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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교육청 청사 전경.
 광주광역시교육청 청사 전경.
ⓒ 광주시교육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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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교육청이 지난해 감사관 채용 과정에서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의 고교 동창인 유병길 전 감사관 채용을 위해 평가 점수를 조작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를 통해 밝혀지자, 광주교사노조가 10일 이 교육감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유 전 감사관은 면접시험 결과 3위로 자동 탈락됐어야 했는데 시교육청 인사담당자 요청을 받은 전남대 교수 등 평가위원 2명이 점수를 높게 수정해주면서 최종 후보자 2인에 포함됐다.

이어 임용권자인 이 교육감이 1위 후보자 대신 자신의 순천매산고 동기동창인 유 전 감사관을 최종 낙점하면서 채용의 공정성이 훼손됐다는 게 감사원 판단이었다.

이와 관련 광주교사노조는 10일 "이번 사건은 인사담당 사무관이 책임질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 교육감이 책임질 사안"이라며 이 교육감 사퇴를 요구했다.

광주교사노조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교육감은 교육감 최측근에 의한 고위공무원 채용 절차의 점수조작이라는 중대범죄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사퇴해야 마땅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고위공직자 채용에 교육감 동창을 임용하기 위한 점수 조작이 있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라며 거듭 교육감 사퇴를 촉구했다.
 
이정선 광주광역시 교육감
 이정선 광주광역시 교육감
ⓒ 광주시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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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노조 "점수조작 주도 사무관, 사석에서 교육감에 '형님'"

그러면서 "고등학교에서 학부모가 행정실장과 공모하여 시험지를 빼돌린 사건이나 학생이 교사의 컴퓨터를 해킹하여 문제지를 유출해 낸 사건보다 더 중대 사건"이라며 "대상자가 교육감 고교동창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건은 끝없이 더욱 커진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번 사건을 일으킨 인사담당 사무관은 10여 년 전에 교육감을 알게 돼 '교육감을 형님으로 부른다'고 주변에 교육감과의 관계를 과시하고 있는 교육감의 최측근"이라고 했다.

광주교사노조는 또한 이 교육감에 대한 수사기관 고발과 함께 다가오는 국회의 국정 감사에서 이번 비리를 이슈화시키겠다는 점도 밝혔다. 

교육청 내부를 향해서는 "법률 위반 지시는 거부해야 마땅하다. 거부 못했다면 지금이라도 수사기관 수사에 적극 협조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 9일 광주시교육청 감사관 채용 등 관련 감사 보고서를 내놨다.

감사원은 면접시험 점수 조작을 주도한 인사 담당 사무관 1명에 대해 정직 징계를 요구하고 경찰청에 고발했다.

이번 감사는 광주교사노조가 지난해 11월 공익감사를 청구하면서 진행됐다.
  
광주광역시교육청 유병길 전 감사관 채용 당시 절차
 광주광역시교육청 유병길 전 감사관 채용 당시 절차
ⓒ 감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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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에 따르면 광주시교육청 총무과 인사담당 사무관 A씨는 지난해 시교육청 감사관 채용 과정에서 면접시험 점수 순위를 바꾸기 위해 평가위원에게 직접 점수 수정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시교육청 감사관 채용은 대학 교수 등 평가위원 5명이 1차 서류전형, 2차 면접시험을 실시해 상위 2명을 인사위원회에 통보하고 인사위가 최종 2명을 교육감에게 추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8월 진행된 면접에는 이 교육감의 고교 동기동창인 유 전 감사관을 포함해 5명이 응시했다.

이때 교육청 사무관 A씨는 평가위원에게 넘겨받은 면접 점수에서 유 전 감사관의 합계점수가 221.5점, 3위로 나타나자 평가위원들에게 점수 수정을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무관 A씨는 위원들에게 "교육청과 교단 특성상 감사관은 너무 젊은 분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며 3위인 유 전 감사관을 선정해달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무관 A씨 발언 뒤 평가위원 1명이 유 전 감사관 점수를 높게 수정했고, 그래도 3위로 나타나자 다른 평가위원도 점수를 높게 고쳐주면서 232.5점의 2위로 올라섰다.

사무관 A씨는 부적절한 언행은 인정하지만, 유 전 감사관 선정을 위한 의도를 가지고 한 것은 아니다고 감사원 감사에서 주장했다.

그러나 감사원은 ▲최종 2순위 후보에 들면 임용권자가 합격자를 선정하는 구조에서 나이를 이유로 유 전 감사관 평정표 수정을 유도한 점 ▲감사관 채용 응시원서 접수 때부터 부하 공무원에게 유 전 감사관이 선정돼야 한다고 수 차례 언급한 점 ▲면접시험 당일에도 응시자 등록부 확인 후 유 전 감사관이 돼야 한다고 말한 점 ▲한차례 면접시험 점수 수정 후 순위 변동이 없자 점수가 더 필요하다며 평정표 수정이 추가로 이뤄진 점 ▲점수 조작에 가담한 평가위원이 "내가 점수를 수정해 주어야 평가가 끝날 것 같다는 판단이 들어서 점수를 수정하게 되었다"고 진술한 점 등에 미뤄 광주시교육청 인사담당 사무관 A씨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감사 보고서에 썼다.

다만 이 교육감 지시 등 연루 정황은 감사원 감사보고서에 언급돼 있지는 않다.

이에 따라 경찰 수사를 통해 이 교육감 연루 여부 등 남은 의혹이 규명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 전 감사관은 지난해 9월 채용된 후 시민단체와 노조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아오다 올해 4월 건강상의 이유로 사퇴했다.
 
광주광역시교육청 유병길 전 감사관 채용 당시 주요 추진 현황
 광주광역시교육청 유병길 전 감사관 채용 당시 주요 추진 현황
ⓒ 감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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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광주시교육청, #감사관, #이정선, #유병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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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라본부 상근기자. 제보 및 기사에 대한 의견은 ssal198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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