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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16일 오후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 제3주차장에서 열린 4.16세월호참사 10주기 기억식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
| ⓒ 공동취재사진 | 관련사진보기 |
"끔찍한 혼종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용산 대통령실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이준석 대표는 17일 오전 본인의 페이스북에 "진짜 이렇게 인사가 진행된다면, 임기 초에는 MB계열 뉴라이트만 쓰면서 'MB아바타' 소리 듣더니, 이제는 '문재인 아바타'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끔찍한 혼종"이라며 "이제야 왜 취임 초기부터 보수계열 인사들을 당내에서 그렇게 탄압해오고 내쫓았는지 알겠다"라고 날을 세웠다. '끔찍한 혼종'이라는 표현은 게임 <스타크래프트 2>에 등장하는 캐릭터 대사에서 기원한 '밈'으로, 애초에 섞여서는 안 될 이종 간의 기괴한 결합을 꼬집을 때 주로 쓰인다.
박영선 국무총리·양정철 비서실장·김종민 정무특임장관?
이 대표가 이렇게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것은, 이날 오전 TV조선과 YTN의 보도 내용 탓이다.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 참패 이후, 여권의 인적 쇄신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대통령실 인사에 여론의 관심이 쏠려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TV조선은 "윤석열 대통령이 한덕수 국무총리 후임에 문재인 정부 시절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낸 박영선 전 의원을, 비서실장에 문재인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의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두 사람 모두 대통령실 제안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라고 이야기했다.
YTN은 여기에 한 명을 더 추가해 보도했다. "정무특임장관에는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라는 것. 해당 리포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총리와 비서실장에 야권 인사를 유력하게 검토하는데 이어 정무특임장관을 신설해 역시 야권 인사를 임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충청권 인사이자 참여정부 당시 노 전 대통령의 대변인이었던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유력한 후보"이다.
이 보도에 등장하는 여권 핵심 관계자 역시 "새로운 국무총리와 비서실장 등의 인사 개편 방향 역시 국민의 회초리를 정면으로 맞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지가 무겁게 담긴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영선 전 장관은 전날(16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아직 학기는 6월 말까지이지만 5월, 6월에 책 <반도체주권국가> 관련 강의가 몇 차례 있어서 조금 일찍 귀국한다"라며 "곧 한국에서 뵙겠다"라고 알린 바 있다.
"다 좋은 분들... 무난하다" vs. "지지층 후폭풍 만만치 않을 것"
여당 내 입장도 엇갈리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무난하다고 본다"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안 의원은 언급된 인사들에 대해 "다 좋은 분들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김대중 대통령께서 IMF 극복하기 위해서 보수 진영에 있던 분을 비서실장으로 모셔왔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지금 사실 어떻게 보면 IMF만큼 큰 위기가 지금 우리 앞에 닥쳐오고 있다"라며 "세계가 지금 굉장히 빠르게 변하고 있고 어쩌면 여기서 우리가 빨리 움직이지 않으면 우리가 소외될 그런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그래서 우리가 긴장하고 더 열심히 해야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경기도 포천시·가평군에 국민의힘 깃발을 꽂게 된 김용태 당선자는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보도를 보고 좀 당혹스럽긴 했다"라며 "아무래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누군가 상상을 흘렸을 가능성이 큰 게 아닌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만약에 이것이 현실화가 된다면 지지층 사이에서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라며 "사실 보수층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가 감정적으로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김 당선자는 "저희가 보도 내용이 또 아직 사실인지 아닌지도 확인이 안 됐다"라며 "지켜봐야 될 부분이 있지 않나"라고 말을 아꼈다.
'익명의 여권 관계자' 또 등장
용산 대통령실이 한덕수 국무총리의 후임으로 야권 인사를 고려하고 있다는 뉘앙스의 보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총리를 지냈고,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부겸 전 총리를 발탁할 것이라는 '설' 역시 나왔었다.
이번에도 출처는 '익명의 여권 관계자'였다. <중앙일보>는 지난 12일 김부겸 전 총리의 하마평을 보도하며 "새 국무총리는 협치를 상징하는 자리인 만큼 야당이 수용할 수 있는 인사를 지명하는 게 중요하다"라는 발언을 전했다.
그러자 김부겸 전 총리 측은 즉각 "불쾌하다"라며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김 전 총리 측은 기자들에게 "김 전 총리는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윤석열 정부 심판'에 앞장 섰다"라며 "김 전 총리는 민주당원으로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평소 김 전 총리의 스타일을 생각하면 상당히 강한 어조의 메시지였다.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당시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총리를 만약에 야당에 맡긴다고 하면 일단 이재명 대표와 영수회담이라도 하셔야 한다"라고 평가했다. "물꼬를 그런 식으로 터야 '야당을 진짜로 국정 파트너로 생각하는구나'가 받아들여질 것이고, 그래야 그다음 수순들이 가는 건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마치 뭐 흘리듯이 이렇게 얘기하는 것은 오히려 야당을 우습게 생각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저는 오히려 불쾌하다"라는 지적이었다.
반면,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16일 같은 프로그램에서 "대통령 스타일상 그렇게 임명할지 모르겠지만"이라는 단서를 달면서도 "만약 대통령이 결심한다면 좋은 카드라고 생각한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야당의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았던 분을 총리로 임명한다면 언론이 거국내각이라고 평가하지 않겠는가"라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총리"를 강조했다. 그러나 "장관 임명제청권도 주고 논의한다면 굉장히 의미가 있지만 (대통령이) 그런 정도의 결심을 하기에는 사실 쉽지 않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한편 해당 보도들의 파문이 커지자, 용산 대통령실은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대통령실은 대변인실 명의의 공지를 통해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박영선 전 장관,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등 인선은 검토된 바 없다"라고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