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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웅 의원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일본에서 거주한지 9년째 되는 김재영입니다. <오마이뉴스>에 실린 의원님의 기사를 읽고 반론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얼마 전 가나가야 현에서 열린 ‘메구미상을 북으로부터 구하자’라는 제목의 강연회에 다녀왔습니다. 거기서 저는 메구미상 부모님의 사연도 듣고 그외 여러분들의 강연을 들었습니다.

▲ 요코다 메구미씨의 부모님(가나가와현 강연회에서)
ⓒ 김재영
그분들은 한결같이 김원웅 의원님이 말씀 하신대로 북한 체제에 대해 비판하고 납치당한 사람들의 안부를 염려하고 일본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 질타를 가하고 좀더 강하게 구체적인 행동을 보여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국민들의 관심을 요구하는 김원웅 의원님이 한국에서 보셨던 내용과 거의 흡사한 내용을 주장했습니다. 아마 김원웅 의원님이 요코타 시게루님에게 들었던 내용 그대로를 저도 들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그 강연회를 들으면서 느꼈던 것은 김원웅 의원님과는 사뭇 다른 것이었습니다. 제가 그 내용을 들으면서 느꼈던 것은 부모님으로서 요코타 시게루씨의 자신의 딸에 대한 무한한 사랑이었습니다. 요코타 시게루씨가 원하는 것은 단 한 가지 자신의 딸의 생환입니다. 그것뿐이었습니다.

그는 대한민국이 분단되었기에 그것을 아파하는 것도 아니요. 그는 한국인들이 식민지 시대에 강제 연행되어 인간으로서 개 돼지 만큼의 대우도 받지 못하고 죽어갔던 것들에 대해 아파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그가 이런 사실이 있었다는 것을 몰라서 이런 사실이 중요하지가 않아서 얘기를 안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는 자신의 딸을 납치당한 피해자로서, 요코타 메구미씨의 아버지로서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호소한 것입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관심을 가져 달라고 한 이유는 관심을 촉발하여 한국 국민들에게 북한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게 만들어 하루라도 빨리 자신의 딸을 되돌려 받고 싶은 심정뿐인 것입니다.

김원웅 의원님이 편지에 쓰셨던 것처럼 요코타 시게루씨에게 냉전 체제의 끝자락 얘기를 하는 것도 그에게 일반 보편적인 인권 얘기를 하는 것도 그에게 한국인의 피해에 관해 이야기 하는 것도 그에게 할 얘기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만약 무고한 시골의 촌로의 딸이 어느날 갑자기 사라졌다고 합시다. 그것이 북한의 납치에 의해 행해진 것이 밝혀졌을 때 그 시골의 촌로에게 당신은 무엇을 어떤 행동을 요구할 수 있겠습니까?

당신이 요구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대신에 정치인인 당신은 그 촌로의 아픔을 이해 해주려고 노력하고 하루 빨리 그 딸이 돌아올 수 있도록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 진지하게 더욱더 강하게 행동하는 의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당신이 해야 할일은 이렇게 밖에 못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사과하고 미안해하고 그들을 위로 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그들에게 자신의 딸이 납치 된 사람에게 그런 정치적인 얘기를 요구, 다른 별개의 사건과의 비교를 통한 양비론을 들이밀어서는 절대 안 되는 것입니다.

당신은 ‘수십만의 메구미가 아직도 한국에는 있다’라고 말씀 하셨지요. 그런 피해자 분들이 있다는 것을 저도 잘 알고 있고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문제와 이 문제는 별개입니다.

제가 다른 것을 물어보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북한에 납치당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하고 계십니까? 납북자 가족 협의회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고, 그들의 피해 현실은 어떤지 알고 계시는 지요?

납북자협의회 회장 최우영님의 호소를 들어본 적은 있으신지요. 우리나라 납북자들이 돌아온 적이 있습니까? 우리 정부의 힘으로 돌아오게 된 분은 아직 한분도 안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들의 가족들은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시절에 가족이 납치당한 것도 서러운데 빨갱이로 몰려 취직도 결혼도 힘들었던 군대에서 조차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분들입니다.

그들에게도 당신은 그런 정치적인 요구를 하실 건가요? 그들은 피해자로서 어느 날 갑자기 피해자가 되어 수많은 아픔의 세월을 견뎌내야만 했던 가슴에 한이 맺힌 사람들입니다. 그들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가족들의 생환입니다. 그 외의 것들은 그들에게 말하지 마세요.

그것은 그들에게 요구할 사항도 그들이 해야 할 일도 아닙니다. 그것은 당신같은 정치인들이 해야 할일인 것입니다.

▲ 납북자가족협의회 최우영회장님과 박연옥총무님(가나가와현 강연회에서)
ⓒ 김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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