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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교육부가 낸 보도자료.
 2일 교육부가 낸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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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세계시민 역량을 키우겠다'면서 기존 직제에 있던 민주시민교육과를 인성교육과로 바꾸는 직제 시행규칙을 입법예고했다. "교육부가 '가만히 있어라'식 순종교육을 세계시민 역량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교육부는 2일 "기존 민주시민교육과와 체육예술교육지원팀을 통합해 세계시민으로서 필수적인 인성·체육·예술 등 융합역량을 기르기 위해 인성체육예술교육과(인성교육과)를 설치, 운영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이날 '교육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오는 7일까지 의견을 듣는다.

문제는 교육부가 인성교육과를 신설하기 위해 내세운 "인성 등으로 세계시민 역량을 기른다"는 논리가 세계 교육계의 추세를 거스르는 주장이라는 데 있다. 교육선진국은 오래 전부터 민주시민성을 강조하며 비판적·창의적 사고력을 기르는 교육을 해왔지, 인성교육을 강조한 사례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미국교사연맹의 메리 캐스원 리커 당시 상임 부대표는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하는 '캐릭터' 교육은 비판적 시민의식을 키우기 위한 것이지 어떤 가치를 학생에게 주입하기 위한 한국의 인성교육과는 전혀 다르다"면서 "만약에 미국에서 한국의 인성교육진흥법에서 규정한 것과 같이 '효도와 예절' 등을 국가 차원에서 지도하도록 한다면 당연히 거부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면서 "교육을 통해 '효도와 예절' 등 특정 가치를 주입하고 배양하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잘라 말한 바 있다. (관련기사 "학생들에게 인성 교육? 미국에선 상상도 못해" http://omn.kr/eoe1)

민주시민교육 활성화를 위해 활동해온 (사)징검다리교육공동체의 박영윤 사무처장은 "교육부가 민주시민교육과를 사실상 없애고 인성교육과를 새로 만드는 것은 세계 추세에도 역행하는 것일뿐더러 교육을 과거로 퇴행시키는 일"이라면서 "세계시민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우리교육은 '가만히 있으라'식 순종적인 인간을 기르는 인성교육을 벗어나 비판적인 민주시민 역량을 더욱 키우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태그:#인성교육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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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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