작됐지만, 기다리는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친구와 함께 기다리는 동안에도 마음이 설렜다. 온화한 미소로 손을 흔들며 반기문 총장이 등장하는 순간,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칠 수밖에 없었다. 기립박수는 사회자의 권유로 이미 예정된 행동이긴 했지만 우리는 진심으로 그를 환영했다.

 

짧지만 강력하게, 가슴을 뛰게하는 특별강연

 

박사학위를 수여받은 뒤, 반기문 총장은 특별강연을 시작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시간이었다. 팸플릿을 통해 이미 그가 무슨 말을 할지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에 다가와 나를 두드리고 있었다.

 

반기문 사무총장의 온화한 미소와 표정을 떠올리며 부드러운 목소리를 예상하고 있던 나와 내 친구는 그의 당당하고, 또렷하고, 활기찬 목소리에 놀랐다. 비록 10여분 정도의 짧은 강연이었지만, 그의 메시지는 선명하고 강렬했으며 에너지가 넘쳤다.

 

명예박사 학위수여 반기문사무총장이 박사학위를 수여받고 있다.

시작과 끝은 한국어로 그리고 중간부분은 영어로 특별강연을 진행됐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내일의 리더인 여러분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변화를 포용해야 합니다, 우리 자신을 변화시킴으로써 우리는 세계를 바꿀 수 있습니다. 세계를 바꿈으로써, 우리는 우리의 운명을 바꿀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학생들의 변화를 촉구했다.

 

또한 "우리 한국인들은 전 지국적인 문제에 있어서 절박한 난제들을 해결하는데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야만 합니다"라고 한국학생들의 역할과 세계적 리더십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하였다.

 

끝으로는 특별강연의 주제(A stronger UN for a Better World)에 맞춰 "더 나은 세계를 위해 더 강한 유엔을 구성하는 필요합니다"라며 "여러분 중에 가슴 설레는 소명감과 세계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 가치 있는 일을 한다는 비길 데 없는 만족감과 더불어 오랜 시간 일하면서 수많은 좌절을 겪을 준비가 된 사람이 있다면, 유엔이나 다른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것을 생각해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라고 직접적인 행동의 변화를 권유했다.

 

이날 강연을 통해 지긋한 나이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한 그의 희망이 여전히 꺾이지 않고 불타오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여느 젊은이들보다 더 희망차고 확신이 넘치는 그의 말들.

 

"변화는 우리의 소명이며, 지구는 우리의 일터입니다. 이 지난한 원정에 여러분이 저와 동행해주신다면 영광이겠습니다. 여러분은 변화를 이룰 수 있고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특별강연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서울대에서 명예박사학위 수여식에서 특별강연을 하고있다.

 

세계적 리더쉽이 필요한 진정한 이유

 

'세계화에 발맞춘 인재'라는 말은 언젠가부터 대학에서 중요한 목표가 되었다. 그러나 그 세계적 인재가 진정 왜, 어디에 필요한 것인지는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그저 세계화의 흐름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 더 좋은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욕심의 일환으로 '왜'라는 의문없이 달려오지 않았던가.

 

반기문 총장의 말대로 "인류를 하나로 묶어주는 유대가 약화되고 있는" 오늘 날, 우리가 왜 세계적인 리더십을 키워야하는 지를, 진정한 학문의 길이 무엇인지를 나는 오늘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그것은 우리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싸움을 벌이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잘못된 선택들로 인해 무너진 세상을 다시 세우고 이 세계의 가장 허약한 나라와 사람들과 더불어 살기 위함이다. 더 나은 '나의 세계'가 아니라 더 나은 '우리 모두의 세계'가 되는 것, 그것이 세계적인 인재가 필요한 이유이다.

 

더 나은 세계를 향한 그 변화의 중심에 서있는 그의 말이었기에, 행사가 끝난 후에도 부푼 내 가슴은 쉽게 진정이 되지 않았다. 그의 마지막 한마디와 함께.

 

"세계가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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