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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에서 자유주의 왕초, 남측에선 바람둥이"

남북의 작가들이 금강산에서 만나 나눈 걸쭉한 농담이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오는 7월 20일부터 25일까지 평양과 백두산 묘향산 세 곳에서 사상 처음으로 열리는 남북 작가대회 개최문제 논의 차 지난 달 28일부터 30일까지 북측 작가들과 금강산에서 실무회담을 하고 돌아온 남측 민족문학 작가회의 김형수 사무총장이 금강산에서 북한 작가들과 진하게 나눈 농담 섞인 대화 내용 일부를 소개해 화제다.

김형수 사무총장은 2일, 평화방송 라디오 시사 프로 <열린 세상 오늘, 장 성민입니다!>에 출연해 "이번 남과 북의 작가들 만남에선 문학작품에 관한 얘기만 나눈 것이 아니다"라며 " 작가들의 만남은 다른 분야 사람들끼리의 만남과는 조금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술도 많이 마시고 유행가도 많이 불렀으며 남과 북의 음담패설도 많이 나눴다"고 소개해 관심을 끌었다.

"북측 작가들과 어떤 재미있는 얘기들을 나누었는가?"라는 질문에 그는 "남북의 작가들이 모두 9차례에 걸쳐 2박 3일 동안이나 만났기 때문에 남측에서 작가들끼리 만났을 때 하는 농담들을 자연스럽게 모두 나누었다"면서 당시 남북 작가간에 주고받은 농담 내용의 일부를 소개했다.

김 사무총장은 "남북 작가들 간 이런 저런 농담을 주고받다가 북측의 한 작가가 남측의 작가를 보고 갑자기 '자유주의 왕초'라고 표현하기에 그것이 무슨 뜻이냐 물었더니 '바람둥이'란 뜻이라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은 "남측에는 온갖 숙박시설도 있고 모텔도 있고 여관도 많이 있는데 북측에선 사랑을 어떻게 나누나? 라고 물었더니 그 쪽에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뜻이 있는 곳에 다 길이 있다고 답변해 모두 웃었다"라며 체제와 이념을 뛰어넘은 남북 작가 간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를 전했다.

소설가 황석영씨의 행사 참가 여부와 관련해서는 "1989년 황석영 선생의 방북이 바로 이번 행사와 직접 관련 있으며 1988년에 우리측이 북측에 제안해 1989년에 행사가 진행돼가던 상황에서 당국이 승낙을 해주지 않아 모두 붙들려서 마포 경찰서에 들어간 적이 있다"며 "황석영 선생은 영국에 계시다가 이번 행사 참가를 위해 국내에 들어와 기다리고 있으며 황 선생도 이번에 꼭 함께 가실 것"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김형수 사무총장은 납북 작가와 월북 작가, 혹은 그들의 작품 세계도 행사에서 논의될 예정인가 라는 질문에 이렇게 설명했다.

"문학의 울타리는 국경선도 아니고 체제도 아니다. 우리말의 영토의 크기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행사는 납북 작가나 월북 작가뿐만 아니고 지금까지 북측에서 전개됐으나 남측에선 비어 있었던 작품들, 반대로 남측에서 지금까지 전개됐으나 북측에선 비어있었던 작품들도 함께 행사의 주요한 소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형수 사무총장은 "이번 행사는 평양과 백두산 그리고 묘향산 등 세 곳에서 진행되며 평양에서 치러지는 행사는 현재 우리 문학의 모습을 드러내는 행사가 될 것이고 백두산에서 치러지는 행사는 미래를 약속하는 행사가 될 것"이라며 "묘향산에서 치러지는 행사는 남북의 과거를 서로 확인해 보는 행사가 될 것"이라고 이번 행사의 특징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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