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횟대로라도 활용되는 것을 다행이라고 여겨야 할까? 금강에는 약 6척의 준설선이 방치되어 있다. 대부분은 4대강 사업을 진행하면서 사용했던 것이고, 일부는 이전에 사용된 준설선이다. 준설선의 사용이 끝나기 때문에 있을 필요가 없지만, 금강에는 아직 약 6척 이상이 남겨져 있다.

사용이 다 되었지만 그대로 남겨져 경관도 훼손하고 언제 사고가 일어날 위험물로 남겨져 있다. 실제로 금강에는 여러 차례 준설선에서 기름이 유출되는 사고가 있었다. 이렇게 남겨진 준설선은 지금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가?

준설선을 강에서 꺼내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고 한다. 한번 꺼내면 다시 허가를 받고 넣기가 어렵기 때문이라는 현장 이야기가 있다. 준설업체가 폐업 등으로 사라지면서 책임을 지울 수 없게 되기도 했다고 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준설선은 금강에 여러 척 방치되어 있다.

지난 8일, 흉물처럼 남겨진 준설선 한 척에 앉아 있는 민물가마우지 떼를 만났다. 준설선이 가마우지 횟대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준설선은 가마우지 배설물로 흰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민물가마우지 휴식처가 되어야 할 모래톱이 사라진 곳에 준설선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라도 이용되니 다행이라고 여겨야 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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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설선 가마우지 .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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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내가 바라는 강은 이런 강이 아니다. 가마우지 휴식처로 준설선이 아니라 작은 모래톱이나 하중도가 존재하는 강이다. 이런 건강한 강에 민물가마우지뿐 아니라 도요새, 오리들, 백로의 다양한 새가 어우러져 있는 강이다.

그런데 금강은 그렇지 않다. 강이 하굿둑으로 막히면서 모래톱은 사라지고 깊어진 강만이 남았다. 도요새와 백도들이 앉거나 쉴 자리가 없어졌다. 깊은 강에 사는 가마우지만 남아서 준설선을 횟대 삼아 살아갈 뿐이다.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모래톱과 하중도가 늘어나면 폐준설선은 사라질 수 있다. 그러기 위해 하굿둑으로 막힌 수문이 열려야 한다. 수문이 열리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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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강에 버려진 준설선 .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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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준설선, #가마우지, #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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