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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아버지가 천안함 피격사건으로 전사한 고등학생 정 아무개군은 어머니도 암 투병 끝에 사망, 현재 외삼촌과 생활하고 있다. 2018년 야간근무 중 경남 김해에서 교통사고를 수습하다가 순직한 경찰관인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어머니와 생활하는 세 명의 초·중학생 자녀도 있다. 2018년 취객을 응급 구조하다 폭행당해 뇌출혈 증세 끝에 순직한 여성 소방관의 고등학생 자녀도 있다.
국가보훈처(처장 박민식)가 전국 전몰·순직군경 미성년자녀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민·관이 손을 잡고 진행하는 맞춤형 지원에 나선다. 일명 '히어로즈 패밀리 프로그램'이다.

보훈처는 14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어린 나이에 아버지 또는 어머니, 그리고 양부모를 모두 잃은 전국 전몰·순직군경 미성년자녀들에 대한 정서와 심리치유, 경제적 지원 등을 종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민·관이 힘을 모으는 업무협약식을 연다.

협약식에는 박민식 국가보훈처장, 이석준 (재)우미희망재단 이사장, 황영기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 전몰·순직군경 유족 대표, 전몰·순직군경 미성년자녀 후원·지도단(멘토단) 등이 참석한다.

유족 대표로는 정주리님(K-9 자주포 사격훈련 중 순직한 고(故) 이태균 상사의 배우자), 이꽃님( 투신실종자 잠수 수색 중 순직한 고(故) 유재국 경위의 배우자), 조샛별(민간보트 구조 활동 중 순직한 고(故) 심문규 소방장의 배우자) 씨가 참석한다.
 
히어로즈 패밀리 프로그램 대상유형별·연령별 미성년자녀 현황
 히어로즈 패밀리 프로그램 대상유형별·연령별 미성년자녀 현황
ⓒ 국가보훈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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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들의 남겨진 자녀들을 돕는다

보훈처에 따르면 '히어로즈 패밀리 프로그램'은 보훈을 국가유공자와 유가족에 대한 물질적인 보상에서 한 단계 더 발전시켜 영웅들의 남겨진 유가족, 특히 미성년자녀들에 대한 경제적 지원뿐만 아니라, 심리 등 정서적인 부분까지 세심하게 보살피고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맞춤형 종합지원프로그램이다.

미국의 경우에는 연방 단위의 비영리단체가 분야별로 설립되어 제복공무원 순직 시 각종 지원 안내, 치유프로그램, 추모행사 등 유가족에 대한 지원기능을 정부와 분담하는 형태로 운영되는데, 우리나라는 이러한 역할을 하는 단체가 부족해서 그동안 이들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에 어려움이 있었다.

'히어로즈 패밀리 프로그램'은 미국의 분야별 유가족 지원기능을 통합한 것으로, (재)우미희망재단에서 연간 6억 원 상당(2023년 기준, 장학금 2억원 포함)을 출연, 미성년자녀들의 연령·성별 등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에 나선다. 우리나라에서도 정부와 기업, 순수 민간단체(NGO) 등이 함께 국가를 위해 희생한 영웅들의 남겨진 가족들을 종합지원 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보훈처는 "미성년자녀의 특성상 정서적 지원이 중요한 만큼, 생일·기일 등 각종 기념일에 축하와 감사, 위로의 마음을 전하는 것에서부터, 순직한 부모의 희생과 헌신의 가치를 느끼고 위로받을 수 있는 치유프로그램과 심리상담 등을 다각도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미성년 자녀 심리상담할 멘토단 구성

또, 사회 각계 저명인사와 전문가들이 직접 미성년자녀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조언을 해주는 등 후원·지도(멘토)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후원·지도단(멘토단)은 박재연 심리상담가(MBN 예능 <고딩엄빠> 출연 중), 안지환 성우(전 소방청 홍보대사), 김현정(기업인, 서울대 치과대학 교수) 대표 등 20명 내외이다.
 
전몰·순직군경 가구 미성년자녀별 현황
 전몰·순직군경 가구 미성년자녀별 현황
ⓒ 국가보훈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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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즈 패밀리 프로그램' 지원 대상은 11월 말 기준, 전국 전몰·순직군경 가구 중 만 19세 이하 미성년자녀가 있는 128가구 189명으로, 군인의 자녀가 87명(46%)으로 가장 많고, 소방 52명(27%), 경찰이 50명(27%)이다.

이 가운데 중·고등학생이 122명(64%), 초등학생 52명(28%), 대학생이 4명(2%), 미취학 아동도 11명(6%) 포함되어 있으며, 대부분(180명)이 홀로된 어머니와 생활하고 있다.

국가보훈처와 우미희망재단,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내년 1월부터 미성년자녀와 배우자들을 대상으로 사전 수요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사업 운영계획을 수립, 3월부터 본격적인 지원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그동안의 보훈이 금전적인 보상과 지원 위주였다면, 이번 히어로즈 패밀리 프로그램은 금전적인 보상을 넘어 보훈 가족, 특히 국가유공자의 미성년자녀들의 심리까지 따뜻하게 보살피는 선진 일류보훈으로의 대전환이 이뤄지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태그:#히어로즈패밀리, #국가보훈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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