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자료 사진). 사진은 지난 5월 17일 상임위 발언 모습.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자료 사진). 사진은 지난 5월 17일 상임위 발언 모습.
ⓒ 공동취재사진

관련사진보기

 
"윤석열 대통령, 존경합니까? 문재인 대통령을 더 존경하는 것 아닙니까?"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재선, 경기 이천시)이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에게 던진 질문이다. 정부·여당이 문재인 정부 당시 발탁된 공공기관장·국책연구기관장들을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부합하지 않는 인사'로 규정하면서 사퇴를 압박하는 와중에, 여당 의원이 공공기관장을 상대로 '정치성향 검증'에 나선 꼴이다.

송석준 의원은 먼저 "대한민국은 명백한 책임정치, 대통령제 국가 아니냐. 국정과제를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정부기관의 수장은 누구보다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같이 하는 분들이 해야 한다"면서,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에게 "이 자리에 (그런 취지에) 어색한 분들이 몇 분 있지 않느냐"고 물었다. 방 실장은 "제가 말하기엔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면서 답변을 피했다.

그러자 송 의원은 지난 대선 직후 사의를 표명했던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에게 "사의를 표명한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조 위원장이 "여러 이유가 있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하자, 송 의원은 "훌륭하시다. 문재인 대통령 존경하시냐"고 물었다. 이에 조 위원장이 "네"라고 짧게 답했다. 송 의원은 곧장 "윤석열 대통령은 존경하시나"라고 되물었다. '당신이 과연 윤 대통령과 국정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인사냐'는 논리를 전개하기 위한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조 위원장은 마지 못한 듯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통령이시니깐, 네"라고 답했다. 송 의원은 "소신 있는 행동, 소신 있는 결단, 새 정부의 철학에 공감해 주시면서 스스로 사의를 표명해주신 부분에 존경을 표한다"고 답변을 받았다. 그러고는 바로 정부·여당의 사퇴 압박에도 법에 정해진 임기를 수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전현희 위원장에게 "윤석열 대통령, 존경하시냐"라고 첫 질문을 던졌다. 

전 위원장은 살짝 웃으면서 "네. 국민들을 위해서. 최고 국가책임자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하실 것을 믿고, 그렇게 응원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송 의원은 "그런데 (윤 대통령을) 존경하냐고요. 전임 대통령과의 차이 잘 아시지 않나. 문 전 대통령이 추구한 국정철학과 과제, 윤 대통령이 추구하는 국정철학과 과제는 명백한 차이가 있지 않냐"라고 따지기 시작했다.

전 위원장은 이에 "대한민국 부패방지 총괄기관이자 국민권익구제기관으로서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보좌하고 국민들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해 일하겠다"고 답했다.

"새로 임명될 분 대기하고 있는데, 그분보다 윤 대통령 더 존경하나"

송석준 의원은 목소리를 더 높였다. 그는 "방금 말하신 직무는 권익위 조직과 직업공무원인 공직자들이 얼마든지, 전 위원장 안 계셔도 새 위원장과 함께 더 훌륭하게 국민 권익을 지키고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보좌할 수 있다"며 "새로 임명될, 윤 대통령의 국정철학 이해도가 높은 분이 (차기 권익위원장으로) 대기하고 있는데 그 분보다 윤 대통령을 더 존경하느냐"고 물었다.

전현희 위원장은 "국정과제나 국정철학을 (대통령과) 공유하고 성실히 수행하는 문제는, 정권에 편향되거나 거기에 무조건 따르는 것과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맞섰다. 그러자 송 의원은 "(전 위원장은) 윤 대통령보다는 문재인 대통령을 더 존경하는 사람 아니냐. 제가 말한 게 틀렸나"라고 소리쳤다.

전 위원장은 재차 "국민권익위는 특정정파에 치우치지 않고 공정하고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이라며 "(권익위원장의) 임기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법치주의의 문제다. 법령에 정해진 업무와 임무를 공정하고 독립적으로 수행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이런 업무를 충실히 하겠다"고 답했다.

송 의원은 발언 시간 초과로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도 전 위원장을 계속 몰아 세웠다. 그러나 전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철학은 법치주의, 공정과 상식이라 알고 있다. 그에 어긋남 없도록 일하고 있다"면서 물러서지 않았다.

"세계적인 입법례를 봐도 대통령과 임기 달리하면서 업무 독립성 보장 받아"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관련사진보기

 
한편, 전현희 위원장은 앞서 다른 의원의 질의 때도 같은 취지의 답변을 하면서 주어진 임기를 끝까지 수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문에 "권익위는 업무 자체가 동등하고 독립적으로 이뤄져야 할 기관"이라며 "세계적인 입법례를 봐도, (국가의) 옴부즈만 기관은 정부의 수반인 대통령·총리와 임기를 달리하면서 업무의 독립성을 보장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대법원에서 권익위 전원위원회 구성을 위한 위원 추천을 받는 등 이 자리에 계시는 공정거래위원회나 금융위원회와는 구성이 매우 다르다"며 "정파적인 입장을 떠나서 공정하게 협의해 국민 입장에서 권익을 구제하라는 입법 취지다. 다른 기관과는 달리 임기가 보장돼야 하는 기관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태그:#전현희, #송석준, #윤석열 대통령, #국민권익위원회, #임기 보장
댓글6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