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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지방선거에서 최연소로 출마한 진보당 신은진 후보(19세, 경기도 광역비례)
 이번 지방선거에서 최연소로 출마한 진보당 신은진 후보(19세, 경기도 광역비례)
ⓒ 서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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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만 19세인 신은진 후보(진보당, 경기도 광역비례)는 중학교 때부터 '오산청소년 평화나비 서포터즈'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고 해결하기 위한 캠페인과 수요시위에 참석했고,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는 '특성화고등학생 권리연합회'와 '전국특성화고 노동조합'에서 활동했다.

만 19세인 신은진 후보를 지난 7일 수원에 위치한 민주노총 경기본부에서 청소년·청년 후보로서 출마의 변을 듣고 정치활동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다음은 신 후보와의 일문일답.

-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학교에서는 노동조합 활동도 어렵고 우리나라는 청소년 중에서 고등학교 3학년만 투표권을 가질 수 있고, 정당가입도 법정 대리인의 동의가 필요한 이런 환경이 청소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 같다고 느꼈다.

특히 작년 10월에 저와 같은 나이였던 고 홍정운님이 현장실습 중에 사망한 일을 곁에서 보게 되면서 특성화고 학생들이 진짜 값싼 노동 착취에 내몰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청소년들이 살고 있는 현실의 문제들은 정말 많은데, 노동조합 활동만으로는 보장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고 느껴 시작하게 되었다."

- 경기도의원 비례대표로 출마하신 계기는 무엇인가?

"작년 한 해 동안 특성화고 노동조합을 통해 학생들을 만났고 저 또한 직업계고의 실습생으로서 우리의 권리가 사회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특히 노동인권, 정치기본권이 배제되고 있다는 것에 화가 났다. 그리고 노동조합 활동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꼈고, 정치의 필요성을 알게 되었고, 더 큰 변화를 만들고 싶어서 지방선거 출마를 결심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작년 말 공직선거법이 개정되면서부터 청소년의 정당 활동이 가능해졌고, 피선거권이 만 18세로 하향 되면서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최연소로 출마한 진보당 신은진 후보(19세, 경기도 광역비례)
 이번 지방선거에서 최연소로 출마한 진보당 신은진 후보(19세, 경기도 광역비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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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특성화고 노동조합에서 어떤 활동을 했나?

"지난해 8~9월에는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특성화고등학교를 그저 방관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를 향해 '공공부문 고졸 일자리 확대'를 요구하며 릴레이 기자회견을 진행하였고, 10월에는 현장실습 중 돌아가신고 홍정운 님을 추모하기 위해 수원역에서 추모 촛불을 들었다.

이어 11월에는 홍정운 님의 친구들과 함께 다시는 이런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대로 된 노동 교육을 실시하라고 외치며 청와대로 행진하였다. 최근에는 학생생활인권규정 속에 노동조합과 정당, 정치 활동을 금지하고 청소년을 억압하는 있는 규정을 없애는 성과를 이뤘고, 최저시급에 미달되는 급여를 받으며 실습하던 경기도형 도제의 임금을 일당 5만 원에서 8만 원으로 올리는 성과를 이뤄냈다."

고졸이어도 차별받지 않는 사회 만들 것

- 전국특성화고 노동조합 활동에서 느낌점은?

"전국특성화고 노동조합은 전국 최초 고등학생으로 이뤄져 있다. 매년 현장실습생들의 산재 사고가 발생하고 있지만 사건이 터졌을 때만 반짝 이슈가 될 뿐 가장 중요한, 이후 안전 대책이나 관리·감독, 가해 기업 처벌 문제에 대한 논의는 전혀 진전되지 않고 있다. 

그리고 '고졸'이라는 딱지가 사회적으로 차별을 불러오고 있기 때문에 학력 차별 없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학생들이 대학과 수능을 준비하고 있다고 해서 다른 길을 선택한 청소년들이 차별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 특성화고를 선택하거나 고졸이어도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안전한 일터, 공정한 임금, 노동권과 인간적인 대우를 받을 권리는 누구에게나 평등해야 한다. 좋은 직장이 학력과 무관한 모두의 노동 환경이 될 수 있도록 학교의 교육제도를 개선하고, 공공기관부터 고용을 확대하여 잘릴 걱정 없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더욱 늘리는 등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낀다."

- 노동운동과 정치활동에 대한 애로사항이 있다면?

"학생의 노동조합과 정당·정치 활동을 반대하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학교가 많았다. 작년에 수원 지역의 두 학교 앞에서 학생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줄 때 '노조가 한국 사회를 좀 먹는 것도 모르냐', '말 대꾸 하지 마라', '학교 앞에서 이런 거 나눠주면 안 된다', '학생의 소유권은 학교에 있다'는 교사들의 망언을 들어야 했다.

이것은 분명히 청소년의 노동조합·정당·정치 활동을 가로막은 일이고, 상위법인 경기도 청소년인권법에서는 정치활동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음에도 학교가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

정치 활동에서의 어려운 점은 기탁금과 선거 비용이다. 후보 활동을 하게 되면 직장을 다니기 어려워진다. 나는 고등학교 졸업 후 취업을 못했기 때문에 기탁금을 내는 것이 큰 부담이 되지만, 기탁금을 줄이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명함, 선거복, 식비, 교통비 등 선거 활동에 드는 비용이 지원되었으면 좋겠다."

진보당은 '박근혜 탄핵 촛불 집회'에서 인연
 
이번 지방선거에서 최연소로 출마한 진보당 신은진 후보(19세, 경기도 광역비례)
 이번 지방선거에서 최연소로 출마한 진보당 신은진 후보(19세, 경기도 광역비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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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당'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오산청소년 평화나비 서포터즈' 활동 당시 박근혜 탄핵 촛불 집회에도 갔는데, 옆에 계신 분이 참가자들에게 음식이랑 핫 팩도 나눠주시고 자주 뵈던 분들과는 반갑게 인사도 했었는데 나중에 그분들이 진보당 당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때 은연중에 진보당 사람들이 하는 활동은 사회를 변화시키는 일이라는 것을 느꼈고 저도 함께 그런 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청소년인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하며서 자연스럽게 진보당을 선택하게 되었다."

- 진보당 청소년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에 대한 소감은?

"만 16세부터 정당 가입이 가능해졌고 만 18세부터 피선거권을 가질 수 있음에도 여전히 학교에 정치기본권을 침해하는 학생생활 인권규정이 남아있는 것을 보면서 이를 개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매일 경기도의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이와 같은 사실을 알려내고 있다.

많은 청소년들이 자신의 정치기본권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학교 내 인권침해 등을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청소년이 직접 정치를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고 있다."

- 당선이 된다면 가장 무엇을 하고 싶은가?

"가장 먼저 특성화고 졸업생 취업 지원 조례를 제정할 것이다. 직업계고 현장실습 운영 및 지원 예산 확대, 공공기관 고졸 노동자 의무 채용 30%로 확대 등의 내용을 담아 특성화고생이라면 누구나 양질의 일터에서 일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그리고 청소년 기본 수당 지원 조례 제정하여 청소년 기초생활 보장받을 수 있도록 교육비·교통비·통신비·의복비·문화생활비를 지원하고, 모든 청소년에게 바우처가 등록된 청소년증 발급하여 청소년들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시키는 일을 하고 싶다."

"청소년·청년이 사회의 미래? 현실은 존재하지 않아..."

- 청소년·청년들이 느끼는 차별과 인권이란 무엇인가?

"성별, 나이, 인종, 성적 지향, 외모, 능력 등에 따라 수직적인 형태가 아닌, 차별 없는 수평적 관계가 필요하다. 모든 사람은 존중받아야 마땅하고 어떠한 기준으로도 차별받아선 안 된다. 어리다는 것은 무조건 보호의 대상이 되고 때론, 차별과 배제의 현실에 놓이기도 하다.

청소년과 청년이 이 사회의 미래라고 말하면서도 이들을 위한 정치가 존재하지 않고, 오히려 정치에서도 배제하고 있다. 심지어 청소년들의 정치기본권을 보장하지 않고, 정당 가입에서도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등 청소년의 기본적인 시민권조차 제대로 보장하고 있지 않는 것에 분노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최연소로 출마한 진보당 신은진 후보(19세, 경기도 광역비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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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의 '여가부 폐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윤석열 대통령이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했지만 현실은 다르다. 작년에 노동조합에서 현장실습과 학교에서의 성추행 사건을 묵인한 것에 대한 규탄 투쟁을 진행했다. 아직도 성희롱과 성추행, 성폭력에서 자유롭지 못한 현실을 겪었다. 교육청과 학교에서의 2차 가해로 당사자가 많은 고통을 받았는데, 가해 사실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교육 현장이 안타깝다. 특히 최근에 한 청소년재단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성희롱한 사건을 보며 모든 공공기관 교육 현장에서 일어나는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 처벌을 강화하고 성인권 교육도 의무화하는 것이 필요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 경기도민들은 진보당을 왜 선택해야 하나?

"진보당은 당사자 직접 정치를 말하는 정당이다. 청소년·청년·노동자·여성·소수자 모든 계층의 당사자가 직접 정치하는 것에 가장 큰 가치를 두고 있다. 다른 정당에도 2030세대가 존재하긴 하지만 그 수가 많지 않고, 정치 구성원은 대부분 기성세대로 꾸려져 있다.

차별이 난무하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고통을 겪고 있는 당사자들이 직접 의견을 제시하고 문제를 바꿔야 한다. 누군가에 의한 대리 정치에는 한계가 있음을 이미 모두가 확인했다. 진보당과 함께한다면 직접 정치를 통해 스스로가 진짜 원하는 정책과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

"나와 같은 10대 정치인을 어리다고 보는 시선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성 정치도 있고 청년 정치도 있다면 청소년 정치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특성화고 여성, 다문화, 고졸 노동자인 나는 차별을 뛰어넘는 정치를 하고 싶다.

이번 지방선거로 진보당을 더욱 알리고 청소년 정치와 더불어 모든 계층의 당사자 직접 정치의 문을 여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진보'라는 가치에 꼭 투표해줬으면 좋겠다."

태그:#신은진, #진보당, #청년정치인, #청소년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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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노동·사회복지 분야를 주로 다루며 권력에 굴하지 않고 공정한 세상을 위한 목소리를 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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