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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여태 겪어온 태풍들보다 더 강력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태풍 상황을 살펴보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여태 겪어온 태풍들보다 더 강력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태풍 상황을 살펴보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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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여태 겪어온 태풍들보다 더 강력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4일 행정안전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의 비상대응 수위를 1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하면서 "태풍 힌남노가 과거 루사나 매미보다 큰 위력으로 전국적 피해가 우려됨에 따라 총력대응을 하기 위해 1단계에서 3단계로 즉시 상향했다"고 설명했다. 태풍·호우 위기경보 수준도 비상대응 수위와 같이 '주의'에서 '심각'으로 위기경보 '경계'를 뛰어넘고 격상했다.

대통령실 역시 4일 오후 태풍 힌남노 대비상황 점검회의를 열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점검회의에서 "추석을 앞두고 이번 태풍이 발생해 마음이 무겁다"면서 "재난은 사회적 약자에게 더 큰 피해와 고통으로 다가온다.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태풍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저도 끝까지 상황을 챙기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역대급 태풍이 들이닥치기 일보 직전인 상황에서 중대본은 6일 출근 시간 조정을 권고하고 각급 학교 휴교와 원격수업을 학교장의 자율적 판단에 맡기는 등 안전을 위한 구속력 있는 대책을 지시하고 있지 않아 아쉽다. 

일본, 태풍과 100km 넘는 거리에도 가로수 쓰러지고 정전 사태 발생
 
일본 오키나와현은 3일 오전 10시를 기점으로 이시가키섬과 미야코섬의 주민 11만 명 전원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왼쪽의 사진은 당시 힌남노의 위치로 이시가키섬과 미야코섬으로부터 각각 140km, 170km 이상 떨어져 있었다. 같은 날 오후 10시에는 나하시 주민 전원에게도 노약자 등 대피 지시가 내려졌다. 오른쪽 사진은 당시 힌남노의 위치로 나하시로부터 350km 이상 떨어져 있었다.
 일본 오키나와현은 3일 오전 10시를 기점으로 이시가키섬과 미야코섬의 주민 11만 명 전원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왼쪽의 사진은 당시 힌남노의 위치로 이시가키섬과 미야코섬으로부터 각각 140km, 170km 이상 떨어져 있었다. 같은 날 오후 10시에는 나하시 주민 전원에게도 노약자 등 대피 지시가 내려졌다. 오른쪽 사진은 당시 힌남노의 위치로 나하시로부터 350km 이상 떨어져 있었다.
ⓒ ZOOM EA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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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다 먼저 힌남노와 맞닥뜨린 일본 오키나와현은 3일 오전 10시를 기점으로 이시가키섬과 미야코섬의 주민 10만5000명 전원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같은 날 오후 10시에는 오키나와현 현청 소재지이자 중심도시인 나하시 주민 31만 명에게도 고령자나 몸이 불편한 사람은 대피하라고 지시했다.

이시가키섬과 미야코섬 주민 전원에게 대피령을 내린 시각, 힌남노는 이시가키섬으로부터 약 140km, 미야코섬으로부터 약 170km 떨어져 있었다. 나하시에 대피 지시가 내려졌을 시각에 힌남노는 나하시로부터 약 350km 이상 떨어져 있었다. 수백km가 떨어져 있음에도 대피를 지시한 것이다.

과민반응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힌남노의 강력함을 감안하면 합리적이다. 이시가키섬은 4일 오전 6시에 초속 37.9m, 미야코섬은 같은 날 오전 8시에 초속 40.1m의 최대 풍속을 기록했다. 최대 풍속 기록 당시 이시가키섬은 힌남노와 약 140km, 미야코섬은 약 160km 떨어져 있었음에도 10m 높이의 삼나무가 쓰러지는 등 강풍으로 인한 피해가 속출했다.

초속 40m 이상의 풍속은 기차가 탈선할 수도 있는 수준이다. 실제로 코레일은 초속 30m 이상의 바람이 불면 일반 열차 운행을 중지하고 초속 45m 이상의 강풍에는 KTX 열차 운행도 중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처럼 힌남노는 100km 이상 떨어져 있어도 탈선이 발생할 만큼의 강풍이 불 정도의 강한 태풍이다.

정전 피해도 심각했다. 일본 오키나와현은 6000가구 이상이 정전을 겪었다. 심지어 힌남노와 가장 가까웠을 때도 200km 이상 거리를 유지했던 대만에서조차 수도 타이페이의 1000가구를 포함해 4만1000가구 이상이 정전되었다.
 
"슬픔과 회한이 다시 찾아오지 않도록"... 이 절절한 당부 

 
지난 4일 오전 기상청 브리핑룸에서 제11호 태풍 '힌남노' 예상경로 브리핑을 마친 이관연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발표를 마치기 전에 한 가지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한 화면을 띄웠다. 이 분석관이 띄운 화면에는 큰 피해를 준 태풍 루사, 매미, 메기, 차바로 인한 피해목록이 적혀 있었다.
 지난 4일 오전 기상청 브리핑룸에서 제11호 태풍 "힌남노" 예상경로 브리핑을 마친 이관연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발표를 마치기 전에 한 가지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한 화면을 띄웠다. 이 분석관이 띄운 화면에는 큰 피해를 준 태풍 루사, 매미, 메기, 차바로 인한 피해목록이 적혀 있었다.
ⓒ 기상청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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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100km 이상 떨어진 거리에서도 힌남노로 인한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기상청의 예상 경로에 따르면 힌남노는 6일 새벽, 제주도 인근 해역을 지나 아침이면 경남 통영, 거제에 상륙해 부산을 비롯한 경남 김해, 창원, 양산을 뚫고 지나가 경북 경주, 포항을 거쳐 오후에는 울릉도를 지나갈 예정이다.

지난 4일 오전 기상청 브리핑룸에서 제11호 태풍 '힌남노' 예상경로 브리핑을 마친 이관연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발표를 마치기 전에 한 가지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한 화면을 띄웠다. 이 분석관이 띄운 화면에는 큰 피해를 준 태풍 루사, 매미, 메기, 차바로 인한 피해목록이 적혀 있었다.

이 분석관은 "이번 태풍,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한 바람과 함께 많고 강한 비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금 보여드리는 이 숫자들 하나하나에 많은 사람들의 슬픔과 회한이 담겨 있다. 이 슬픔과 회한이 다시 찾아오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주시길 부탁드리고 부디 안전한 곳에 머무시길 부탁드린다"고 안전을 강조했다.

이 분석관의 말처럼 재난으로 인한 피해는 수많은 이들의 슬픔과 회한을 동반한다. 그렇기에 재난 대응에 있어서만큼은 다소 과하다 싶을 정도로 정부가 나서야 마땅하다. 상륙조차 하지 않은 일본과 대만의 사례를 볼 때 이번 태풍은 전례 없이 강력해 보인다. 태풍 상륙 전에, 정부는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발 빠르게 나서야 한다. 

태그:#힌남노, #재난 대응, #선제적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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