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을 3일 앞두고 경주 흥무로 벚꽃길 옆으로 봄꽃인 노란 개나리가 활짝 피었다. 겨울에도 양지바른 곳에 개나리가 한 잎 두 잎 꽃망울을 터트리는 것을 보았지만, 이렇게 흐드러지게 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로수 벚나무는 잎이 전부 떨어져 앙상한 가지만 보이는데, 바로 옆 개나리는 계절을 착각한 듯 아름답게 피어 너무 대조적이다.
남부지방인 경주는 최근 며칠 동안 한낮의 기온이 섭씨 20도를 오르내리는 따뜻한 날씨가 지속되고 있다. 공원 산책을 위해 흥무로를 찾은 사람들이 신기한 듯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는다. 늦가을에 개나리가 예쁘게 피어 반갑기는 하지만, 말로만 듣던 지구온난화를 실감하는 것 같아 씁쓸한 기분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