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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난 맛이다. 노랑가오리찜은 지느러미 부위가 특히 맛있다.
 별난 맛이다. 노랑가오리찜은 지느러미 부위가 특히 맛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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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와서부터 먹었어,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맛이 똑같애, 정말 부드럽고 살살 녹아."

노랑가오리 애(간) 맛에 대한 녹색체험마을 강인순(55)씨의 말이다.

진짜배기 애간장 녹이는 애 맛을 보자. 노랑가오리 애를 천일염에 살짝 찍어 먹어보니 입안에서 살살 녹아내린다. 고소함은 기본이고 이놈의 애간장까지 살살 녹여준다.

별난 맛, 노랑가오리찜은 지느러미 부위가 정말 맛있어!

노랑가오리찜은 쫀득한 맛이 특징이다. 말리지 않은 생물이라는데도 다른 생선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특유의 쫀득한 맛이 살아있다. 생선과 육고기의 좋은 맛이 다 스며있는 별난 맛이다. 노랑가오리찜은 지느러미 부위가 특히 맛있다.

팬에서 지글지글 가오리찜이 익어간다. 생강, 마늘 다져넣고 양파 채 썰고, 홍고추 청고추 어슷 썰고 진간장과 다진 양념으로 맛을 냈다. 하지만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노랑가오리 애다. 노랑가오리찜에는 애가 들어가야 제 맛이 난다. 애가 빠지면 노랑가오리찜이라 말할 수가 없다.

"노랑가오리찜에는 애가 들어가야 해 그게 노하우여, 애가 안 들어가면 가오리찜이라 할 수가 없어."

노랑가오리찜은 무를 두툼하게 썰어 냄비 바닥에 깔고 노랑가오리와 갖은 양념을 넣고 간이 잘 배이도록 한참을 졸여낸다. 이렇게 푹 졸인 노랑가오리찜은 홍고추와 청고추, 대파를 어슷썰기 해 고명으로 올려낸다.

"가오리는 새끼를 낳아, 새끼 든 거 그것이 맛이 최고여!"

김동분(54) 주방장이 노랑가오리 애를 썰고 있다.
 김동분(54) 주방장이 노랑가오리 애를 썰고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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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가오리 애를 천일염에 살짝 찍어 먹어보니 입안에서 살살 녹아내린다.
 노랑가오리 애를 천일염에 살짝 찍어 먹어보니 입안에서 살살 녹아내린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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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간장까지 살살 녹여주는 '노랑가오리 애'
 애간장까지 살살 녹여주는 '노랑가오리 애'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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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목 색가오리과의 바닷물고기인 노랑가오리는 회나 찜으로 즐겨 먹는다. 뼈채로 요리해먹는 노랑가오리는 특히 관절에 좋다고 한다. 여름철 복달임 보양식으로도 손색이 없는 음식이다. 여름 한철, 7~8월에 칠산 앞바다에서 잠깐 나온다는 노랑가오리는 난태생이다. 5~8월에 10마리 정도의 새끼를 낳는다.

사실 가오리는 회나 찜으로 먹어도 맛이 그만이지만 현지인들의 말에 의하면 가오리 새끼 맛이 일품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가오리는 새끼를 낳아, 새끼 든 거 그것이 맛이 최고여!"

미리 연락을 하고 가면 귀한 노랑가오리 새끼의 참맛을 볼 수 있다고 귀띔한다.

노랑가오리는 꼬리에 독이 있다. 노랑가오리에 쏘이면 위험하다. 심지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가오리 꼬리에는 침이 있어, 거기에 독이 있어서 쏘이면 사람이 죽을 수도 있어."

호주의 스티브 어윈은 해양다큐 촬영 중 노랑가오리에 쏘여 숨졌다. 그는 환경운동가이자 TV프로그램 '악어 사냥꾼'의 진행자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어윈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세계 곳곳을 돌며 동물의 생태를 보여주는 악어 사냥꾼으로 출연 한때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무게가 무려 20kg이나 되는 싱싱한 노랑가오리
 무게가 무려 20kg이나 되는 싱싱한 노랑가오리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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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 두우리 백바위해수욕장의 '수정바위'와 '천연 머드팩'

"저 바위가 수정바위여, 해가 뜨면 반짝반짝 빛나"

선상업(57)씨는 백바위 해수욕장 부근에 있는 수정바위산 생각만 하면 지금도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다고 한다. 그 아름다웠던 영광 염산면 두우리해수욕장(백바위해수욕장)의 수정바위가 새마을운동으로 다 사라져 버렸다며.

"해 뜨는 아침이면 정말 아름다웠었는데, 새마을운동 한답시고 다 폭파시켜 버렸어. 그래서 이제는 형태만 남았어. 멋진 수정바위산이었는데..."

두우리해수욕장의 명물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또 하나 있다. 겨울이면 사라졌다 여름이면 나타나는 갯벌이다. 이곳 해수욕장은 북풍이 몰아치는 겨울이면 북풍에 갯벌이 무안 해변으로 다 씻겨 내려간다. 사라졌던 갯벌은 남풍이 부는 늦봄이면 거짓말처럼 다시 돌아오기 시작한다. 봄부터 돌아오기 시작한 갯벌은 여름철이면 두우리 해변에 다시 수북이 쌓인다.

염산면 두우리 상정마을에서 나고 자란 터줏대감인 선 씨는 어려서부터 갯벌을 줄곧 지켜봐왔다. 그런 그는 그 누구보다 더 두우리해수욕장의 갯벌에 대해서 잘 안다. 남들이 갯벌전문가라고 인정해줄 정도로 이곳 해변에 대해선 훤하다.

"남풍이 불면 물이 꾸정꾸정해 부러 뻘물이 들어온께, 해변에 썰물이 2시간 머무는 동안 뻘이 가라 앉어 뻘층이 형성돼 그래서 입자가 고와. 또한 천연으로 형성돼 불순물이 하나도 없는 천연 머드팩이여."

두우리해수욕장의 갯벌에는 벤트나이트와 게르마늄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있다. 벤트나이트는 피부를 윤택하게 한다. 게르마늄은 피부노화방지와 질병예방은 물론 각종 농산물의 신선도를 유지해준다. 김장철에 이곳 바닷물에 배추를 씻어 염장한 것도 이런 연유에서이다.

이렇듯 좋은 갯벌에서 생산해놓은 소금 또한 알아준다.

"갯벌이 좋기 때문에 소금도 좋아"

소금이라고 해서 다 소금이 아니다. 소금의 맛과 품질이 천차만별이다. 서해안 소금은 타 지역에 비해 염도가 낮다. 소금이 덜 짜다는 얘기다. 덜 짜다는 것은 덜 쓰다는 얘기와도 통한다. 쓴 맛이 덜하면 단맛이 난다. 영광 염산소금은 타일에서 생산해 소금의 품질 또한 월등하다고 녹색체험마을 위원장은 말한다.

"소금이라고 다 소금이 아니여"

솜씨 좋은 세 명의 전라도 아짐들이 모였다

팬에서 지글지글 가오리찜이 익어간다.
 팬에서 지글지글 가오리찜이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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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가오리찜은 쫀득한 맛이 살아있다.
 노랑가오리찜은 쫀득한 맛이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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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광군 염산면 두우리 녹색체험마을의 체험관식당(061-352-9070)은 상정마을에 사는 세 명의 아낙네들이 의기투합 각자 일정지분을 출자해 운영한다.

주방에서는 김동분(54) 주방장이 노랑가오리찜을 만들고 있다. 밑반찬을 도맡아 하는 그녀는 가오리찜 전문가이다. 김 주방장은 음식은 기본이고 농사일, 그물일 등 못하는 일이 없을 정도, 이름 하여 만능박사다. 동네잔치 집에는 으래 단골손님으로 초대되어 음식을 도맡는다.

강인순(55) 씨는 설거지와 뒤처리 담당이다. 녹색체험마을의 재무관리까지 도맡는다.

동네(두우리 상정마을) 이장을 3년째 맡고 있는 유덕엽(47)씨는 녹색체험마을 체험관에서 홀 서빙과 체험객 관리를 한다. 남편인 녹색체험마을 위원장(57.선상업)의 보조 역할도 자처한다.

이들 솜씨 좋은 세 명의 전라도 아짐(아주머니)들이 모였다. 아짐 셋이 모여 맛을 내는 녹색체험관식당의 맛은 이미 정평이 나있다. 올 여름 복달임은 이곳 두우리 해변에서... '아싸~ 노랑가오리'가 어때요?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전라도뉴스( www.jeonladonews.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노랑가오리, #두우리해수욕장, #백바위해수욕장, #녹색체험마을, #두우리 상정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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