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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민우회 성평등복지팀은 2022년 협소한 ‘법적 가족’ 규정을 넓히고, 다양한 가족 실천을 포괄할 수 있는 법·제도·문화로의 변화를 촉구하는 ‘뚝딱뚝딱, ’가족‘ 법·제도·문화를 다시 짓다’ 사업을 진행합니다. 사업의 일환으로 온라인 설문조사 〈국가야, 내 ’가족‘ 여기 있다! :법·제도상 가족규정에 따른 차별 실태조사〉와 3회의 주제별 집담회 〈뚝딱뚝딱, ’가족‘ 새로 짓기〉가 실시되었습니다. 본 기사는 설문조사와 집담회를 통해 모은 시민들의 의견과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편집자말]
혈연과 혼인 관계에 묶이지 않고 다양한 모습으로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 TVN 프로그램
▲ [〈조립식 가족〉 이미지, 출처: TVN홈페이지] 혈연과 혼인 관계에 묶이지 않고 다양한 모습으로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 TVN 프로그램
ⓒ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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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연? 결혼? 그 어떤 제도에도 얽매이지 않은 새로운 형태의 가족이 온다. 서로의 필요에 의해 동거를 선택한 조립식 가족!"       위 내용은 tvN에서 방영된 '조립식 가족'이라는 프로그램의 홍보 문구다. 성격과 취향이 맞는 동성친구, 경제적 부담을 나누기 위해 함께 살게 된 사람들, 동거하는 연인... 혈연과 혼인 관계에 묶이지 않고 다양한 모습으로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 프로그램은, 한국 사회 구성원들의 '가족'에 관한 인식 변화가 미디어에 반영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미디어뿐만이 아니라 내 주변을 조금만 둘러봐도 마음 맞는 친구, 동거인·파트너, 반려묘·견과 새로운 형태의 가족으로 사는 것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2020년 여성가족부 '가족 다양성 국민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9.7%가 혼인·혈연관계가 아니더라도 생계와 주거를 공유하면 가족이라고 답변했다. 이처럼 시민들의 인식 또한 법적가족에서 새로운 가족으로 변화되었음을 확인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달라진 시민들의 인식과 삶의 형태를 한국사회는 얼마나 반영하고 있을까?

함께 사는 사람들이 내 '가족'    
'가족'관계 어디까지 포함되는 지 묻는 설문조사 결과
▲ [〈국가야! 내 ‘가족’ 여기 있다!〉 온라인 설문조사1. - 한국여성민우회] "가족"관계 어디까지 포함되는 지 묻는 설문조사 결과
ⓒ 한국여성민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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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민우회는 다양한 가족 형태를 반영하지 못하는 법 제도 현황과 차별 실태를 파악해 보았다. 설문조사는 지난 5월 25일부터 6월 15일까지 22일간 진행되었고, 153명의 시민들이 응답하였다.

누구를 '가족'으로 생각하는지 묻는 설문조사 1문항에 대해 시민들은 혈연·입양 등 법적 가족 83%, 함께 사는 연인(파트너, 배우자) 82.4%, 법률혼·사실혼 79.7%, 반려동물 75.2%, 함께 사는 나와 친밀한 관계 73.9% 순으로 답변하였다. 법적 가족이 아니어도 함께 산다면, 친밀한 관계라면 '가족'으로 여기는 비율이 높았다.

그렇다면, 법적 가족이 아닌 사람과 함께 살 때에도 동일하게 주거제도를 이용할 수 있을까?

신청자격 조차 없어요 
주거관련제도를 이용하지 못한 이유에 대한 설문결과
▲ [〈국가야! 내 ‘가족’ 여기 있다!〉 온라인 설문조사2. - 한국여성민우회] 주거관련제도를 이용하지 못한 이유에 대한 설문결과
ⓒ 한국여성민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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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에서 주거 안정을 위해 지원하는 주거정책은 혈연·혼인으로 구성된 전통적인 가족 관계만을 대상으로 삼고 있다. 현재 시행되는 공공임대주택, 행복주택, 주택청약 특별공급, 주택청약 가점제도 등 주거정책에서 친밀한 관계의 사람과 함께 사는 사람들을 정책 대상으로 포함하여 지원하는 경우는 없다. 다시 말해, 정책의 대상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관련 제도를 이용하지 못한 이유를 묻는 설문조사 2문항 에서는 76.1%가 제도의 대상이 아니어서 이용할 수 없었다고 답변했다.
 
"2인 대상으로 공급하는 청년주택에서 친구와 둘이 살 수 있으면 좋겠는데, 동성의 혈연가족만 같이 살 수 있어서 포기했어요."

"파트너와 함께 거주하고 싶은데 결혼은 안 한 1인가구로 잡혀 1인가구를 위한 주택만 신청할 수 있어요."

"공동명의로 주택을 구입하려 했지만, 법적 가족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1명의 이름으로 계약이 가능했고, 대출 또한 한명의 소득으로만 대출이 가능해서 대출가능금액이 줄어드는 불이익까지 받았습니다."

[〈"우리도 같이 좋은 집을 구하고 싶다! - 뚝딱뚝딱 '가족' 새로 짓기 집담회 2회차〉, 한국여성민우회]


 
법적 가족이 아닌 사람과 함께 거주한 경험이 있는 시민들이 모인 집담회에서도 각종 주거제도의 대상이 되지 못했던 구체적인 사례를 나눌 수 있었다. 법적 가족이 아니면 공공임대주택에서 함께 살 수 없고, 공동명의로 주거 관련 대출을 받을 수 없어 안정적인 주거 조건을 만들기 어려웠다. 현재 한국사회에서는 법적 가족이 아니라면 아무리 친밀한 관계라도 같이 살기 위해 더 많은 비용과 어려움을 감당해야한다.

안방, 작은방 말고 똑같은 크기의 방은 없나요?

친밀한 관계의 이들과 함께 살 주거 공간 형태는 제대로 만들어져 있을까? 주거 공간 또한, 설계 단계부터, 이성애 부부와 미혼 자녀로 구성된 4인 가구 "정상가족"을 기준으로 삼아 방의 크기가 안방(큰방)과 작은방으로 나뉘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마음 맞는 친구 셋이 각자 원룸에 살다가 거실이 필요해서 집을 합쳤어요. 방의 개수와 크기가 너무 차이가 크다보니 각자가 적정한 크기의 방, 충분한 공용 공간과 거실이 있는 집을 생각하지만 돈이 부족하고.."

"건축설계 관련 강의에서 들었는데, 한국사회 주거 공간 형태의 문제점으로 공간설계가 4인 '정상가족'형태이거나, 무조건 부부로 상정해서 방 하나는 엄청 크고, 나머지는 엄청 작고. 저도 룸메이트와 방 구할 때 방 크기 때문에 항상 고민했던 적이 있어요."

[〈"우리도 같이 좋은 집을 구하고 싶다! - 뚝딱뚝딱 '가족' 새로 짓기 집담회 2회차〉, 한국여성민우회]


 
"법적 가족"이 아니라는 이유로 친밀한 관계의 사람과 공공임대주택을 신청할 수 없어 같이 사는 것을 포기해야 하고, 주택을 구입하려 해도 공동으로 대출을 받을 수 없어서 대출 가능 금액이 줄어든다. 여타의 문제를 넘어 같이 살 집을 구한다고 해도 주거 공간 형태에서 다시 발목이 잡힌다. '법적 가족'이 아닌 친밀한 관계의 사람들과 함께 살고자 한다는 이유로 '법적 가족' 중심의 주거 정책으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를 고스란히 겪고 있다. 한국 사회의 주거정책 정말 이대로 괜찮을까? 

다양한 가족이 인정되는 주거 정책으로

1인 가구라는 이유로 적정 주거공간을 제공받지 못하는 정책. 동성 파트너와 7년을 같이 살아도 가족으로 인정받지 못해 공공임대주택에 들어갈 수 없는 정책. 마음 맞는 친구와 청년 주택에 같이 살고 싶어도 혈연이 아니라서 같이 살수 없는 정책. 그 밖에도 비혼·동거가족으로 일상을 살고 있는 다양한 가족은 주거정책의 부재로 인해 "보이지 않는 가족"으로 배제된 삶을 살고 있다.
 
"한 동네에서 모여살고 싶은데 쉽지 않네요. 노후엔 공동주거를 모색하고 싶어요."

"가치관이 맞는 친한 사람들과 함께 각방이 있고 공유공간이 있는 주거 공간에서 함께 살고 싶어요."

"동성혼 법제화가 되면 여자친구와 법적 혼인관계를 유지하며 같이 살고 싶어요."

[〈국가야! 내 '가족' 여기 있다!〉 온라인 설문조사,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사회의 '정상가족' 통념은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과 삶의 형태, 주거 및 주거 공간 형태까지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 이제라도 법적가족 중심의 주거지원 정책에서 벗어나 1인, 동거가족, 사회적 가족 등 다양한 가족을 아우를 수 있는 가족관련 법 개정 및 조례 제정이 밑받침 되어야 할 것이다. 주택설계부터 주거 공급, 지원 등 주거 정책 전반에 있어서도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포괄될 수 있도록 변화가 필요하다. 특정 대상을 배제하고 꾸려지는 정책이 과연 올바른 정책이라 할 수 있을까? 누구나 안정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다양한 관계를 포괄하는 주거정책으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 본 사업은 한국여성재단이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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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회는 1987년 태어나 세상의 색깔들이 다채롭다는 것, 사람들의 생각들이 다양하다는 것, 그 사실이 만들어내는 두근두근한 가능성을 안고, 차별 없이! 평등하게! 공존하는! 세상을 향해 걸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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