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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의 1차 회담 종료를 보도하는 <타스통신> 갈무리.
 러시아-우크라이나의 1차 회담 종료를 보도하는 <타스통신> 갈무리.
ⓒ 타스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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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첫 협상을 끝내고 다시 만나기로 했다.

벨라루스 국경 지역에서 만난 양국 대표단은 회담 시작 5시간 만인 28일 오후 7시(한국시간 29일 새벽 1시)께 헤어지고 각자의 수도로 돌아간다고 밝혔다고 AP, 타스통신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의 미하일로 포돌랴크 고문은 "양국 대표단이 귀국해 각자의 협의를 거친 뒤 다음 협상에 나설 것"이라며 "가까운 장래에 다음 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협상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포돌랴크 고문을 비롯해 올렉시 레즈니코프 국방장관, 집권당 '국민의 종' 다비드 하라하미야 대표 등으로 구성됐다.

러시아 대표단 단장이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보좌관 블라디미르 메딘스키도 "우리가 합의를 기대할 수 있는 이슈들을 찾았다"라며 "벨라루스-폴란드 국경에서 다음 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딘스키 보좌관은 알렉산드르 포민 국방차관, 안드레이 루덴코 외무차관, 레오니트 슬추츠키 하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 등이 이끌고 회담에 참석했다. 

지난 24일 개전 후 닷새 만에 처음 마주한 양측은 회담에 앞서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반면에 우크라이나 측은 "즉각적인 휴전과 우크라이나 영토에서의 러시아군 철수를 주요 의제로 다룰 것"이라고 맞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회담 결과를 믿지 않는다"라며 회의적으로 전망하기도 했으나, 양측이 2차 회담에 합의한 것으로 볼 때 파국은 면한 것으로 보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이 끝난 후 영상 메시지를 통해 "대표단이 돌아오면 첫 협상 내용을 분석하고, 두 번째 협상을 어떻게 할지 결정하겠다"라며 "현재로서는 우리가 원하는 결과물을 얻지는 못했으나, 일부 시그널은 얻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번 협상은 러시아가 우리 영토와 도시를 폭격하면서 진행됐다"라며 "지난 5일간 러시아는 56개 로켓과 113개 크루즈 미사일을 발사했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미 NBC방송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제2 도시 하리코프의 주택가에 수십 발의 포격을 가해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 피해가 발생했다. 이고르 테레호프 하리코프 시장은 "최소 9명이 사망하고 37명이 다쳤다"라며 "5명의 일가족이 산 채로 차 안에서 불에 타는 등 하리코프 역사상 최악의 파괴"라고 규탄했다.

미국 국방부 고위 관리는 기자들에게 "러시아군이 더욱 공격적으로 진격해서 수일 내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에워싸려고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경고했다.

유럽연합-러시아 '영공 폐쇄' 제재 맞불 

이런 가운데, 러시아와 유럽은 이날도 서로 제재를 주고받으며 대립각을 세웠다. 앞서 유럽연합(EU) 러시아 항공기의 EU 영공 통과를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러시아가 소유하고 있거나 통제하고 있는 모든 항공기를 거부한다"라며 "이들 항공기는 더 이상 EU 회원국 영토에서 이착륙하거나 비행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위스도 중립을 포기하고 러시아에 대해 EU와 동일한 제재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그나치오 카시스 스위스 연방 대통령은 "주권 국가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 공격은 전례가 없으며,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스위스는 중립 약속을 포기하고 러시아 항공기에 대해 영공을 폐쇄하고, 푸틴 대통령을 비롯한 러시아 지도부의 자산을 즉시 동결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러시아도 똑같은 제재로 맞불을 놓았다. 러시아연방항공청은 서방의 36개국 항공사들의 러시아 항공편 운항을 제한한다"라고 발표했다. 

제재 대상 국가 명단에는 영국, 오스트리아, 독일, 그리스, 덴마크, 스페인, 이탈리아, 캐나다, 네덜란드, 벨기에, 노르웨이, 폴란드, 스웨덴, 핀란드, 체코, 헝가리 등이 포함됐다. 다만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은 제외됐다. 

우크라 대통령, 유럽연합 가입 신청 "즉시 승인해주길"
 
유럽연합(EU) 가입 신청서 서명을 알리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소셜미디어 갈무리.
 유럽연합(EU) 가입 신청서 서명을 알리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소셜미디어 갈무리.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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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우크라이나는 유럽연합(EU) 가입을 공식적으로 추진하고 나섰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EU 가입 신청서에 서명하는 사진을 올리며 "특별 절차를 통해 즉시 가입을 승인해주기를 호소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목표는 모든 EU 회원국들과 함께하고, 동등해지는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는 그럴 자격이 있고, 즉시 가입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은 "EU에 가입하려면 27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찬성해야 하고, 까다로운 가입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라며 "우크라이나의 가입 절차가 완료되려면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우크라이나가 가입하기를 바란다"라며 "우리는 특히 에너지 분야에서 매우 가까운 협력 관계"라며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다.

우크라이나로서는 군사 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추진하다가 러시아의 무력 공격을 받자, 경제·정치 공동체인 EU 가입을 통해 유럽 동맹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EU 고위 관리는 "3월에 열릴 예정인 비공식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가입 문제가 논의될 수 있다"라고 전했다.

태그:#우크라이나, #러시아, #유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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