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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부터 윤석열 정부 취임 1주년이었던 2023년 5월 9일까지 법무부 관보를 통해 공개된 검사 징계 처분 내역을 살펴봤다. 해당 기간 103건의 징계 처분이 있었다. 유형별로는 '부당직무'로 인한 징계가 29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직무비위(22건), 음주운전(14건), 직무태만(11건), 성비위(10건), 재산 부실신고(10건), 폭행·상해(3건), 대외 활동(3건), 기타(1건) 순이었다. 유형별로 그 실태를 분석해봤다.[편집자말]
2012년 11월 30일, 한상대 당시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사퇴를 발표하며 고개숙여 사죄하고 있다.
 2012년 11월 30일, 한상대 당시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사퇴를 발표하며 고개숙여 사죄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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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종류 : 해임

징계사유 : 2012. 11. 경 자신이 수사 중인 피의자와 수회 성관계를 하여 뇌물 수수 등.


2013년 2월 21일자 법무부 관보에 실린 해임 사유는 단 한 줄이었지만, 이 사건이 당시 세상에 던진 충격은 어마어마했다. 심지어 성행위가 있었던 장소에 검사실도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한 검찰 관계자는 이를 두고 "단군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고 했다. 그런 일에 대해 해당 검사는 여성이 먼저 유혹해 어쩔 수 없다는 변명을 내놓았다. 피해자는 검사 위력에 의한 성관계라고 주장했다. 여성단체들은 "검사가 수사 중인 피의자에게 성행위를 요구한 것은 성폭력"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피의자를 상대로 성행위를 하는 등 차마 말씀드리기조차 부끄러운 사건으로 국민 여러분께 크나큰 충격과 실망을 드린 것에 대해 검찰총장으로서 고개 숙여 사죄 드립니다." (2012년 11월, 당시 한상대 검찰총장)

하지만 충격적인 일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해당 여성의 사진과 인적사항이 유출돼 인터넷과 SNS상에 떠돌았다. 이를 두고 당시 피해자의 변호사는 "국가기관이 여성을 성폭행하고 인적사항을 유출했다. 이게 제대로 된 나라인가"라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수사 결과 최초 유포자로 지목된 곳은 다름 아닌 수사 기록 조회 시스템이었다. 피해자 사진을 내부에 전송하거나 관련 사건을 무단 검색한 검사 5명이 감봉 또는 견책의 징계를 받았다. 

피해자 중 검사인 경우 많아... 문재인 정부, 상대적으로 '엄벌'
 
2018년 8월 6일자 법무부 관보에 실린 한 검사의 성비위 내용이다.
 2018년 8월 6일자 법무부 관보에 실린 한 검사의 성비위 내용이다.
ⓒ 법무부 관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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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10년이 흘렀다. 법무부 관보를 통해 확인한 결과 위 사건을 포함하여 모두 10건의 성비위가 적발됐고 징계 처분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는 2021년 1건, 2020년 2건, 2018년 2건, 2017년 2건, 2015년 1건, 2014년 1건, 2013년 1건이었다. 징계 종류별로는 해임 2건, 면직 2건, 정직 1건, 감봉 3건, 견책 2건 등이었다.(아래 참조)

피해자 중에는 여성 검사가 많았다. 특히 2018년까지는 성비위로 적발된 경우 대부분이 그러했다. 사적인 만남을 제안하는 취지로 연락하고 저녁 식사 중에 성추행을 한 경우, 회식 자리나 노래방에서 성추행을 한 경우 등이 확인됐다. 2018년까지 일어난 성비위 사건에서 피해자가 검사인 경우가 7건 중 5건이었다. 여성 변호사에 대한 성추행도 2회 적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2019년 이후에는 3건의 검사 성비위가 적발됐는데 피해자가 동료 검사인 경우는 나타나지 않았다. 

성비위 자체가 근절된 것은 아니었다. 특히 2020년 해임된 검사의 경우는 피해자가 여성 수사관이었다. 해당 검사는 재판으로도 넘겨져 당시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받았다. 2021년 감봉 6월의 징계 처분이 이뤄진 성비위 사건의 경우는 피해자가 길거리에서 만난 여성이었다. 주취 상태에서 피해 여성 어깨에 손을 얹는 등 행위를 하며 700m 가량을 따라가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경우였다. 

문재인 정부 시절 검사의 성비위에 대해 과거보다 상대적으로 엄격하게 처분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문재인 정부 기간 적발된 검사 성비위에 대한 징계는 모두 6건이 있었는데 그중 1건은 해임, 2건은 면직, 1건은 정직 처분이었다. 나머지 2건에 대해서는 감봉 6월이나 감봉 1년의 징계가 이뤄졌다. 앞서 박근혜 정부 시절 여성 변호사의 배를 만진 검사에게 견책, 검사 직무대리 실무 수습 중인 여성을 성추행 한 검사에게 감봉 1월 정도의 징계가 이뤄진 것과 비교하면 중징계가 이뤄진 셈이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후 현재까지 성비위로 징계를 받은 검사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 관보에 실린 '품위 손상'
 
성추행 피해 사실 폭로로 '미투 운동'을 불러 일으킨 서지현 검사가 2018년 11월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변호사회관에서 가해자로 지목한 안태근 전 검사장과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성추행 피해 사실 폭로로 '미투 운동'을 불러 일으킨 서지현 검사가 2018년 11월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변호사회관에서 가해자로 지목한 안태근 전 검사장과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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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2013년부터 2023년 5월 9일 현재까지 법무부 관보에 실린 검사 성비위 징계 내역을 옮긴 것이다. (징계 처분일 - 징계대상자 - 징계종류 - 징계사유)

2021년 05월 18일 - 이○○ - 감봉 6월 - 2020. 6. 1. 주취 상태로 피해자 여성의 뒤쪽에서 양손을 피해자의 어깨에 올려 잡을 듯이 행동하고, 피해자를 뒤쫓아 가 불안하게 하는 등 품위 손상.

2020년 05월 25일 - 마○○ - 해임 - 2019. 11. 20. 호프집에서 여성 수사관에 대하여 부적절한 신체 접촉으로 품위 손상.

2020년 05월 25일 - 조○○ - 정직 3월 - 2020. 1. 22. 서울 마포구에 있는 오피스텔에서 성매매를 하여 품위 손상.

2018년 08월 02일 - 김○○ - 면직 - 2017. 6. 서울 중구에 있는 노래방에서 검사 출신 여변호사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하여 품위 손상. 2018. 1.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노래방에서 후배 여검사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하여 품위 손상.

2018년 08월 02일 - 성○○ - 감봉 1년 - 2017. 10. 평검사 회식 자리에서 후배 여검사의 손을 만져 품위 손상. 2017 11. 부회식 자리에서 후배 여검사의 왼손을 수회 잡는 등 품위 손상. 2016. 상반기, 2017. 11. 경 여검사 등에게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부적절한 언행을 하여 품위 손상.

2017년 07월 27일 - 강○○ - 면직 - 2016. 9. 같은 청 소속 실무관에게 반복적으로 사적인 만남을 제안하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 발송하여 직무상 의무 위반 및 검사로서의 품위 손상. 2017. 5 ∼ 6. 여검사에게 사적인 만남을 제안하는 취지의 전화와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둘이서 저녁식사를 한 후 위 여검사의 신체를 접촉하는 등 직무상 의무 위반 및 검사로서의 품위 손상.

2015년 02월 06일 - 윤○○ - 견책 - 2014. 5. 8. 호프집에서 술을 마시던 중 동료 여검사에게 부적절한 말을 하여 검사로서의 위신을 손상하였음.

2014년 02월 10일 - 안○○ - 감봉 1월 - 2013. 10. 경 검사실 회식 중 검사 직무대리 실무 수습중인 ○○○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하여 품위 손상 등.

2013년 06월 26일 - 이○○ - 견책 - 2013. 2. 경 노래방 회식 중 법원 국선 전담 여성 변호사의 배를 만지는 등 품위 손상. 

2013년 02월 15일 - 전○○ - 해임 - 2012. 11. 경 자신이 수사 중인 피의자와 수회 성관계를 하여 뇌물 수수 등.



[관련기사]
- [검사 징계 관보 10년②] 윤석열 정부 1년, 중징계 처분 검사는 1명 https://omn.kr/23vnr
 

태그:#검사 징계, #법무부 관보, #검사 성비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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