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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교육협회 홈페이지. 최근까지 이사장을 맡은 이주호 교육부장관 후보자 얼굴이 보인다.
 아시아교육협회 홈페이지. 최근까지 이사장을 맡은 이주호 교육부장관 후보자 얼굴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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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가 후보 임명 직전까지 이사장을 맡은 한 교육단체가 교육기업체를 대상으로 연회비 1000만 원을 내는 정회원에 가입할 경우 '국제에듀테크대회(GESAwards) 심사위원 참여' 혜택을 준다고 홍보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AI교육과 에듀테크를 강조해온 이 후보가 기업체를 대상으로 자신이 관계된 단체에 내는 돈 액수에 따라 국제대회 심사위원까지 맡긴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회비 500만 원 내면 운영위원, 1000만 원 내면 심사위원?

18일, <오마이뉴스>는 이 후보가 지난 10월초쯤까지 이사장을 맡아온 아시아교육협회의 스타트업 컨소시엄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회원 모집 내용을 살펴봤다. 2020년 4월, 이 후보자가 주도해 만든 이 단체는 서울시교육청의 허가를 받은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이 단체는 "AI 시대 HTHT(하이터치 하이테크) 교육혁명의 한 축인 하이테크 교육의 발전을 위하여 에듀테크 스타트업이 지속적으로 혁신·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하여 에듀테크 스타트업에게 교사, 학교, 대학 등 고객과의 만남을 통하여 신기술을 시험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 기회를 제공하고, 또한 투자자와 엑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 등 지원기관과의 연결을 도와 혁신·성장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기업체회원 가입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주호 후보자가 최근까지 이사장을 맡았던 아시아교육협회의 스타트업 컨소시엄 회원 모집 내용.
 이주호 후보자가 최근까지 이사장을 맡았던 아시아교육협회의 스타트업 컨소시엄 회원 모집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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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뒤 6등급에 걸친 회원 혜택 내용을 제시했다. 준회원의 경우 회비를 내지 않지만 나머지 등급 회원은 각각 연회비 50만 원·100만 원·150만 원·500만 원·1000만 원을 내야 한다.

문제는 가장 많은 액수인 1000만 원의 회비를 낸 정회원 업체 대표에게는 'GESAwards 심사위원 참여' 혜택을 제공한다고 홍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GESAwards는 국제에듀테크 스타트업대회다.

이 뿐만 아니다. 이 단체는 컨소시엄 온라인 회원가입 양식에서 스타트업 분야의 경우 회비 500만 원을 내는 정회원은 '운영위원', 회비 1000만 원을 내는 정회원은 '이사'라고 적어놓았다. 회비를 많이 내면 주요 직책까지도 주겠다는 의미로 읽히는 부분이다. 
 
아시아교육협회의 회원 가입 온라인 양식. 컨소시엄(스타트업) 온라인 회원의 경우 연회비 액수에 따라 '이사', '운영위원'이란 글귀가 적혀 있다.
 아시아교육협회의 회원 가입 온라인 양식. 컨소시엄(스타트업) 온라인 회원의 경우 연회비 액수에 따라 "이사", "운영위원"이란 글귀가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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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단체는 지난 18일 <오마이뉴스>가 취재에 들어가자 19일 현재 회원가입 서식에서 '운영위원'과 '이사'란 글귀를 지운 상태다.

이 후보자는 지난해 6월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예비후보로 등록했을 당시, 에듀테크 업체 관계자 2명으로부터 각각 500만 원의 후원금을 받아 교육부 장관으로 지명된 이후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때 후원금을 낸 인사 가운데 한 명은 현재도 아시아교육협회 이사를 맡고 있다.

이 후보자는 지난해 6월 아시아교육협회 등이 연 국제대회에서 "수능 대신에 듀오링고(AI 학습 프로그램) 같은 애플리케이션을 써서 부담을 확 줄일 수 있다"고 'AI의 수능 대체론'을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후보의 이 같은 발언은 '에듀테크 기업과 긴밀한 관계 속에서 나온 것 아니냐'는 의심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후보자가 국가교육을 책임지는 교육부장관이 됐을 때 이 같은 기업과의 유착관계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질 수 있다.

이주호 후보 측 "1000만원 심사위원? 어떤 기업도 신청하지 않아"

이 후보 교육부 인사청문 준비단 관계자는 '1000만 원 내는 정회원에게 국제대회 심사위원 참여 자격 부여는 특혜 아니냐'는 <오마이뉴스>의 질문에 대해 "어떤 특혜도 없었고 실제로 어떤 기업도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회비 액수에 따라 이사와 운영위원 자격을 주는 것은 문제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이사 자격을 주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운영위원은 스타트업 컨소시엄 운영위원을 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이 후보자가 자세한 사항은 청문회에서 설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아시아교육협회의 스타트업 컨소시엄 회원으로 활동하는 에듀테크 업체는 21곳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그:#이주호, #아시아교육협회, #1000만원 특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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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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