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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부산 집중유세마다 지역 공약으로 KDB 산업은행의 재배치, 부산 이전을 강조해왔다. 지난 8일 부산 연제구 온천천 유세에서 관련 공약을 강조하고 있는 모습.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부산 집중유세마다 지역 공약으로 KDB 산업은행의 재배치, 부산 이전을 강조해왔다. 지난 8일 부산 연제구 온천천 유세에서 관련 공약을 강조하고 있는 모습.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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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KBD산업은행을 부산에 재배치하겠다는 것도 부산을 세계적인 해양·무역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산업은행 이전은 이번 대선에서 나온 '윤석열표 균형발전 정책' 중 하나다. 윤 당선인은 부산 집중 유세마다 산업은행의 부산 재배치를 적극적으로 강조했다.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수도권에 집중된 금융산업을 부산으로 분산하겠다는 공약이다. 이를 뒷받침하고자 부산지역 15명의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 1월 산업은행 본점을 부산에 두도록 하는 법률개정안을 국회에 발의했다.

윤석열 당선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도 공약 실현을 검토하고 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지역균형발전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필수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지방선거까지 코앞에 두고 있는 만큼 인수위가 '산은 부산 이전'을 바로 본격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부산시 또한 윤 당선인 부산 공약의 국정과제화를 위한 적극적인 행동을 예고했다. 최근 관련 보고회를 연 박형준 부산시장은 공공기관 2차 이전을 언급하며 "윤 당선인이 부산 발전을 위해 제시한 공약들이 실제로 실현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 산업은행 공약했지만... 논란 여전

하지만 산업은행 이전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당장 금융계와 산업은행 노사의 저항이 거세다. 이들은 정치적 셈법에 따라 이전 문제를 다뤄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대선 과정에서 산업은행 이전 공약이 언급되자 "이는 진보가 아닌 퇴보"라고 비판했다. 산업은행은 인수위에도 반대 입장을 전달하기로 했다.

노동조합 역시 "현실성이 없다"며 윤 당선인의 공약에 반기를 들었다. 산업은행 노조 등 전국금융산업노조가 투표일 전인 지난 7일 연 기자회견에서는 "차라리 국민의힘 당사와 대검찰청, 검찰 조직을 부산으로 이전하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금융노조는 "지역경쟁력은 고사하고, 대한민국 전체에 피해를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윤 당선인의 공약을 '망언'으로 규정한 노조는 '국책은행 이전 반대 태스크포스(TF)팀'까지 구성해 이번 사안에 맞서는 중이다.
 
사진은 15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모습.
 사진은 15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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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대응에 윤석열 당선인 측은 불편한 반응을 감추지 않고 있다. 윤 당선인측 핵심 인사는 15일 <부산일보>와 인터뷰에서 "당선인의 공약에 대해 국민을 분열시키는 발언은 자제해 주기 바란다"라며 산업은행 측에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앞으로 세부 절차가 남아 있어 (산업은행 측과) 소통도 해야 하겠지만 벌써 반발하는 모습은 국가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당선인은 핵심 공약을 반드시 지킨다. 산업은행 이전은 기정사실"이라며 강행 의사도 분명히 했다.

산업은행의 지방 이전은 선거철마다 반복됐던 단골 공약이다. 19대 대선에서 산업은행 이전이 공약으로 대두됐고, 4·7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는 여야 후보가 저마다 국책은행 유치를 약속했다. 그러나 강한 반발에 가로막혀 이 공약은 제대로 실현되지 않았다. 20대 국회에서도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의 지방 이전을 담은 개정안이 제출됐지만, 결국 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런 만큼 시민단체는 윤 당선자와 인수위에 갈등 확대보다 실질적인 대책을 촉구했다. 도한영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균형발전을 위해 공공기관이나 국책은행의 지역 이전은 반드시 필요하다"라며 "하지만 선거용 공약, 정치적 선언에 그치지 않으려면 이해당사자와의 갈등 조정이 필수적이다. 인수위가 반발을 키우기보다 제대로 된 해법부터 내놓아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태그:#산업은행 이전, #윤석열, #인수위, #선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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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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