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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국민의힘 선대본부 해단식에서 당 지도부로부터 축하 꽃다발을 받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영세 선대본부장, 윤 당선인, 이준석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국민의힘 선대본부 해단식에서 당 지도부로부터 축하 꽃다발을 받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영세 선대본부장, 윤 당선인, 이준석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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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오후 진보진영에서 본 20대 대선결과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는 사단법인 소통과혁신 연구소 주최로 코로나 상황을 감안하여 온라인으로 개최되었다.

매번 선거가 끝나면 각 정당이나 진영에서는 선거를 평가하거나 토론회를 갖지만, 이날 토론회는 남다른 데가 있었다. 그것은 단지 진보진영이 바라본 20대 대선결과 토론회여서만은 아니었다. 정의당, 진보당 등 진보진영의 정당 뿐만 아니라 소통과혁신연구소, 민주노총, 아파트 경비노동자 등 현장 노동자들이 함께 한 토론회였기 때문이다.

이날 토론회는 정성희 소통과혁신연구소 소장의 사회로 시작되었는데, 먼저 김장민 박사의 발제가 있었고 뒤이어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 김진영 정의당 울산시당위원장, 최나영 진보당 서울노원구 주민직접정치운동본부장, 이갑용 전 노동당대표 등의 토론이 진행되었다.

발제에 나선 김장민 박사는 "2022년 대선, 그리고 보수정치와 노동자정치"라는 주제로 발재를 했다. 그는 2022년 대선을 평가하면서, "이번 선거에서 유례없이 투표율이 높고 양 후보로의 결집 현상이 일어난 이유는 불확실성에 의해 지지층이 결집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부동층의 경우 혐오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상대후보를 선택하려는 경향이 강해진 탓도 있다"라고 진단했다.
  
"투표 참여 높았던 건 지지층 결집현상... 상대후보 낙선 위한 선택도"  

그는 민주당의 패배요인으로, "민주당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프리미엄을 상실했다. 노무현 정부처럼 과반 의석을 가지고도 이렇다 할 개혁을 하지 못해 정권재창출 실패를 답습했다. 정의당 등과 협력하여 개혁의 성과를 내야 했지만 권력 독점에 취했다. 노빠, 문빠로 지칭되는 민주당 기득권 세력들은 정동영, 손학규, 안철수 등 과거 같은 편을 포용하지 못해 권력기반이 축소됐다"라고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대비해 큰 이슈를 만들지 못했다. 결국 외교안보, 남북문제, 민주주의 문제, 부패문제보다 서민들의 민생문제가 핵심이 됐다. 광역단체장들의 성폭력 의혹과 낙마, 조국 옹호, 부동산 정책의 실패, 이재명의 각종 스캔들 등으로 인해 민주당의 지배세력인 과거 운동권 인사들에 대한 실망이 커졌다. 그 결과 둘 중에서 누가 덜 나쁜 놈인지 차원의 선거가 진행됐다. 코로나의 피로도 역시 정권에 대한 염증을 심화시켰다"라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의 승리요인으로, "국민의힘은 2017년 대선과 2020년 총선에서 나타난 탄핵 심판의 영향에서 벗어났다. 수구보수는 박근혜 탄핵 이후 박근혜의 극렬 지지세력과 거리를 두는 한편 김종인을 영입하는 등 보수의 저변을 확대했다. 박근혜를 탄핵했던, 문재인 정부 인사였던 윤석열을 영입하는 등 나름 혁신을 노력했다고 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진보진영에 대해서도 '최악의 노동자정치 득표율'이라고 할 정도로 혹평했다. 그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양당 결집현상으로 인해 진보정당들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정의당은 민중경선제 추진 등 대선과정에서 노동중심성을 확고히 하지 못해 진보적 대표성을 상실했다. 심상정 후보는 안철수, 김동연 등 제3지대의 중도보수와 함께 거대 보수 양당에 저항하는 반기득권 연대를 추진했다. 하지만 이들이 각각 수구보수 및 중도보수와 후보단일화를 함으로써 심상정 후보가 노렸던 제3후보의 파괴력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이어서 김 박사는 "이번 대선에서 민주노총 조합원을 비롯한 노동자민중이 진보정당의 대선 후보를 단일화하자는 민중경선 주장이 최초로 시도됐다. 각종 토론회, 관련 도서의 출판 등에 의해 민중경선제가 제기되었으나 각 진보정당들과 민주노총 집행부는 이를 사전에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았고 시간적 촉박성 등으로 인해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민중경선 실패의 원인으로, '민주노총 조합원 이외 노동자 참여가 어려운 점, 전 민주노총 조합원이 참여하는 총투표를 실시하기에는 준비가 미흡했던 점, 일반시민의 참여 등 선거인단 구성에 있어 각 정당들의 이해관계가 다른 점' 등을 꼽았다.

김 박사는 정치투쟁을 외면하는 진보정당들을 신랄하게 비판했는데, "진보정당들이 선거를 대중들의 정치의식과 정치투쟁을 고양시키는 계기로 사용하기를 중단한지 오래됐다"고 했다. 그는 "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 시절의 당원대회도 이제는 찾아볼 수 없다. 물론 코로나로 인해 집회가 어려운 부분이 있으나 의지 자체가 없거나 그럴 역량을 보유하지 못했다는 점이 문제"라고 덧붙였다.
  
김장민 박사의 '2022년 대선, 그리고 보수정치와 노동자정치'라는 제목의 발제문 표지
▲ 발제문 김장민 박사의 "2022년 대선, 그리고 보수정치와 노동자정치"라는 제목의 발제문 표지
ⓒ 고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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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2022년 대선에서 진보정당의 모습'과 관련하여 "2022년 대선에서 민주노총과 진보정당은 부르주아 독점정치 체제 즉 보수양당 독점 체제에 균열을 내지 못했다. 환경적 요인은 소선거구제 양당단합 체제가 대선에도 그대로 적용돼 진보정당에게 진입장벽이 높았기 때문이다. 주체적 요인은 비슷비슷한 진보정당들이 후보단일화에 실패했기 때문에 노동자민중들이 전혀 파괴력이 없는 진보정당 후보들을 외면했다. 심지어 자기당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한, "정의당은 오로지 몰계급적인 제3세력으로서 세력을 키우기 위해 민주노총과 거리를 두고 중도보수정치인과의 반기득권연대를 주장하며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심지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최태원 SK 회장을 만나 친기업의 진보정치인임을 자임했다. 또한 정의당은 국민여론조사에 따른 후보단일화를 고집하며 민주노총의 노동자민중경선제를 거부하는 등, 고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노동자정치의 과제'와 관련하여 "진보정당들은 각각 자신의 정체성에 맞게 자신의 길을 가면서도 전체 노동자민중의 요구에 맞게 당선가능한 곳에서는 연대연합을 추진해야 한다. 이미 민주노총과 5개 진보정당들이 합의한 대로 일단 지방선거에서 울산과 창원 등 당선가능한 지역에서 후보단일화가 추진돼야 한다. 이러한 가시적인 성과는 2024년 총선에서 진보정당들의 후보단일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진보정당들의 통합이 어려운 조건에서 선거연합용 비례정당을 만들어 국회에서 공동의 교섭단체를 구성해 노동자민중의 요구를 법제화하는 투쟁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민주노총 등 노동자민중과 함께 거대양당이 위성정당을 만들어 연동형비례대표제를 유린하지 못하도록 정치개혁 투쟁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상균 "실천이 신뢰 얻어"... 최나영 "윤석열 당선, 노동분야 퇴보할 것" 

김 박사의 발제에 이어 토론이 진행되었는데, 먼저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번 대선은 진보정당이 100만표도 안되는 가장 저조한 득표로 끝난 대선이었다. 어떻게 보면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었으므로 진보정치가 가장 기회를 만들 수도 있었지만, 조직된 노동조합의 지지 실종, 노동자의 관심 저조, 보수양당지지 공고화 등으로 인해 대선에서 진보정당이 실패했다"고 진단했다.
 
권리찾기유니온의 한상균(전 민주노총 위원장)위원장이 7일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모습.
 권리찾기유니온의 한상균(전 민주노총 위원장)위원장이 7일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모습.
ⓒ 세상을 바꾸는 2022대선공동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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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한 "민중경선의 주창자로서 마지막까지 비전과 희망을 갖고 임했는데, 결국은 여러 요인으로 인해 이루지 못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깨어있는 시민들과 조직된 노동자의 힘으로 민중경선을 할 수 있다고 보며 또 그럴 필요가 있다. 그럼으로써 한국사회의 변혁을 이끌어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노동-진보정치세력은 노동자, 민중이 공감할 수 있어여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집요한 실천만이 노동자 민중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김진영 정의당 울산시당위원장이 토론에 임했다. 그는 "이번 대선이 굉장히 어려웠다고 본다. 진보정당이 의미있는 득표도 무너졌다. 진보정당이 '노동자계급을 주체로서가 아니라 선거때 투표하는 대상으로 봤다. 민중경선을 통한 진보정당 단일화가 무산시 진보진영 지지율이 반토막 날 것으로 예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진보진영 득표 다 합쳐도 2.5%를 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진보정치의 과제'와 관련하여 "노동자들의 정치의식을 함양하고 노동자들의 정치세력화를 선언하고 학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노동운동과 정치를 분리해서 보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서 "6.1 지방선거에서 진보연합 단일후보를 준비 중에 있는데, 울산이 가능성 있다고 보고 시도하고자 한다. 진보 대통합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서 최나영 진보당 서울노원구 주민직접정치운동본부장이 토론에 임했다. 그는 이번 대선을 "촛불혁명 이후 문재인 정권의 실정에 대한 민심의 심판이라고 본다. 민주당이 180석 의석을 가지고서도 개혁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고 실정에 대해 반성을 못하는 데 대해 큰 실망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 결과 윤석열이 당선돼, 개혁시늉은 할지 몰라도 크게 퇴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에 대한 규제완화가 추진되고 한반도 긴장은 고조되고 노동자 피해는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나영 본부장의 토론에서 인상적인 것은 그가 서울노원구의 주민직접정치운동을 소개한 것인데, 그는 "진보진영의 단결과 혁신은 아래로부터 추진하여 지역에서 모델을 만들어보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하면서 "600여명의 노동조합과 주민들이 모여서 시작했는데, 그 목표는 첫째, 촛불투쟁후 지역에서 조직화 둘째, 진보의 집권을 위해 지역에서 주민정치조직 만들기, 셋째, 지역의 당조직을 견실하게 만들기를 목표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해서 우리의 요구안을 만들어서 주민대회를 세차례 개최하고 여기에서 요구안을 구의회 등 지역정치권에 제시했다. 그결과 구의회에서 경비노동자 처우개선 및 고용안정 조례를 만들고 경비실에 에어컨을 설치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한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는 상층부에서 아래로 내래오는 것이 아니라 아래에서부터 조직화하고 지역사회에서 단결투쟁의 경험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를 마무리하면서 정성희 소통과혁신연구소 소장은, "흔히들 정당의 성공은 인물, 정책, 기반에 있다고 한다. 인물은 그동안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매우 인지도 높은 인물이었는데, 이제는 새로운 인물을 키워야 한다. 변혁적이면서도 인지도 있는 새로운 인물을 키워야 한다. 정책은 이제는 급진적이며 차별화된 정책을 공공연히 얘기할 때가 되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념으로 단결하는 것이 아니라 이념이 약간 다르더라도 공통분모를 제시하여 선거 때 연합하는 진보대연합당을 만들어야 한다. 정치개혁을 위해 발버둥 쳐야 한다. 그렇게 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정치의식을 조사해보면 진보층이 10~15%이고 그중 적극적 진보층이 3% 내외 된다. 이번에 정의당, 진보당 지지자들이 이재명을 찍었겠지만 그렇다고 욕하지 말자. 그들의 마음을 읽어내고, 윈칙을 견지하면서 포용력을 갖추어야 한다. 전보정치도 빼기 정치가 아니라 더하기 정치를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태그:#토론화, #20대 대선결과, #진보정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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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철도청 및 국가철도공단, UNESCAP 등에서 약 34년 공직생활을 하면서 틈틈히 시간 나는대로 제 주변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 써온 고창남이라 힙니다. 2022년 12월 정년퇴직후 시간이 남게 되니까 좀더 글 쓸 수 있는 시간이 되어 좀더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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