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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스페이스' 개관 3주년 기념으로 펼쳐진 신해철 공연
ⓒ EBS
지난 3월 제4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선정위원 특별상은 뮤지션이 아니라 한 방송프로그램에 돌아갔다. 주인공은 EBS <스페이스 공감>. 선정위원회(위원장 김창남 성공회대 교수)는 선정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열악한 제작환경에서도 재즈, 크로스오버, 월드뮤직에서 인디록ㆍ국악에 이르기까지 주류 방송사들이 거들떠보지 않은 소중한 음악적 자원들을 티내지 않고 소신 있게 시청자들에게 소개해온 이 프로그램에 특별상을 수여하는 것은 어쩌면 그 노고에 비해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스페이스 공감>은 EBS 공중파 채널에서 매주 토ㆍ일요일 밤 10시에 방송하는 음악프로그램. 'EBS 스페이스' 무대에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저녁 열리는 공연을 편집해 TV로 내보낸다. '스페이스'는 2004년 4월 1일 개관한 이래 700여 회의 공연, 300여 회의 방송을 해오며 음악과 공연과 방송의 행복한 결합의 '공간'으로 음악팬들의 '공감'을 불러왔다.

3개월을 못 넘길 것이라던 예상

지난 2일, 개관 3돌을 맞은 다음날 서울 도곡동 EBS 사옥의 '스페이스'를 찾았다. <스페이스 공감> 3명의 PD 가운데 김준성 PD는 이날 저녁 기념공연 준비로 함께하지 못하고, 백경석ㆍ김형준 PD를 1층 로비에서 만났다. 개관 3주년인데 축하파티를 했냐고 물었더니 백 PD는 "정말 그렇네요?"라고 오히려 반문한 뒤 "기념공연 준비에 신경 쓰느라고 파티 할 생각도 못해봤다"며 웃었다.

"TV프로그램 3년이면 짧은 시간은 아닌 것 같은데 언제 지나갔는지 모르겠어요. 좋은 음악하는 뮤지션들을 관객과 시청자들에게 잘 소개해드리는 목표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는데, 3년을 돌아보니 저희가 한 일보다 외부에서 더 칭찬을 많이 해주신 것 같아요. (김형준)"

<스페이스 공감>은 한국대중음악상 특별상 수상에 앞서 2006년 방송위원회 선정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2월)',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 선정 '이달의 프로듀서상(4월)' 등을 수상했다. 방송계와 음악계 양 쪽 모두에서 '칭찬'을 받은 셈이다. 그러나 프로그램 초기에는 사내에서조차 '회의론'이 대세였다.

"처음엔 3년을 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어요. 다들 3개월을 못 넘길 거라고 했었죠. 처음 남들이 3개월이라고 했어도 죽어도 5년은 버텨봐야지 했는데, 지금은 50년은 버티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백경석)"

▲ <스페이스 공감> PD와 작가들. 왼쪽부터 김준성 PD, 권영순 작가, 진세연 작가, 장연이 작가, 백경석 PD, 김형준 PD.
ⓒ EBS
회의적인 분위기에서도 '스페이스' 무대가 만들어지고, <스페이스 공감> 프로그램이 전파를 탈 수 있었던 것은 고석만 당시 사장(현 MBC 특임이사)의 전폭적인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이다. 고 당시 사장은 EBS '개혁'을 위한 10대 기획사업의 하나로 '스페이스' 상설공연을 추진했다. 2003년 12월 6명의 PD로 TFT(팀장 김현)가 꾸려지고, 다음해 1월에 팀 발령, 그리고 강당을 공연장으로 리모델링하는 작업도 28일 만에 마쳤다.

그로부터 3년이 흐른 지금, 사내 분위기는 훨씬 좋아졌다. 일반 시청자들 사이에서 EBS에 대한 인지도를 긍정적으로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저희 자랑 같지만 회사 내에선 자신감을 가진 것 같아요. 지금 보시다시피 저녁마다 회사 내에서 관객들이 눈에 보이고 하니까, 이런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시청자와 함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다고 보죠. (김형준)"

'그곳에 가면 진짜 음악이 있다'

개관 초기 '스페이스'는 '고급문화의 대중화, 대중문화의 고급화'를 모토로 내걸었다. 개관 첫 공연 테이프를 세계적인 소프라노 신영옥씨가 끊은 것도 상징적이었다. 개관 첫달 윤희정·이루마·정성조·신관웅 등 주로 크로스오버와 재즈 뮤지션들이 무대를 이어갔다.

초기엔 크로스오버·퓨전·재즈 장르가 포크·록·팝에 비해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했다. 거기에는 "퀄리티가 보장되는 매일 공연을 유치하기 위해선 연주력이 중심이 되는 장르로 할 수밖에 없었던" 현실적인 이유도 깔려 있었다.

그러나 스페이스가 상설공연장으로 안정돼 가면서 "장르적 경계를 짓지 않아야 되겠다는 판단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그래서 요즘 내세우고 있는 모토는 '그곳에 가면 진짜 음악이 있다'. 진짜 음악?

"저희가 하는 음악만이 진짜 음악이라는 게 아니라 대중음악에서 진짜 좋은 음악이 뭔가에 대해 고민해보자는 정도의 의미예요. 진짜 음악은 이런 것이다라고 칼로 자른다는 게 아니라요. (백경석)"

'스페이스' 무대에 오르는 뮤지션들이 다양해졌다. 인순이가 재즈를 들려주고, 안숙선 명창이 우리 소리를 뽐냈으며, '노래를 찾는 사람들' 등 민중가요 시리즈를 기획했다. 장르간의 교류도 활발해졌다. 국악과 록이 만나고, 록과 재즈가 넘나들고, 심지어 모차르트가 국악과 재즈를 '크로스오버'하기까지 했다.

그렇다면, '지난 제4회 한국대중음악상은 주류음악의 다양한 장르를 포용하기 위해 댄스&일렉트로닉 부문을 신설했다. 혹시 스페이스는 댄스음악 공연을 할 계획은 없는가.' 질문은 길었는데, 대답은 간단했다. "당분간 그런 계획은 없다". 이유는?

"무대의 한계도 있고, 공간이 좁아서 댄스가수 나오면 그림이 안 예쁘기도 하고(웃음)…. 그런 음악은 저희 외에 다른 프로그램에서 많이 소개해주시니까 저희까지 덩달아서 할 필요는 없는 것 같고…. (김형준)"

700회의 라이브, PD들이 뽑은 베스트는 누구?

지금까지 '스페이스'의 공연 횟수는 700여회. 매해 약 250회의 라이브 공연이 펼쳐지며, 2000명이 넘는 뮤지션들이 무대에 오른다. 그동안 클로드 볼링, 마이크 스턴, 데이브 그루신 등 세계 정상급 뮤지션들이 '스페이스'를 찾았다. 또 한국대중음악의 '대부'라고 할 수 있는 신중현(록), 한대수(포크), 신관웅(재즈)씨의 공연을 TV로 만날 수 있었던 곳도 '스페이스'였다.

이같이 쟁쟁한 '거장'들은 물론이고, 매일 공연을 이어갈 뮤지션들을 섭외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개관하고 10개월 정도는 공연 얘기에 앞서 프로그램 소개에 더 많은 공을 들여야 했다. 물론 "케이스 바이 케이스"지만, 지금은 그때에 비해 상황이 한결 좋아졌다. 백 PD는 "상전벽해"라고 표현했다.

"요즘은 먼저 와서 출연하겠다는 분들도 계신데, 그런 분들이 많아진 건 기쁜데, 저희가 그런 분들만 소화하는 것으로 자족하면 안 되니까. 공연을 별로 생각하지 않는 분들이나, 이런 작은 무대를 생각하지 않은 분들을 설득해서 공연을 만들어내는 것이 여전히 저희 과제죠. (백경석)"

▲ 'EBS 스페이스' 무대와 객석은 뮤지션의 호흡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가깝다. 사진은 양방언씨 공연 모습.
ⓒ EBS
수많은 공연 가운데 가장 인상 깊었던 무대로 백 PD는 한대수와 손지연 공연을, 김 PD는 연영석 공연을 꼽았다.

"한대수 선생님은 음악뿐만 아니라 거장다운 삶과 인간적인 매력에 반했고, 손지연씨는 이전엔 전혀 모르고 있다가 주관적으로 매혹됐던 경우였죠. (백경석)" "연영석씨는 민중음악을 하면서 집회에서 공연도 하시는 분인데, 그것보다는 순전히 그분의 음악이 좋았어요. 몇 곡이 너무 꽂히더라구요. (김형준)"

- 그렇다면 아쉬운 공연은?
"안타가 나올 때가 많지만 가끔 범타가 나올 때가 있어요. 그런 경우엔 사전준비가 부족했던 경우가 대부분이더라구요. 앨범만 듣고 라이브의 질을 예측 못했거나, 성격을 잘 몰라서 공연준비가 부족했거나, 그런 경우 예외없이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로 되죠. 뮤지션을 탓할 문제는 아니죠. (백경석)"

공연은 대개 두 달 앞서 기획한다. 매일 공연을 기획한다는 게 만만치는 않지만 처음보다는 편해졌다. 실무적으로 숙달됐고, 관객들도 많이 찾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은 "찾아오시는 분들을 어떻게 책임있게 선별하느냐"는 '행복한 고민'이 기획 못지않게 중요한 업무다.

"스페이스 공연 보려고 이사갔어요"

'스페이스' 공연은 모두 무료로 진행된다. 홈페이지(www.ebsspace.com)를 통한 신청자 가운데 추첨으로 초대 관객을 선발한다. 티켓 당첨경쟁률은 평균 11대1. 윤도현밴드 공연 때는 무려 8000여명이 신청해 53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추첨은 "원칙적으로는 무작위"지만, "처음 신청하시는 분이나, 계속 신청하는데 계속 떨어지는 분들에 대한 배려"가 '약간' 개입하기도 한다고 귀뜸했다. 무료 방침은 계속 유지할 계획.

"무료공연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서 무료로 하는 건 아녜요. 좋은 공연은 돈을 내고 봐야 또 더 좋은 음악도 나오고 그러는 거니까. 하지만 돈을 받는 게 저희 몫은 아닌 것 같아요. EBS가 공익적인 기관이니까 돈을 받는 것 자체가 부정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고, 저희 목표나 일을 진행하는데 방해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죠. (백경석)"

관객층은 보통은 20·30대가 많지만 뮤지션에 따라 바뀐다고 한다. 그 가운데는 '스페이스'에서 하는 공연이라는 사실만으로 뮤지션과 상관없이 신청하는 관객들도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 관객은 관객후기에, 믿거나 말거나, "스페이스 공연을 보기 위해 EBS 뒤 아파트로 이사왔다"고 적어놓기까지 했다.

그렇다면 방송 시청률은 어느 정도 될까. 정확한 수치는 '기밀사항'이라면서 "1% 이하"라고만 밝혔다. 이 역시 공연별로 조금 차이가 있다. 김 PD는 "저희 방송시간대가 옆에 워낙 막강한 드라마들이 포진해 있는 시간대라서…"라고 설명한 뒤 "정확한 건 아닌데, 전반적으로 7~8년 전보다 음악프로그램 시청률이 떨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 방송사라면 아무래도 시청률에 민감할 수밖에 없을 텐데, 회사 내 압박은 없는지?
"물론 가끔 시청률 좀 올려라, 그런 말씀 하시죠. 저희도 노력하고는 있는데, 어느 정도를 목표로 삼아야 할지도… 그리고 시청률이라는 게 장르별로 다르잖아요. 음악프로그램은 시청률이 낮으니까. 또 EBS 인지도를 다른 식으로 높이고 있다고 평가해주시니까. 아마 그래서 3년 동안 위에서 별 말씀 없이… 방송국은 위에서 말 안하는 게 밀어주는 거거든요(웃음). (김형준)"

백 PD가 거들었다. "시청률은 그저 참고만 하는 것이 기본적인 정책이거든요. 저희 같은 방송이 3년 동안 유지될 수 있었던 것도 EBS라는 채널의 성격 때문에 가능한 거죠. 시청률을 눈에 띄게 올리려고 한다면 이런 형식은 버려야 하지 않을까요."

다른 방송의 음악프로그램, 특히 '가요순위프로그램'에 대한 의견을 물었더니 두 PD 모두 겸연쩍게 웃으며 말을 아꼈다. 두 PD 모두 가요순위프로그램의 '엔터테인먼트'로서의 가치를 인정했다. 다만 김 PD는 "뮤지션들이 자기 음악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더 많아졌으면"하는 바람을, 백 PD는 "방송에 의지하지 않고 좋은 음악이 나올 수 있는 풍토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덧붙였다.

이 대목에서 얼마 전 가수 신해철씨의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내용을 옮겨 적어둔다. 좀더 직설적이라 이해하기 쉽다.

"TV 음악프로그램은 오로지 풍선 든 10대들만 대상으로 생각하고 아이돌만 데리고 놀았다. 요즘 어떤가. 음악프로그램 시청률 안 나오고 망해간다. 하지만 EBS의 <스페이스 공감> 같은 경우는 어떤가. 그런 분위기와는 정반대로 갔는데 성과가 나오고 있다. 매스미디어가 장기전략이나 고민없이 유행만 따라 왔다 갔다 하니까 순서대로 작살나고 있다. 아티스트들을 중심축에 뒀을 때보다 못한 결과가 나오고 있다."

"그냥 오래했으면 좋겠어요"

<스페이스 공감>이 음악계와 방송계에서만 인정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2005년 10월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교육방송 국감장, 다른 프로그램들에 대해 질타의 목소리를 높이던 의원들이 <스페이스 공감>에 대해서는 '칭찬 릴레이'를 이어갔다. 손봉숙 민주당 의원과 강혜숙 열린우리당 의원은 예산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 이후 현실은 오히려 거꾸로 진행됐다.

"인정은 더해주시는데, 돈과 인력은 많이 줄었죠."

회사 속사정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올해도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했던 것"에서도 또 예산이 삭감됐다. 인력도 초기에는 5명의 PD가 제작을 맡았으나 현재는 3명만 남았다. "이제 '숙달됐으니까' 이렇게 생각하시는 게 아닌지…." "회사 전체를 지원해주셔야 저희한테도 스며들어 내려 올 텐데…(웃음)."

▲ 펑크록 밴드 크라잉넛은 'EBS 스페이스' 3주년을 기념해 이례적으로 '언플러그드' 공연 무대를 선보였다.
ⓒ EBS
반대로 <스페이스 공감>의 명성을 이용하기 위한 '자본의 유혹'은 없을까. 작은 극장이나 기업 차원에서 벤치마킹해간 적은 많은데, 투자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고 했다. 현재의 기획의도와 제작방향에 대해 문제삼지 않는다면, 엔젤 스폰서를 수용하는 것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

"그런데 보통 기업하시는 분들은 클래식이나 미술 쪽에 지원은 많이 하시는데, 대중음악 쪽은 약간 박한 것 같아요. 대중음악 쪽에도 좀 더 관심을 두셨으면 좋겠는데, 저희 말씀드리는 거는 아니구요(웃음). (김형준)"

적은 예산에도 <스페이스 공감>이 지금과 같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PD뿐만 아니라 작가, FD, 엔지니어 등 스태프들의 '좋은 음악'에 대한 열정 때문이었다. 특히 작가나 엔지니어 등은 대개 공연 전문 경험을 갖추고 있기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점점 더 어려워져 가는 제작환경 때문일까. <스페이스 공감>의 올해 주요계획은 무엇보다 "좋은 음악 하는 분들을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시켜주는"(김) "기조를 잘 지켜나가는 것이 일차 목표"(백)다. 또 비록 어려운 환경이지만 UCC를 활용한 상시적인 오디션 시스템을 마련해 신인 뮤지션들의 등용문을 제공할 계획도 준비하고 있다. 월별 테마나 월별 페스티벌 같은 특별기획공연을 상설하는 것도 올해의 목표 가운데 하나다.

그렇다면 궁극적인 목표는? 소망은? 두 PD 모두 소박했다. 아니, 어찌 보면 더없이 야심에 찬 포부일지도 모르겠다.

"저는 그냥 오래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오래하고 싶다는 게 아니고, 이 프로그램이(웃음). 사실 방송국 프로그램이라는 게 편성 때마다 일반인들은 납득이 안 가는 이유로 폐지됐다가 생기고 하는데, 이런 프로그램 하나쯤 지금 틀을 유지하면서 계속 오래 남았으면 하는 게, 그런 게 꿈이죠. (김형준)"

"이 프로그램을 키우는 것도 좋을지 모르겠지만, 초심이 틀린 게 아니라면 지금의 자리를 지키는 것 자체가 제일 큰 저희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또 작은 프로그램 하나가 우리나라 대중음악계를 들었다 놨다 하는 것도 좀 이상한 거죠. 그런 데 흔들리지 않을 만큼 대중음악시장 자체가 좋아지고 건강해지는 게 바람이면 바람이죠. (백경석)"

뮤지션들과 호흡까지 교감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

인터뷰를 끝내고 이날 개관 기념공연으로 준비된 '크라잉넛' 무대를 보기 위해 '스페이스'로 들어섰다. 10평 남짓한 무대를 반원형으로 감싸고 있는 151석의 객석. 맨 앞좌석은 발을 뻗치면 무대에 닿을 정도였다. 맨 뒷좌석과 무대의 거리도 7m. 작지만, 그렇기에 뮤지션들과 호흡까지 교감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날 크라잉넛은 '언플러그드' 공연을 했다. 펑크록 밴드로 무대와 객석을 펄펄 날아다니던 그들이 1시간이 넘는 공연 시간 내내 의자에 앉아 자신의 노래를 들려줬다. '오드리' '한낮의 꿈' 등은 라이브로 처음 부르는 곡이었다. '스페이스'가 있기에 맛볼 수 있는 작은 행복.

크라잉넛 보컬 박윤식은 "준비를 많이 하느라 술도 못 먹었는데 분위기가 너무 좋다"며 "저희도 군악대 있을 때 점호 끝나고 <스페이스 공감>을 가끔 보고 그랬는데, 이런 영광스런 무대에 서게 돼 기쁘다, 앞으로도 실력 있고 라이브 잘하는 뮤지션들이 많이 나와서 장수하시기 바란다"는 생일 덕담을 했다.

나뿐만 아니라 그 '공간'에 함께했던, 또 그동안 <스페이스 공감>과 함께했던 관객이라면 모두 그의 말에 '공감'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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