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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코스닥시장에 테마주 열풍이 휘몰아치면서 줄기세포 관련주는 그 중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증시에서 이른바 '황우석 효과'로 불린 줄기세포 테마는 올 한해 코스닥시장의 상승세에 결정적 영향을 불러왔다.

이들 줄기세포주는 지난 5월 황우석 교수의 연구논문 발표를 시작으로 최근의 줄기세포 진위공방에 이르기까지 사안에 따라 크게 출렁거리는 모습을 보여 왔다. 결국 15일 황우석 교수팀의 줄기세포가 없는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줄기세포 관련주의 미래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오마이뉴스>는 올 한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황우석 효과'가 몰고 온 열풍을 되짚어 봤다.

황 교수 논문발표 후 줄기세포주 100% 급등

조아제약, 산성피앤씨, 이지바이오, 마크로젠, 이노셀, 메디포스트. 시장에선 이들을 '줄기세포 6인방'이라고 부른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이른바 '황우석 효과'가 극에 달한 것은 지난 6월이다. 이보다 한달 전인 5월 황우석 교수가 배아줄기세포를 배양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사이언스>에 게재한 직후부터 줄기세포 관련주들은 무섭게 치솟았다. 지난 6월중 조아제약, 산성피앤씨, 이지바이오, 마크로젠 등 4개 종목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코스닥 전체 거래대금의 30%를 웃돌았다. 조아제약은 6월 중 유가증권시장의 삼성전자를 앞지르고 거래대금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 기간 동안 이들 4개 종목의 주가는 평균 100%에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코스닥시장의 상승을 실질적으로 주도했다. 결국 증권선물거래소에서 이들 종목이 지나치게 급등했다며 특별심리에 착수하겠다고 이례적인 발표를 내놓기까지 했다. 문제는 이들 기업이 줄기세포 치료제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데도 '황우석 효과'를 타고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는 데 있다.

골판지 생산업체인 산성피앤씨는 바이오 연구소 FCB파미셀 지분을 20% 정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시장에서 대표적 줄기세포주로 손꼽혀 왔다. 그러나 막상 FCB파미셀이 연구하는 것은 황 교수의 배아줄기세포와는 무관한 성체줄기세포다. 또 조아제약, 마크로젠 등도 줄기세포 관련 업체에 지분 출자를 했을 뿐이며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 지난 6월 코스닥시장에서 처음 거래된 메디포스트도 줄기세포와는 무관한 제대혈 업체다.

최근 줄기세포 진위논란·PD수첩 사과 이어지면서 출렁

박정근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줄기세포 관련주들의 PER(주가수익비율)를 살펴보면 대부분 100배를 훌쩍 뛰어넘는다"며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NHN의 PER가 30배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이들 종목이 얼마나 고평가됐는지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줄기세포 관련주들은 최근 황교수팀의 난자의혹에서 줄기세포 진위 논란으로 확산되는 과정에서도 끊임없이 부침을 거듭해왔다.

특히 지난 한 달 간 난자의혹과 줄기세포 진위논란으로 약세를 면치 못해 왔으나 PD수첩의 취재윤리문제가 불거지면서 상황이 반전되기도 했다. MBC가 취재과정 중의 윤리 위반 사실을 시인하고 대국민 사과를 표명한 직후인 지난 5일에는 이노셀이 13.67% 까지 치솟은 가운데 메디포스트 11.5%, 산성피앤씨 11.34% 등 줄기세포 대표주들이 급등세를 보였다. 조아제약과 마크로젠 등도 각가 13.6%와 10.1% 치솟았다.

그러나 곧 이어 황우석 교수의 건강 악화 소식과 황 교수 논문사진 논란 등 연이은 악재가 이어지면서 줄기세포주들은 최근까지 일제히 약세를 면치 못해왔다.

증권업계 "투자심리 위축 우려"

여기에 이날 황 교수팀의 배아줄기세포가 없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증권업계에서도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올 한해 줄기세포주 열풍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코스닥시장의 경우 이번 일을 계기로 관련 테마주를 넘어 시장 전반으로 실망 매물이 쏟아지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김경신 한양증권 상무는 "코스닥 시장의 경우 최근 크게 오른 뒤 조정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상황에서 (이번 일이) 비교적 큰 폭의 조정 빌미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그동안 시장을 이끌어온 줄기세포주가 테마를 상실할 경우 나머지 실적으로 포장된 IT 관련주 등으로 매수세가 몰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주 대우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검증되지 않은 테마주들이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상승했는데, 이제는 검증된 종목이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 대표적인 줄기세포주로 손꼽히고 있는 메디포스트의 양윤선 대표는 "이번 일을 통해 배아줄기세포 연구뿐 아니라 바이오와 전체 생명공학 연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이럴 때일수록 시장에서 줄기세포 관련주에 대한 진위공방을 벌이기보다는 궁극적으로 자기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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