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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구 반야월 쪽 금호강에 발달한 습지. 대구환경운동연합은 2107년부터 이곳을 반야월습지라 명명하고 보존운동을 벌이고 있다.
 대구 동구 반야월 쪽 금호강에 발달한 습지. 대구환경운동연합은 2107년부터 이곳을 반야월습지라 명명하고 보존운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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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하천 금호강에서 대구 수성구청이 벌이는 산책길 조성공사에 대한 오마이뉴스 보도(관련 기사 : 자생 버드나무 뽑아내고 콘크리트... '사색의 길'이라고요? http://omn.kr/1zzfd) 이후 난항을 거듭하던 '사색이 있는 금호강 산책길 조성공사'가 최근 다음과 같이 정리됐다. 

12일 '금호강 산책길 공사를 우려하는 대구시민사회대책위(아래 대책위)'에 따르면 공사구간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애초 남천 합수부부터 범안대교까지 총 2.3㎞에 걸쳐 공사를 진행하기로 했으나, 이미 착공한 남천 합수부부터 가천잠수교 구간(대략 1.3㎞)까지만 공사를 진행하고 가천잠수교부터 범안대교까지는 공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미 3미터 폭의 자전거도로가 잘 닦여 있는 이곳에 오른쪽 편으로 산책길을 내겠다는 것이 수성구청의 애초의 생각이었고, 이번에 이쪽 공사를 하지 않기록 결정한 것이다.
 이미 3미터 폭의 자전거도로가 잘 닦여 있는 이곳에 오른쪽 편으로 산책길을 내겠다는 것이 수성구청의 애초의 생각이었고, 이번에 이쪽 공사를 하지 않기록 결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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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문제의 발단이 된 400미터 콘크리트 호안공사를 서둘러 마무리하고 그곳부터 가천잠수교까지만 공사를 하되 이 산책길도 일체 포장을 하지 않고 흙길을 그대로 둔 오솔길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자연친화적 생태적인 오솔길 산책로로 마무리하겠다는 것이다.

애초 전체 공사 구간은 고모동 팔현마을에서부터 남천 합수부까지 총 4.3㎞였고, 그 중에서 1단계 공사로 이번에 2.3㎞ 구간 공사에 먼저 착수한 것인데, "이번 1단계 공사를 끝으로 추가 연장 공사는 하지 않기로 합의를 봤다"고 대책위는 밝혔다.

수성구청은 애초 가천배수장부터 범안대교까지의 공사를 계획했으나, "이곳은 이미 자전거도로가 잘 닦여 있어서 그 길로 산책해도 충분하다. 이곳은 습지가 잘 발달해 생태적 가치가 크니 산책길보다는 생태적으로 잘 보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대책위의 주장을 받아들여 공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대책위 "민관 거버넌스의 모범적 사례"

이로써 지난 오마이뉴스 첫 보도(관련 기사 : 다급한 제보 "쓸데없는 하천공사 제발 막아달라" http://omn.kr/1z01z)로 중단되었다가 다시 착공되고 두 번째 기사(자생 버드나무 뽑아내고 콘크리트... '사색의 길'이라고요? http://omn.kr/1zzfd)로 다시 공사가 중단된 금호강 산책길 조성공사가 정상적으로 재개하게 되었다.

자신들의 제안을 수용해준 수성구청에 대해서 대책위는 "이같은 결단은 모범적인 행정이 나아갈 바를 보여준 것으로 향후 민관 거버넌스에 귀감이 될 만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수성구청의 이같은 결단을 존중하고 대책위는 사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지난 8월 12일 대책위의 금호강 산책길 공사현장 실태조사 당시 가천잠수교에서 금호강의 상태를 살펴보면서 담은 모습
 지난 8월 12일 대책위의 금호강 산책길 공사현장 실태조사 당시 가천잠수교에서 금호강의 상태를 살펴보면서 담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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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에 참여하고 있는 동구 '안심마을사람들' 박호석 대표는 "이번에 수성구청이 공사를 하지 않기로 한 가천배수장부터 범안대교까지 구간은 원래 사람들이 거의 다니지 않는 구간으로 일부 자전거 탄 사람들이 지나다니지 산책하는 사람들은 보지를 못했다"라며 "그러니 이번 수성구청의 결단은 현실을 잘 반영한 현명한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영남자연생태보존회 이진국 이사(지질학 박사) 또한 이번 합의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이곳 '반야월습지'(가천잠수교 상하류 각각 2킬로미터 구간)는 야생동물들이 빈번히 출몰하는 생태적으로 너무 우수한 환경으로서 절대 보존지역으로 남아야 한다. 따라서 이곳에서의 인위적 공사는 더이상 불가하다. 수성구청이 이번 산책길 공사 구간을 남천 합수부부터 가천잠수교까지로만 한정한 것은 정말 잘한 결정이고 공사 구간의 산책길 공사 방식도 인간과 자연의 공존의 길을 모색하는 끝에 나온 합리적 결정으로 향후 거버넌스에 모범 사례로 남을 만하다."
 
반야월습지에서 만난 수달. 이곳은 천연기념물 수달의 서식처다.
 반야월습지에서 만난 수달. 이곳은 천연기념물 수달의 서식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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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습지 못지않은 '반야월습지'

반야월습지에서 수달과 삵, 너구리와 고라니가 목격되기도 했다. 이곳은 국가하천 금호강의 위치에 걸맞게 야생동물의 주요한 서식처 역할을 하는 곳이기 때문에 인간의 간섭이 최대한 배제되는 것이 옳다고 보여진다.

현명한 수성구청의 결정과 환경단체들의 반대 활동으로 향후 반야월습지는 좀더 널리 알려지면서 금호강의 주요 습지 중의 하나로 자래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반야월습지에서 목격된 어미 고라니. 영어명 '워터 디어'답게 강과 친한 고라니는 금호강 일대에서 많이 서식하고 있다.
 반야월습지에서 목격된 어미 고라니. 영어명 "워터 디어"답게 강과 친한 고라니는 금호강 일대에서 많이 서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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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월습지는 2017년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선정한 '대구 에코트래져 10'에 들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장소다. 현재 금호강에는 달성습지와 안심습지가 형성돼 있는데, 이번 반야월습지까지 치면 세 곳의 주요 습지가 형성돼 있는 셈이다.

한편, '금호강 산책길 공사를 우려하는 대구시민사회대책위'는 안심마을사람들, 팔거천지킴이, 생명평화아시아, 대구경북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영남자연생태보존회, 대구녹색소비자연대, 대구참여연대, 대구경실련, 전교조 대구지부, 환경과생명을지키는대구교사모임, 대구환경운동연합이 함께했다.

태그:#금호강, #산책길, #수성구청, #반야월습지, #대구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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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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