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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노란봉투법 제정 촉구 정의당 의원단 릴레이 1인 시위 선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노란봉투법 제정 촉구 정의당 의원단 릴레이 1인 시위 선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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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릴 만큼 기다렸다. 국회는 응답하라!"

정의당이 노란봉투법 제정을 위해 릴레이 시위에 나섰다. 정의당은 16일 오전 국회의사당 로텐더홀에서 '노란봉투법 제정 촉구 정의당 의원단 릴레이 1인 시위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의 손에는 "노란봉투법 즉각 제정!"이라고 쓰인 피켓이 들려 있었다. 이날부터 매일 오전 9시 30분부터 10시까지 릴레이 피켓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들이 파업 와해를 목적으로 노동자들에게 과도한 액수의 손해배상 청구를 남용하는 걸 막기 위한 법이다. 과거 쌍용자동차 사태 이후부터 입법 요구가 끊이지 않았지만, 번번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앞서 중대재해처벌법 입법을 이끌었던 정의당이, 이번 정기국회 중점 법안으로 노란봉투법을 선택한 것이다.

"국민의힘에도 경고한다... 악의적 프레임으로 왜곡 마라"

마이크를 잡은 정의당 인사들은 원내 거대 양당의 책임 있는 행동을 촉구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국민의힘에게도 경고한다"라며 "더 이상 노란봉투법을 불법 파업 조장이라는 악의적인 프레임으로 왜곡하지 마시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헌법에 보장된 노동자의 기본권을 행사했다는 이유만으로도 본인은 물론 아들, 손자, 며느리가 평생 모아도 갚지 못할, 상상 속에서도 가져보지 못한 손해배상으로 응징하는 위헌적 상황을 바로잡는 것이 바로 이 노란봉투법"이라는 지적이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도 "이제 수많은 노동자들에게 한 약속을 지킬 차례"라며 "노란봉투법을 즉각 당론으로 확정하고 정의당과 함께 힘을 모으자"라고 요구했다.

이은주 원내대표 "민법이 헌법을 무력화하는 위헌적 상황을 국회가 내버려 두는 동안 사회적 상처는 쉽게 회복할 수 없을 만큼 깊어졌다"라며 "이 문제에 가장 책임 있게 나서야 할 정부·여당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쌍용차 사태를 계기로 노란봉투법이 19대 국회에 첫 등장한 이래로 21대 국회까지 8년 동안 어떠한 대안도 내놓지 않고 있다"라며 "노조 방탄법이라는 경영계의 일방적인 주장만을 그대로 받아쓰고, 노동조합에 대한 공격만을 퍼부을 뿐"이라고 집권 여당을 비판했다. "무책임도 이런 무책임이 따로 없다"라며 "정부·여당은 더 이상 경영계 뒤에 숨지 말고 분명한 대안을 내놓으시라"라고 외쳤다.

또한 "어제(15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노란봉투법을 합법파업 보장법으로 바꾸자는 반가운 제안을 했다"라며 "노란봉투법을 국회의 중심 과제로 가져가겠다는 분명한 의지로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제 민주당도 실천할 때"라고 지적했다. "민주당도 노란봉투법에 대한 확고한 당론으로 국회의 문턱을 함께 정의당과 함께 넘어주실 것을 다시 한번 요청드린다"라고 덧붙였다.

노란봉투법 발의자 중 한 명인 강은미 의원은 "노란봉투법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반발이 거세다"라며 "'황건적 보호법'이라느니, 위헌적이라느니, 노란봉투법을 왜곡하고 폄훼하는 시도가 노골적"이라고 반발했다. "손배 가압류로 노동자의 목을 졸라야 한다고 선동하는 김문수를 경사노위에 임명하면서 반 노동의 정점을 찍었다"라며 "박정희 군사독재 시절에 법이 개악되고 아직까지 독재의 잔재로 남아 여전히 노동자의 숨통을 누르고 있는 것"이라고도 이야기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에 촉구한다"라며 "노란봉투법 개정안 논의에 적극 참여해 주시라"라고 발언을 마쳤다.

"나무 한 그루 심는 심정으로 계속 가겠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이은주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단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노란봉투법 제정 촉구 정의당 의원단 릴레이 1인 시위 선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이은주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단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노란봉투법 제정 촉구 정의당 의원단 릴레이 1인 시위 선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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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현장에는 민주노총 산하 전국금속노조 쌍용차지부의 이창근 사무국장도 함께했다. 노란봉투법 입법 필요성이 처음으로 제기된 2009년 쌍용자동차 사태의 대표적인 피해자 중 한 명이 바로 그다.

이창근 사무국장은 "그동안 많은 시간이 흘렀다. 대법원에 저희 손배 가압류, 국가 손배와 회사 손배가 계류된 지가 벌써 6년이 지났다"라며 "30억에 가까운 국가 손배 그리고 98억에 가까운 회사 손배가 남아 있다. 저희뿐만 아니라 전국의 많은 사업장에서 2700억 원이 넘는 손배 가압류 금액이 지금 이 시간에도 연이자 5%씩 계속 불어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노란봉투법 개정 운동으로 모든 손배 가압류가 완전히 끝날 수는 없겠다"라면서도 "적어도 지금 한국 사회를 짓누르고 있는 이 공기, 노동자의 파업에 대해서 바늘구멍보다 좁은 합법이라는 이름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그 공기, 자본의 횡포에 대해서는 면죄부를 주면서 노동자들이 벽에 스티커 하나 붙이는 것을 법원은 폭력이라고 규정하고 그것을 법원 판결로 이끌어내고 있는 말도 안 되는 현실을 바꿔내는 작은 공기의 변화라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 사무국장은 "나무 한 그루 심는 심정으로 계속 가겠다"라며 "연내에 이 노란봉투법 개정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라고 발언을 마쳤다. 이들은 사회를 맡은 류호정 의원의 선창에 맞춰 "원청이 진짜 사장이다, 노란봉투법 제정하라"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 양당은 응답하라" "노란봉투법 제정하고 손배 폭탄 방지하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회견을 마쳤다.  

태그:#정의당, #노란봉투법, #쌍용자동차, #손해배상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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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오마이뉴스 사진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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