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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후면 22대 총선입니다.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던 21대 총선, 0.7%p 차로 갈린 20대 대선, 국민의힘의 압승으로 끝난 2022년 지방선거까지. 지난 4년, 민심은 끊임없이 요동쳤습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가 될 이번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요?  <오마이뉴스>는 대표적인 '스윙보터'이자 전체 의석수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수도권을 시작으로 각 지역구를 가로지르는 이슈와 인물을 살펴봅니다. [편집자말]
국민의힘 '텃밭'으로 불리는 서울 서초을에도 변화가 있을까? 3선에 도전하는 서울 유일의 재선 박성중 국민의힘 국회의원과 3선 중진이자 신임 원내대표인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 서초을의 맞대결 국민의힘 '텃밭'으로 불리는 서울 서초을에도 변화가 있을까? 3선에 도전하는 서울 유일의 재선 박성중 국민의힘 국회의원과 3선 중진이자 신임 원내대표인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 곽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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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 2월 28일 오후 2시 5분]

중진 의원이 안정적인 지역구를 떠나 험지에 도전한다. 위험부담은 크지만 성패 여부에 따라 의원 개인의 중량감을 키우고 당의 기세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2011년 재보궐선거에서 당시 한나라당에 '천당 밑 분당'이라 불릴 정도였던 경기 성남분당을에 몸을 던져 승리해 본인의 리더십을 확고히 다졌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지역구도 타파'란 명분으로 대구에 도전했다. 19대 총선과 대구시장 선거에선 낙선했지만 20대 총선(대구 수성갑)에서 당선되면서 '대권주자'로 평가 받았다. 

그리고 22대 총선을 6개월 남짓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3선 중진 홍익표 의원(서울 중·성동갑)이 '험지' 서울 서초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서울 서초을(서초1~4동·방배2~3동·양재1~2동·내곡동)은 지난 30년 동안 단 한 번도 민주당계 정당 인사가 금배지를 단 적이 없는 곳이다. 민주당이 압승했던 21대 총선 때도 박성중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가 8.65%p 격차로 박경미 민주당 후보를 꺾었다. 무엇보다 비싼 아파트 단지가 몰려 있는 만큼 부동산 이슈에 민감하고 그만큼 보수정당을 향한 지지세도 워낙 강하다.  

윤석열 대통령의 자택 '서초 아크로비스타'가 위치한 곳이라 현 정부의 '홈그라운드'라는 상징성도 갖췄다. 당장, 윤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이재명 후보를 '더블 스코어' 차이로 이겼다. 서울시장 선거(오세훈 72.31% vs. 송영길 26.47%), 서초구청장 선거(전성수 70.87% vs. 김기영 29.12%)는 더 압도적인 결과였다. 

이러한 험지에 도전한 야당 중진은 과연 생환이 가능할까. <오마이뉴스>는 9월 26일 서울 서초을을 찾았다. 

대통령 자택 위치한 곳... 국민의힘, 확고한 우위
  
국민의힘 '텃밭'으로 불리는 서울 서초을에도 변화가 있을까? 3선에 도전하는 서울 유일의 재선 박성중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3선 중진이자 신임 원내대표인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맞붙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 서초을의 맞대결 국민의힘 '텃밭'으로 불리는 서울 서초을에도 변화가 있을까? 3선에 도전하는 서울 유일의 재선 박성중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3선 중진이자 신임 원내대표인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맞붙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 곽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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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하고 있다. 2023.8.18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하고 있다. 2023.8.18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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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서초구 지역 현안은 대부분 부동산 관련 이슈다. 경부고속도로 시내구간 지하화 문제나 GTX 환승센터 등 다수의 재개발·재건축 이슈가 맞물려 있다. 국토부-서울시-서초구 등 행정권력을 모두 장악한 여당에 유리한 구도다. 

실제 지역에서 만난 주민들 다수가 여당에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다. 집과 직장 모두 서초구라는 30대 남성 직장인 A씨는 "진보정권이 부동산을 비롯한 한국경제를 제대로 망쳤다"며 "현 정권에 대한 신뢰도가 엄청 높은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민주당을 찍지는 않을 것이다. 다음 선거에서도 여당에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현안을 해결할 적임자로 현 지역구 의원인 박성중 의원을 꼽는 이들도 여럿이었다. 40대 남성 직장인 김아무개씨는 "박 의원이 열심히 하는데, 국민의힘이 의석수가 적다 보니 하고 싶은 일을 다 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부동산 정책은 그래도 지금 정부가 낫지 않겠느냐. 힘을 실어주기 위해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의 지역기반도 탄탄한 편이다. 서초구청장을 역임했고 20대·21대 총선에서 연거푸 당선됐다. 지금도 한 달에 두 번씩 '민원의 날' 행사를 통해 지역구민들을 만나면서 서초의 '에너자이저'를 자처한다. 특히 그는 현재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간사로서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 중이라 윤석열 정부에 우호적인 지지자들에게 인지도도 높은 편이다. 당장 40대 자영업자 B씨는 "의회 다수당인 민주당과 맞서기 위해서는 박성중 의원처럼 적극적으로 싸우는 사람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검사 공천' 1순위 지역?  
 
서울 서초구에 있는 대검찰청
 서울 서초구에 있는 대검찰청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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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변수가 없는 건 아니다. 현 정부의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하는 점, 서초구청장을 연임한 데 이어 같은 지역구에서 3선에 도전하는 재선의원이라는 점은 박 의원에게 강점이자 약점이다. 

40대 직장인 이아무개씨는 "과반 의석을 가졌음에도 제대로 된 정치를 못 하는 제1야당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되어 있다"면서도 "지역구 의원은 박 의원이 아니라 다른 사람으로 바뀌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인물이 등장해서 보다 지역 활동에 집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박 의원은 지역 현안보다 중앙 정치에 너무 매진한다고 지적했다. 

즉, 일부 지역주민들은 보다 지역 현안에 천착할 수 있는 '새로운 얼굴'을 희망한다는 것. 여기에 공천이 어떻게 될지도 미지수다. 여당 입장에서 '경선이 곧 본선'인 지역구이기 때문이다. 벌써 정치권에서는 박성중 의원이 서초을에 재도전하지 못할 것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특히 서초을은 대법원·대검찰청·서울중앙지검 등 사법기관이 몰려 있는 곳이다. 검사 출신인 윤석열 대통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른바 '검사 공천'을 당에 주문할 것이란 얘기가 정가에 파다한 가운데, 서초을은 검사 출신을 전략공천하기 가장 좋은 지역구 중 하나로 꼽힌다. 

이 때문에 서초을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차출설'이 나도는 곳이기도 하다. 자영업자 50대 여성 C씨는 "한동훈 장관이 출마한다면 좋겠다"라며 "한 장관처럼 스마트하고 능력 있는 법조인이 지역을 위해서 일해준다고 하면 서초구민으로서 자부심을 가질 것 같다"라고 말했다.

신임 원내대표 홍익표의 도전... 40% 이상이면 선전? 
 
국민의힘 '텃밭'으로 불리는 서울 서초을에도 변화가 있을까? 3선에 도전하는 서울 유일의 재선 박성중 국민의힘 국회의원과 3선 중진이자 신임 원내대표인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 서초을의 맞대결 국민의힘 '텃밭'으로 불리는 서울 서초을에도 변화가 있을까? 3선에 도전하는 서울 유일의 재선 박성중 국민의힘 국회의원과 3선 중진이자 신임 원내대표인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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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9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9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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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변화를 원하는 분위기도 있다. 홍익표 의원이 이러한 기대를 충족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다만 기자가 만난 주민들 대다수는 홍 의원의 서초을 도전 사실을 몰랐다. 내년 총선에서 변화를 원하고 있더라도 여전히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에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는 경우도 있었다. 
  
지난 선거에서 여당에 투표했다는 30대 여성 직장인 D씨는 "집권여당이 확실히 지역구 지원 등에서는 유리한 측면이 있겠지만, 지금 박성중 의원은 너무 오래한 듯한 느낌"이라며 "국회나 정부의 전반적인 상황을 봐야할 듯하다. 다음 선거에서 누구를 찍을지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참신한 새 인물이 등장한다면, 투표 의향을 바꿀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다.

서초구에 살고 있는 20대 남성 E씨는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불신이 크다. 그렇다고 정의당 같은 제3당의 국정 운영은 불가능하지 않겠느냐"라며 "현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하락했기 때문에, 이를 견제하기 위해서는 역시 제1야당인 민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다른 20대 여성 이아무개씨는 "어차피 (결과가) 뻔한 선거라면 투표를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민주당에서 될 만한 사람이 나온다면 투표하러 가겠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지난 7월 서초을 당협위원장으로 확정된 뒤 지역 주민들과 스킨십을 점차 늘리고 있는 중이다. 최근엔 박광온 전 원내대표 사퇴로 치러진 원내대표 경선에서 승리, 제1야당 원내사령탑이란 '무게감'도 더했다. 

이에 대해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서초을이 서초갑이나 다른 지역구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른바 '종부세(종합부동산세) 벨트'로 묶이는 곳이기 때문에 홍 의원의 당선 가능성은 작다"라면서도 전체 판세나 개인의 정치적 미래를 위해서라도 '선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홍 의원이) 40% 이상 득표한다면 선전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면 수도권 싸움도 최소 5:5 이상은 된다는 것"이라며 "(홍 의원이) 원내사령탑으로 수도권 선거에 도움을 주고, 본인도 소기의 성과를 거둔다면 당권이든 서울시장이든 앞으로의 선택지도 훨씬 넓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태그:#서울서초을, #박성중, #홍익표,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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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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