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기사 보강 : 5월 2일 낮 12시 55분]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과정에 관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송영길 전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자진 출석했으나, 검찰은 조사 일정이 조율되지 않았다며 그를 돌려보냈다. 이후 송 전 대표가 기자들 앞에서 서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과정에 관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송영길 전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자진 출석했으나, 검찰은 조사 일정이 조율되지 않았다며 그를 돌려보냈다. 이후 송 전 대표가 기자들 앞에서 서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2일 검찰에 자진 출석했지만, 조사를 받지 못하고 되돌아 나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검사실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검찰은 사전에 조사 일정이 조율되지 않았다며 그를 청사 로비에서 돌려보냈다. 송 전 대표는 중앙지검 청사 밖으로 나와 미리 준비한 A4용지 다섯 장 분량의 입장문을 읽었다.

그는 "귀국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검찰은 저를 소환하지 않고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며 "검찰은 주위 사람 괴롭히지 말고 저를 구속시켜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 번 2년 전 민주당 전당대회 금품수수 논란에 대해 송구스럽고 죄송하다, 모든 것은 저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압수수색과 동시에 녹취록 보도... 특수2부와 JTBC 공범 될 것"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과정에 관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송영길 전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자진 출석하고 있다.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과정에 관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송영길 전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자진 출석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송 전 대표는 특히 검찰의 수사 방식과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녹취파일 유출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지난달 22일 파리 기자회견과 24일 귀국 기자회견에서 말한 것처럼 모든 것은 저의 책임이고 저를 소환해 수사하라고 말한 바 있다"며 "저를 소환하면 자연스럽게 검찰 수사에 말할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귀국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소환하지 않고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수부 수사는 진실을 밝히는 수사가 아니라 미리 그림을 그려 놓고 그것에 짜 맞추기 수사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며 "장관의 직접 하명 수사를 하는 부서가 (이번 수사를) 담당함으로써 정치적 기획수사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송 전 대표는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된 '이정근 녹취파일'의 유출 경위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이정근씨가 구속된 상태에서 본인과 변호인의 입회 없이 녹취록이 추출돼 언론기관에 유출됐다고 하면 특수2부(반부패수사2부)와 JTBC는 공무상기밀누설과 피의사실공표죄의 공범이 될 것"이라며 "어떻게 4월 12일 압수수색과 동시에 JTBC에서 녹취록 보도가 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1일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측 변호인이 반부패수사2부 검사들과 JTBC 관계자를 서초경찰서에 고발한 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전 대표는 "대한민국에서 범죄혐의 사실이 제1야당의 현 대표와 전 대표 관련 사건 말고 없냐"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권력형 부정부패 사건을 담당해야 할 서울중앙지검 특수부가 야당 수사에만 올인해서야 되겠냐. 해도 해도 너무하면 안 된다. 물극필반, 과유불급"이라고 힐난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4월 29일 송 전 대표의 자택을 비롯해 그가 세운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연구소'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지난 1일에는 송 전 대표 캠프 지역본부장 등 캠프 관계자들을 상대로 추가 압수수색을 벌였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2021년 5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 등 경선캠프 관계자들이 송 전 대표를 당선시키려고 총 9400만 원을 당내 수십 명의 인사에게 살포하는 과정에 송 전 대표가 공모한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준비도 안 된 검찰, 언론에 혐의사실 유출해 명예훼손"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과정에 관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송영길 전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자진 출석했으나, 검찰은 조사 일정이 조율되지 않았다며 그를 돌려보냈다. 이후 자신의 입장을 밝히기 위해 청사에서 나서고 있는 송 전 대표의 모습.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과정에 관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송영길 전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자진 출석했으나, 검찰은 조사 일정이 조율되지 않았다며 그를 돌려보냈다. 이후 자신의 입장을 밝히기 위해 청사에서 나서고 있는 송 전 대표의 모습.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입장문을 읽은 송 전 대표는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자신이 언급된 녹취록에 대해 "(검찰이 자금 조달책으로 지목한) 강래구씨가 조사를 받았지만, 영장이 기각됐고 검찰 조사에서도 그런 이야기는 전혀 안 나왔다고 한다"며 "녹취가 3만 개인데 일부 내용을 추출해서 말하는 것에 대한 신빙성은 검찰과 법원에서 다투겠다"고 말했다.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는 2021년 4월 10일께 이정근 전 부총장과 통화하며 "영길이 형이 뭐 어디서 구했는지 그런 건 모르겠지만 많이 처리를 했더라고"라고 말했고, 이 녹음 파일 역시 언론에 보도돼 알려졌다.

송 전 대표는 검찰이 조사일정을 잡지 않은 것과 관련해 "왜 준비도 안 된 검찰이 이 사실을 유포해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의 명예를 훼손시키고 파리 일정을 취소하고 돌아오게 만들었나. 좀 제대로 증거를 갖고 준비해서 필요할 때 소환하면 제가 왔을 것 아니겠나"고 반문했다.

또 "내가 놀다 온 게 아니다"라며 "대한민국 주불 대사의 초청으로 파리 경영대학원 교수로 임용돼 강의를 하고 있는 사람을 검찰이 언론에 (혐의를) 유출해 사실상 소환한 거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송 전 대표는 '압수수색 때 의도적으로 자리를 피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누구라도 언론의 임의적 추측 기사로 자신의 명예가 훼손되고 연일 보도가 이어지면 집에 있을 수가 없다"며 "마음을 다스리지 않으면 정말 우울증에 걸릴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송 전 대표는 자신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 다음날 제출했다"며 "현장에 있지 않아서 휴대전화를 검찰에 제출할 상황이 아니었다"라고 항변했다.

송 전 대표는 검찰을 떠나며 '다시 올 것이냐'는 질문에 "검찰이 소환하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이날 중앙지검 앞은 지지자와 반대파 수십 명이 모여 혼란스러운 상황이 연출됐다. 송 전 대표가 입장문을 읽는 동안 지지자들은 "송영길 파이팅", "김건희 구속하라" 등 구호를 외쳤고 반대파들은 "정치쇼 하지마라", "고개 숙여라" 등의 발언을 하며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 자진 출두했다 검찰 로비에서 막힌 송영길 "저를 구속해 달라"
ⓒ 유성호

관련영상보기

 
아래는 송 전 대표와 기자들이 주고받은 일문일답이다. 

- 검찰에서 소환 통보 없었는데 자진 출석한 이유는?
"정치쇼 아니냐는 이런 지적이 있는 걸로 안다. 그러나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제가 파리에 놀다 있다 온 게 아니지 않나. 제가 레지옹 도뇌르 국가훈장을 두 개 받은 대한민국 유일한 정치인이다. 대한민국 주불대사 초청으로 파리경영대학원 교수로 임용돼 강의하는 사람을 검찰이 사실상 소환한 거 아니냐. 언론에 유출해서.

그렇게 왔더니 제 발로 온 사람을 출국금지했다. 수사도 안하고 있다. 파리경영대학원에서는 언제 끝나고 돌아올 수 있는지 계속 문의가 온다. 내년 6월 제게 명예박사학위를 주기로 예정이 됐다. 이런 문제를 제가 협의해야 하지 않나. 그걸 확인하고자 오늘 나온 것이다."

- 검찰이 하는 얘기를 이중 별건 수사라고 말했다.
"이정근 개인 비리 관련 사건을 수사하다가 이 녹취 파일이 발견된 것 아니냐. (이정근 변호인) 정철승 변호사가 말한대로 그 사건과 관련이 안 된 녹취파일을 변호사와 본인 입회 없이 임의로 분석해서 언론에 유출했다면 심각한 범죄행위다. 이건 위법 수집으로 증거능력이 없다. 이걸 기초로 저를 소환해서 정치적 기획수사를 하는 건 용납되기 어렵다고 말한다."

- 강래구 감사가 송 대표가 직접 처리했다고 말한 녹취까지 나왔다. 몰랐다는 해명은 납득하지 못하는 분들도 많다.
"강래구 감사가 조사를 받았지만 영장이 기각됐다. 검찰 조사에도 그런 이야기가 안 나온 걸로 안다. 녹취가 한두 개도 아니고 3만 개다. 일부 내용만 추출돼 나온 녹취의 신빙성은 검찰과 법원에서 다투도록 하겠다."

- 입장문에서 돈 봉투 자체에 대해서는 언급을 별로 안 했는데. 없었다는 의미인가?
"전당대회라는 게 백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한다. 저는 후보로 30분 단위로 전국을 다녔다. 제가 모르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 검찰이 소환해 조사를 할 것이고 문제가 있으면 저에게 책임을 묻고 기소가 되면 법정에서 다투겠다."

- 먹고사는문제연구소 후원금, 경선자금으로 쓰였나?
"의혹도 필요 없이 회계장부 가져갔으니 분석하면 끝난다. 제가 고문으로서 정책 싱크탱크를 했다. 국회의원이 지역구를 넘어서 전국적인 정치를 하고자 한다면 싱크탱크 도움이 필요하다. 싱크탱크 도움 없이 어떻게 국가적인 정책사항을 말하겠나. 최근 기후 위기나 원전 폐기물 처리, 핵연료 재사용 문제 등에 대해서도 먹사연 소속 박사들 통해 자문을 받고 프랑스 가서도 공부했다. 먹사연은 기획재정부 기부금 지정단체로 지정이 됐고 국가사단법인으로 승인된 공적 조직이다. 여기 회계장부를 압수해갔으니 투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 파리에서 연구소 담당자 박아무개씨를 만났는데.
"이 사건이 나기도 전이다. 이런 일이 날 것이라고 아무도 몰랐다. 그분이 피의자도 아닌데 모 신문에 보도된 게 법무부나 출입관리소가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알 수 없다. 명백한 범죄행위다. 고소할 생각이다. 여러분이 해외에 가는데 정보가 유출되면 어떻게 사생활이 보호되나. 단체로 여행하다 돌아가는 길에 저를 만난 건데 이 사건과 무슨 상관이 있나."

- 먹사연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교체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그런 문제는 법정과 검찰에서 대응하겠다. 한동훈 장관도 말했듯 검찰이 수사권이 있으면 저희는 방어권이 있다. 대한민국 검찰을 어떻게 믿을 수 있나. 모든 것을 잡아다 별건 수사를 하고 없는 것도 만들어 내는 검찰 아니냐. 진정한 검찰이라고 하면 별건 수사를 중단해야 하고 관계된 증거가 아니면 수사를 중단해야 한다."

- 압수수색할 때 현장에 없었는데.
"누구라도 언론의 추측 기사로 명예가 실추되고 매일 보도가 되면 집에 있을 수 없다. 마음이 불편해서.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 가서 마음을 다스리지 않으면 우울증에 걸릴 정도로 심각하다. 제가 집에 없던 걸로 문제 삼을 일은 전혀 아니다. 제가 제 발로 파리에서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았나. 오늘은 이 말만 하겠다."

- 일정상 검찰에서 조사를 안 한다고 했다.
"다시 말하면 검찰이 얼마나 준비가 안 됐으면 내가 오는 것에 대해 준비가 안 됐다고 말하겠나. 왜 그러면 준비도 안 된 검찰이 사실을 유포해서 정상적인 사회생활 하는 사람의 명예를 훼손시키고 파리 일정을 취소하고 돌아오게 만드나. 제대로 증거를 갖고 준비해서 필요할 때 소환했으면 제가 오지 않았겠나."

- 검찰이 휴대전화 압수수색을 못했다고 하는데.
"현장에 있지 않아서 휴대전화를 검찰에 제출할 상황이 아니었다. 다음날 제출했다."

- 다시 검찰에 나오나?
"검찰이 소환하겠죠."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과정에 관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송영길 전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자진 출석이 거부되자, 기자들 앞에서 서서 "금품 수수 논란에 대하여 송구스럽고 죄송하다"고 입장을 밝힌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과정에 관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송영길 전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자진 출석이 거부되자, 기자들 앞에서 서서 "금품 수수 논란에 대하여 송구스럽고 죄송하다"고 입장을 밝힌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태그:#송영길
댓글7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법조팀 취재기자. 오늘도 애국하는 마음.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