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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만위 민족사관고등학교 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한만위 민족사관고등학교 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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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출신 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민족사관고(민사고) 재학 시절 '빨갱이' 발언에 대해, 이 학교 교장이 "아이들의 자유,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언어"라고 표현했다. 사상검증에 따른 혐오 발언을 용인하는 것으로도 들려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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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고 교장 "빨갱이,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언어라고 본다"

9일 오전, 국회 교육위 전체회의에 출석한 한만위 민사고 교장은 2017년 정 변호사 아들 등이 '빨갱이'와 같은 인신공격성 혐오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그런 용어들을 쓸 수 있는 건 아이들의 자유니까 그것에 대해서 제가 문제의식을 갖고 있지는 못했다"고 답변했다. 민형배 무소속 의원의 질문을 받고서다.

이어 '빨갱이 등의 발언이 학폭이냐'는 민 의원의 추가 물음에 대해서는 "어른들은 그게 폭력이냐?"고 되물은 뒤 "저는 너무나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언어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 아들의 학교폭력이 외부로 불거진 2018년 당시, 한만위 교장은 민사고 교감이었다.

이에 민 의원이 "'빨갱이'란 말은 폭력 아니냐. 김대중에게 '빨갱이'라고 하면 이게 폭력 아니냐"고 다시 질문을 던지자, 한 교장은 다음처럼 밝혔다.

"글쎄요, 저는 사용을 안 해서 모르겠지만, 그 부분을 그렇게까지는 문제 삼지는 않았습니다."

이런 답변에 대해 민 의원은 "민사고가 대한민국에서 얼마나 저급한 교육을 하고 있는지 지금 다 드러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만위 민족사관고등학교 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한만위 민족사관고등학교 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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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교장은 이날 "학교가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것은 (필요하다)", "학교는 학생들의 다양성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교육계에선 물론 판례에서도 '빨갱이'와 같은 혐오발언은 용인되지 않고 있다.

교육계는 특정인의 신체나 사상적 문제를 트집 잡아 인신공격성 혐오발언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지도하도록 하고 있다.

실제로 민사고 학교폭력대책자치위에서도 2018년 3월 정 변호사 아들의 '빨갱이××' 발언 등을 학교폭력으로 판단해 '강제 전학' 처분한 바 있다. 1심, 2심, 3심 재판부도 모두 정 변호사 아들의 발언을 학교폭력으로 판단하고 '강제 전학 처분'이 적법하다고 봤다.

교육계와 재판부도 '인식공격성 혐오발언' 용인 안 하는데 

1심 재판을 맡은 춘천지법 제1행정부는 지난 2018년 9월 4일 판결문에서 정 변호사 아들이 피해학생에 대해 '빨갱이××', '제주도에서 온 돼지××'라는 발언 등을 한 행위에 대해 "피해학생에게 모욕감과 수치심을 유발시키고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주는 잔혹한 행위"라면서 "그 학폭의 정도는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

올해 1월 12일 대법원도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에 대해 "빨갱이" 등으로 공격한 우익논객 지만원씨에 대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사자명예훼손 등 혐의로 징역 2년을 확정했다.

또한 2022년 6월 1일 대법원은 19대 대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빨갱이', '간첩 두목' 등으로 지칭해 기소된 전직 대학교수에 대해 유죄를 확정한 바 있다.  

태그:#정순신 아들 학폭, #민족사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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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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