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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이 취임 후 발표한 시정 50대 과제와 정치·정책적 행보를 지역 시민단체와 각 영역 전문가가 평가하고, 대구시 발전과 시민의 삶에 필요한 과제들을 제언합니다.[편집자말]
홍준표 대구시장이 20일 국회 본관에서 열린 대구·경북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20일 국회 본관에서 열린 대구·경북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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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8일 민선 8기 대구광역시장 인수위원회에서 홍준표 시장의 정책이 발표되었다. 약 60개가 넘는 정책 중에 경제 관련 정책은 개발 공약까지 포함하면 60% 수준으로 과반수가 넘는다. 대체로 경제 관련 정책의 경우 예산 규모가 크므로 예산을 고려하는 비중이 매우 높은 편이다.

정책에서 경제와 개발 정책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대구의 경제적 문제가 심각한 것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원회 자료에도 경제적 후퇴에 대한 현재 상황에 대한 지적을 담고 있다. 하지만 문제에 대한 인식이 문제에 대한 해결로 이어지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강력한 리더십 아닌 섬기는 리더십 필요하다

우선 대구시의 가장 큰 문제로 '경제적 저성과'를 꼽고 있다. 1인당 GRDP(지역내총생산) 최하위, 인구 감소 등이 언급된다. 새로운 경쟁력 강화의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론은 대구의 영광을 재현할 강력한 리더십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강력한 리더십을 키워드로 잡은 것은 홍준표 신임 시장의 개성을 반영한 표현인 것 같다. 그런데 과연 대구 시민이 강력한 리더십을 원할까?

리더십은 여러 종류가 있다. 섬기는 리더십, 제왕적 리더십 중에서 고르라고 하면 대구 시민은 전자를 고를 것이다. 물론 섬기는 리더십과 강력한 리더십이 합쳐지면 제일 좋다. 대구 시민에게는 섬기고, 중앙 정부에는 강력하게 요구하는 리더십 말이다. 하지만 강력한 리더십이 대구 시민에게도 작용한다면 대구 시민이 별로 좋아할 것 같지 않다.

홍 시장은 강력한 리더십이 중앙 정부의 지원을 많이 받아 올 수 있는 리더십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항변할 수도 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발표된 정책을 보면 정책 61개 중 42개가 중앙 정부의 협조를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체의 70%에 이른다. 지나치게 대외적인 지원에 의존하는 것은 아닌지 또는 내부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를 무시하게 될 우려는 없는지를 자문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진다.

아울러 문제는 강력하냐, 아니냐가 아니라 어떤 내용인가이다. 발표된 정책들의 세부 내용을 일람해보면 예산이 확정되지 않은 장기 계획들과 아이디어 모집 단계로 보이는 미성숙한 계획들이 다수이다. 결국 강력한 리더십보다는 정교한 설계와 실현 가능성을 함께 고려하는 정책 구상이 필요하다.

성장 위주 경제정책, 장밋빛 미래만 제시한다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 인수위 이상길 위원장이 6월 28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정책을 발표했다.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 인수위 이상길 위원장이 6월 28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정책을 발표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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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정책들의 내용을 좀더 살펴보면 번영, 글로벌 등을 키워드로 잡고 대규모 개발공약과 맞물린 성장 일변도의 경제 정책들이 다수이다. 얼핏 보면 MaaS(Mobility as a Service, 미래형 교통시스템), UAM(Urban Air Mobility, 도심형 항공 모빌리티) 등 첨단산업 중심으로 확산하고자 하지만 첨단산업에 걸맞은 사회문화구조를 갖추고 있는지부터 자성해 봐야 한다.

첨단산업은 겉보기에는 화려해 보여도 전시행정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고, 시범사업 단계를 거쳐서 상용화되고 실제의 경제생활에 기여하기까지는 시간이 매우 많이 걸린다.

반면 대구에 이미 있는 많은 산업을 활성화하고, 전환기에 있는 구조조정될 산업들이 원활하게 정상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매우 시급하다. 이것이 대구 시민의 경제적 삶을 개선시키는 최적의 방안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기존 산단의 업종 전환, 스마트 산단으로의 전환 등 해당 이슈가 사업 꼭지에 포함되어 있는 것도 있으나, 미래형 첨단산업과 기존의 경제구조가 어떻게 서로 녹아들어 갈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이전 시장이 노력해서 유치한 로봇산업, 의료산업 등에 대해 꾸준히 더 투자하고 집중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산업 정책 역시 지속성이 필요하다.
   
공약 중에는 경제공약으로 간주할 수 있지만 사실상 개발사업으로 보아야 할 정책들이 많이 발견된다. 도심 벤처밸리 조성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실질적인 내용은 도심 재개발 사업이다. 개발 정책의 특성상 건설 경기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고 화려한 재개발의 외양과 내부의 복잡한 이해관계로 인해 대구 시민이 혜택을 볼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결국 임기 중 완료할 수 없는 정책들과 시작만 하는 정도로 끝날 정책들이 다수인데 삽을 뜨게 되면 건설사만 배부른 것이고, 완료가 된다고 해도 실제 대구 경제 활성화로 정착되는 데까지 시간이 엄청나게 걸리는 정책들이 수두룩하게 포진하고 있다.

이보다도 내실 있고 실속 있는 정책들을 더 개발할 수 없을까? 정치적으로 보면 개발 공약이 눈에 띄고 제시하기 좋아서 많이 언급하지만 실제로 내실 면에서는 권장할 정책이라고 보기 어렵다.

예를 들어 에너지 전환과 관련한 정책이 눈에 띄지 않는다. 에너지 전환은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미래형 과제이며 기후위기 난제를 해결할 인류적 과제이지만 이것이 새로운 산업을 낳고 있다.

에너지 전환 관련 산업은 친환경 발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 절약, 친환경 교통수단 확산 등의 문제가 서로 맞물려 있어 대규모의 새로운 산업이 창출되고 있다. 난무한 개발 정책 중에 하나 정도만이라도 대구 시민의 생활과 경제활동에 실질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느냐에 집중해서 정책을 성사할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

경제와 삶이 결합되는 정책이 필요하다

오히려 시민들의 정책제안에서 유의미한 시사점을 얻을 수도 있을 듯하다. 시민들의 정책제안은 체계성은 부족할지라도 오히려 대구 시민의 욕구와 문제를 절실하게 보여준다는 장점이 있다. 또 홍 시장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이라는 선입견을 타개할 방안이기도 하다.

이러한 방안들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될 필요가 있다. 경제 문제는 경제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 문화적 문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그 산업을 일으킬 사람이 필요한데, 인수위의 정책안들은 사람보다는 자본에 집중되어 있다.

오히려 상황은 반대가 아닐까? 자본은 돈이 되면 들어오지만 돈이 안 되면 아무리 유혹해도 오지 않는다. 돈이 되려면 좋은 사람이 있어야 한다. 사람이 오려면 살기가 좋아야 한다. 좋은 삶이 보장되어야 한다. 그래서 산업정책은 주거와 문화, 교육 정책과 밀접히 연계된다. 특히 지역에서는 더 그렇다.

산단 따로, 주택지 따로, 학교 따로, 문화시설 따로 하는 정책이 아니라, 한 구역에 이런 요소들이 통합적으로 구성되어야 산업도 활성화될 수 있다. 그렇다면 대구광역시 단위의 큰 사업이 아니라 기초지자체 단위의 사업에 대구시가 더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기초지자체가 잘 되면 대구시도 자연히 잘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산업 그 자체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 문화, 주거 등 다면적인 영역에 골고루 투자해야 한다. 경제 정책과 밀접하게 연관되는 다면적 정책의 대표적 사례가 인재육성이다. 예를 들어 정책제안 2번 중 "인베스트 대구 프로젝트"는 교육과 연계하는 시도를 높이 평가할 수 있지만 디지털 인재 일변도의 양성 계획은 시대착오적이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인재육성 자체를 총체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한 종류의 인재만 양성한다고 인재 양성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며, 사실상 이렇게 인재를 양성할 수도 없다. 이런 관점에서 대구·경북의 고등교육 인프라에 주목해야 한다.

한두 가지의 산업에 맞춘 인재육성이라는 협소한 관점에서 총체적인 인재육성이라는 관점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지식기반사회는 한두 가지 지식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지식이 어우러져 지식 그 자체가 하나의 생산력으로 전환되는 결과를 낳는 사회이다.

홍 시장에게 제안한다
 

첫째, 재임 초기에 경제, 사회, 문화, 주거 등 대구 시민들의 다양한 영역들에 대한 대화를 대구 시민들과 집중적으로 해야 한다. 이야기를 많이 들을 필요가 있다. 만약 이렇게 소통에 성공한다면 좋은 정책을 만들어 낼 수도 있고, 좋은 정책들이 만들어져 실천된다면 성공한 시장으로 평가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둘째, 정책들은 경제, 사회, 문화, 교육, 주거가 분절된 것이 아니라 잘 결합되어야 한다. 즉 삶의 질이 주어가 되어야지, 산업이 주어가 되어서는 경제 문제의 해결이 안 될 것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특히 지역 대학과 협업하는 모델을 구축하라고 제안한다.

역사 이후 인간은 행복한 삶을 추구하면서 경제적 진보를 이루어왔으며, 생산량은 증가하고 전 지구가 물질적으로 진보해왔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이 진실로 원하던 자유를 누리며 효용을 극대화하지는 못했다. 주요 선진국의 경제적 성장 수준과 행복 수준을 비교해 보았을 때 한국은 성장 수준과 비교해 국민총행복 수준이 낮은 '성장 대비 저행복' 집단에 속해 있다.

한국의 국내총생산은 세계 10위 수준이고, 과거에는 개발도상국이었지만 세계 최초로 국제기구가 인정하는 공식적인 선진국의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국민들이 일상생활에서 누리는 삶의 행복 수준은 경제적 성취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사실은 현재 시점에서 대구가 경제 성장만 강조해서는 대구 시민의 행복을 향상시킬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 사회와 정부가 국민총행복 향상을 지향할 때, 우선순위를 두어야 할 것은, 우선 행복의 불평등한 분배를 조정하고 대구 시민들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사회적 공감대를 조성할 제도적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대구대학교 교수입니다.


태그:#홍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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