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305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가 17일 오전 11시 여의도 국회 인근 국민은행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보안법 처리를 둘러싼 열린우리당의 행보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 오마이뉴스 김지은

"열린우리당은 소멸의 길을 자초할 것인가, 국민의 개혁열망을 안고 갈 것인가!"

국가보안법 폐지를 촉구하며 12일째 여의도 국회 앞에서 560여명의 대규모 단식농성단이 무기한 노숙투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국보법폐지국민연대가 열린우리당의 최근 행보를 강력하게 성토했다.

열린우리당은 애초 국보법 등 '4대 개혁법안'의 연내처리 의지를 비쳤지만 국보법을 제외한 나머지 3개 법안을 먼저 처리하자는 이른바 '3+1 방안'을 내놓는 등 당의 입장을 확실히 정하지 못했다. 그러다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의 '간첩암약설 제기' 파동이 일자 다시 연내처리 강행 의사를 내비쳤다.

하지만 이마저도 오래가지 못했다.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 15일 밤 기자회견에서 국보법을 별도의 기구서 합의 처리하자는 의견을 밝히자 또다시 국보법 처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시민사회단체의 거센 비난을 사고 있다.

강행...유보...협상... "지금 무엇을 하자는 것인가"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국민연대가 17일 오전 11시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긴급 개최한 기자회견을 통해 열린우리당이 국보법에 대해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높은 강도로 비판했다.

김 사무처장은 "지금 무엇을 하자는 것인가, 몇 달 전 4대법안의 연내 처리를 약속했다가 '이철우 의원 사건'이 터지자 다시 강행하겠다고 하더니 이제는 또다시 한나라당과 협상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야합을 하려 하느냐"며 "보름 남은 임시국회 회기 동안 소멸의 길을 갈 것인지, 국민의 개혁 열망을 안고갈 것인지 판단하라"고 일갈했다.

또 김 사무처장은 "자신들을 과반수 여당으로 만든 민의를 저버린다면 열린우리당도 과거 단명했던 여당처럼 5년 안에 우리 정당사에서 지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김 사무처장의 말을 듣고 있던 500여명의 단식농성단도 "옳소"라며 추임새를 넣었다.

김창현 민주노동당 사무총장도 비판의 목소리를 이어갔다. 이날부터 국보법 폐지를 위한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간 김 사무총장은 "17대 국회가 시작되면서 반민주 반통일 악법인 국보법 폐지에 대한 기대가 컸다"며 "그런데 지금 국보법은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정치적 야합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부끄럽고 분노스럽다"고 개탄했다.

▲ 12일째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노상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국보법 폐지 국민단식농성단'.
ⓒ 오마이뉴스 김지은

줄잇는 국보법 폐지 촉구 각계 선언

국민연대는 기자회견문에서 "17대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는 한나라당의 국회 파행과 열린우리당의 '오락가락 행보'에 의해 실망과 분노로 바뀌고 있다"고 성토했다. 또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의 국회파행 조장이나 색깔공세에 대한 책임도 정확히 따지지 못한채 어물쩡 국회 정상화에 매달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국보법을 비롯한 개혁입법에 대해 언제까지 오락가락할 것이냐"고 비판했다.

또 국민연대는 "국보법은 타협을 통해서가 아니라 인권과 민주주의에 대한 확신을 통해서 원칙적으로 풀어가야 할 문제"라며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이번 임시국회 내에 반드시 국보법을 폐지할 것을 국민 농성단과 국민 앞에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연대는 김원기 국회의장에 대해서도 "지금의 국회 파행의 책임은 상당 부분 국회의장의 무소신과 눈치 보기에 있다"며 "국회의장은 당장 국보법 연내 폐지를 지연시키려는 한나라당에 경고하고 국회 파행의 책임을 물으라"고 요구했다.

한편 이날도 국보법 폐지를 촉구하는 각계의 선언이 이어진다. 기록영화 <송환>의 김동원 감독, 배우 권해효씨 등 문화예술인들은 국보법 폐지를 위한 단식에 동참하는 기자회견을 이날 오후 2시에 열 예정이다. 원불교계도 '국보법 폐지를 염원하는 원불교 성직자 100인 선언 기자회견'을 오후 3시에 연달아 개최할 계획이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