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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재밌으려고 읽는 거 아님?" 인문학적 소양 결여의 결말은 '혐오 사회'

22.07.01 13:35l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트위터에 올라온 '인문 기초소양을 배우지 못하는 과학고의 현실' 문제에 대해 한 유저가 인용한 글이 화제다.
 
"근데 오발탄 난쏘공(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왜 읽음? 재밌나? 소설은 재밌으려고 읽는 거 아님?"라는 내용의 트윗은 3천 회 이상 인용됐다. 대부분이 청년들의 인문학적 소양의 현실을 우려하는 내용이었다. 
 
해당 게시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 글이야말로 젊은 세대 인문 기초소양의 결여를 보여준다", "소설을 오락용으로밖에 소비하지 못하는 시각이 안타깝다"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소설뿐만 아니라 요즘 세대는 독서량조차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통계청에서 조사한 대한민국 연평균 독서량은 2021년 13세 이상 평균 7권으로, 2011년 평균 13권에 비하면 많이 줄어든 수치다. 
 

 
김희정(가명) 씨는 "대학교 글쓰기 강의에서 공개적으로 독서 실태 조사를 했을 때 한 달에 1-2권 정도 읽으면 많은 편이었고 거의 독서를 하지 않는 학생도 많았다. 저와 마찬가지로 독서를 즐기지 않는 친구들이 더 많다고 느낀다"고 했다. 
박우진(가명) 씨는 "현재 보건 관련 학과를 다니고 있는데, 다른 과에 비해 전공 이수 시간이 많다 보니 따로 책을 읽을 기회가 적다."고 했다.
 
입시를 거쳐 취업 생태계에 뛰어든 대학생들은 끝없는 '경쟁'을 하느라 인문적 소양을 쌓을 여유가 없다. 
 
김동규 연세대학교 교양연구소 교수는 "인문학적 소양이란 타인과 소통할 수 있는 무형의 자산이다. 타인의 마음을 살피는 섬세한 배려는 인문학적 소양에서 나오고, 그 소양이 없으면 타인과 소통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최근의 한국처럼 사회적 갈등이 표면 위로 드러난 사회에서는 인문학적 소양이 필히 요구된다. 
 
 
 
 
■ 인문학적 소양의 결여는 혐오 사회로 이어진다 
 
 
"타자와의 공감을 위해서는 상상력이 필요하다. 타인의 고통에 연민과 공감을 느끼는 데 이야기만큼 효과적인 것이 없다."고 마사 누스바움 시카고대학 쳘학과 교수는 이야기한다. 
 
이때 요구되는 것이 서사적 상상력이고, 소설 즉 인문학의 필요성이다. 
 
인문학적 상상력이 결여되었을 때 타인에 대한 공감이 쉽지 않고, 이는 자연스럽게 혐오 사회의 형성으로 이어진다. 
 
최근 한국에서는 대선을 거치며 '혐오를 이용한 포퓰리즘' 문제가 대두됐다.
 
마사 누스바움은 "인간은 비정상들을 혐오함으로써 자신의 정상성을 인정받고 확인하는 데서 쾌감과 만족을 느낀다"고 말했다. 차별과 배제를 원하는 대중의 뒤틀린 욕망을 자극해 표를 챙기는 정치인들의 행보는 사회를 병들게 한다. 
 
한 당대표가 장애인 단체의 시위를 "선량한 시민 최대 다수의 불편을 야기"한다고 언급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약자의 고통에 공감하기보다 일상의 불편을 중요하게 여기는 소시민의 감정에 호소한 것이다.
 
장애인 이동권 시위를 주도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관계자는 "혐오와 불편을 표출하는 목소리는 당연히 불편하고 힘든 요소이지만, 이 불편과 힘듦을 견디는 일은 장애인들이 평생에 걸쳐 겪어야 하는 험난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혐오 사회를 향해 달리는 국가에 제동을 걸어줄 유일한 장치는 '타인의 고통을 볼 줄 아는 폭넓은 시각'이다. 
 
 
 
■ 청년들의 인문학적 소양 결여, 원인은 무엇일까
 
김동규 박사는 청년들의 인문학적 소양 결여의 원인으로 입시 제도를 꼽았다. 
 
"과열된 입시 경쟁이 주요 원인이라 봅니다. 입시 제도를 없애거나 개선하지 않는 한 주목할 만한 큰 변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 대학교육 차원에서라도 인문학적 소양을 기를 수 있는 수업을 많이 개설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아요." 
 
현 입시 제도는 '평가를 위한 평가'라고 불릴 만큼 초점이 결과에 치우쳐 있다. 
 
청소년의 비판적, 확장적 사고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입시를 벗어난 심도 있는 인문학 교육이 필요하다.
 
입시 제도의 근본적인 문제가 곧바로 해결되기 힘든 상황에 대학교육을 대안으로 제시할 수 있다. 
 
입시 경쟁 외에도 자극만을 좇게 만드는 미디어의 부정적 영향 등 원인은 다양하다. 
 
 
■ 인문학을 통한 포용 사회 되었으면
 
 
자라나는 학생들이 미래의 사회를 구성한다. 사회가 유도하는 대로 휩쓸려 따라가기 보다 자신만의 판단 기준을 갖고 세상을 보아야 한다.
 
현재의 한국과 같이 갈라 치기, 양극화가 극대화된 사회에서는 무엇보다 공감 능력 함양이 우선이다. 
 
타인을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하기 보다 이해하고 공감할 줄 알아야 변화는 시작된다. 타인을 포용할 줄 아는 사회가 더 나은 내일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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