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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애 교육부장관이 지난 11일 시도교육감협의회 총회에 처음 참석했다.
 박순애 교육부장관이 지난 11일 시도교육감협의회 총회에 처음 참석했다.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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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애 교육부장관이 '혈중 알코올농도 0.251% 만취운전' 수사와 기소 과정에서 자신이 근무하던 직장인 숭실대학교에 이 사실을 알렸는지, 수사기관에 자신의 사립대학 교원 신분을 숨기지는 않았는지 여부가 도덕성을 가늠하는 또 다른 주요 잣대로 떠오르고 있다.

사립학교법과 국가공무원법상 기소된 교원은 사립대학이 직위해제할 수 있으며, 만취운전으로 입건된 교원은 해임·파면까지도 처분할 수 있다. 하지만 박순애 장관이 숭실대로부터 관련 징계처분을 받았는지 여부에 대해 교육부와 숭실대가 일체 답을 내놓지 않고 있어 의혹이 커지고 있다.

교육부· 숭실대, 처분 내용 한 달 넘게 답변 안해 

12일 현재 교육부와 숭실대는 박순애 장관의 음주운전 관련 숭실대 처분 내용에 대해 한 달이 넘도록 입을 꾹 다물고 있다. 국회 교육위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6월 6일 교육부와 숭실대에 박순애 장관의 만취운전에 대한 다음의 자료를 요구했지만 답변서를 받지 못하고 있다.

박순애 후보자의 음주운전(사건번호 서울지방법원 2002고단75OO) 관련
가. 숭실대가 해당 사건을 통보받은 일자.
나. 해당 사건에 대한 숭실대의 교원징계위 개최 유무
다. 해당 사건에 대한 숭실대의 징계 유무 및 결과
 

만취운전 수사와 기소 당시인 2001~2002년 박 장관은 사립학교 교원 신분인 숭실대 조교수였다. 이에 따라 박 장관의 만취운전을 수사한 검·경은 숭실대에 해당 사실을 통보해야 했고, 숭실대는 해당 내용에 대해 적절한 징계 조치를 취해야 했다.

강 의원은 이 같은 조치를 숭실대가 실제로 취했는지 여부를 묻기 위해 이 같은 자료를 요구한 것. 12일 교육부는 답변을 미루는 이유에 대해 강 의원실에 "숭실대가 관련 내용에 대해 답변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2001년 당시에도 수사기관은 사립학교법 복무규정에 준해 사립학교에 교원 범죄 사실을 통보해왔다. 사립학교법 제55조는 '사립학교 교원의 복무는 국립학교·공립학교 교원(공무원)에 관한 규정을 준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사립학교법이 준용하도록 하고 있는 국가공무원법은 제83조에서 "수사기관은 조사나 수사를 시작한 때와 이를 마친 때에는 10일 내에 소속 기관의 장에게 그 사실을 통보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그 동안 대학 교원에 대한 수사통보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가 여러 차례 있어 사회적 논란이 된 바 있다. 대부분의 경우 해당 교원이 수사기관에 자신의 사립대학 근무사실을 숨겨 통보행위 자체를 방해했기 때문이었다. 

강민정 의원은 <오마이뉴스>에 "숭실대가 수사기관으로부터 박 장관 사건 관련 통보를 받았다면 당시 박 장관에 대해 징계 등의 조치를 내렸을 것이다. 하지만 숭실대가 별다른 처분을 하지 않았다면 박 장관이 수사기관에 자신의 교수 신분을 숨겼음은 물론 숭실대에도 자신이 수사 받고 있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을 가능성이 짙다"면서 "초·중·고 교원이나 대학 교수가 이렇게 신분세탁을 했다면 도덕적·법적 책임을 엄하게 물어야 하는 것이 바로 교육부장관이다. 박 장관은 자신의 신분세탁 의혹에 대해 명명백백하게 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교육부장관은 수사통보 방훼 '신분세탁' 엄벌하는 직위인데..."
 
박순애 교육부장관 음주운전 사건에 대한 2002년 9월 서울지법 판결문.
 박순애 교육부장관 음주운전 사건에 대한 2002년 9월 서울지법 판결문.
ⓒ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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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박순애 장관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준비해온 교육부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박 장관께서 음주운전 관련해 숭실대에서 어떤 처분을 받았는지 따로 말씀하신 바가 없어, 그 내용에 대해 지금은 설명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서울지법으로부터 지난 2002년 9월 12일 음주운전 선고유예 '특혜'를 받은 박 장관은 2004년부터 국립대인 서울대로 자리를 옮겨 교수로 근무했다. "숭실대에서 박 장관에 대해 중징계를 내렸다면 서울대 교수로 자리를 옮기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게 사학단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태그:#박순애, #만취운전, #숭실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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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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