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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에 이어 18일에도 부산지역 70여개 단체로 꾸려진 부산학생인권조례제정반대시민연합 주최로 부산 학생인권조례안 반대 집회가 부산시의회 앞에서 열리고 있다. 조례안 조항에 전혀 명시되지 않은 '동성애' 문제를 거론한 비난 피켓.
 17일에 이어 18일에도 부산지역 70여개 단체로 꾸려진 부산학생인권조례제정반대시민연합 주최로 부산 학생인권조례안 반대 집회가 부산시의회 앞에서 열리고 있다. 조례안 조항에 전혀 명시되지 않은 "동성애" 문제를 거론한 비난 피켓.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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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부산시의회 홈페이지에 학생인권조례안에 대한 입법예고가 올라오자 발의한 의원을 상대로 이른바 폭탄 문자가 쇄도했다. 부산시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A시의원은 18일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동성애를 조장한다, 학교 수업이 어려워진다는 등의 문자 메시지와 전화가 시간을 가리지 않고 오고 있다"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사실과 달라도 또 "인권조례=동성애" 주장

17일부터 이틀째 계속된 부산시의회 후문 집회에는 70여 개 단체가 동참했다. 집회를 주최한 부산학생인권조례제정반대시민연합에는 보수 학부모단체부터 개신교·선교단체, 부산광역시교원단체총연합회 등 교육단체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인권조례를 만들어) 초중고는 물론 유치원에 다니는 유아들에게까지 동성애 옹호 등 왜곡된 인권교육을 전수하는 것에 반대한다"라고 주장했다.

집회 현장에는 '학교 교육 망치는 나쁜 학생인권조례' 등의 구호가 큼지막하게 내걸렸다. 일부 참가자는 '학생들의 임신, 출산, 동성애를 인권이라고 가르치는 조례 반대'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서도 '교육붕괴', '반인륜적 인권재판', '정치도구화' 등의 자극적 단어를 쏟아내며 학생인권조례안을 맹비난했다.

학생들이 학교 운영에 참여하도록 한 규정에 대해서는 "학생들을 학생노조로 조직, 민노총 등의 하부조직으로 흡수하려는 것과 다름없다"라고 몰아붙였다. 이들은 조례안 철회를 위해 온갖 부정적 단어를 동원했다.

최근 301회 임시회를 개회한 부산시의회는 지난 6일부터 여러 조례안을 입법예고하고 의견 수렴에 나섰다. 이 중 관심은 부산시교육청 학생인권조례안에 집중됐다. 관련 조회 수만 1만4천 건, 댓글은 1500건을 넘어섰다. 포털사이트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가입자는 직접 의견을 낼 수 있는데, 무려 1690여 명이 글을 남겼다. 대부분 "결사반대", "강력반대", "선동", "저질" 문구 등 일방적 비난이 주를 이룬다. 소수자를 향한 차별이나 공격도 여럿 확인됐다.

그러나 조례안을 둘러싼 합리적 토론이 아닌 사실과 다른 주장이 난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A 시의원은 "(이들 단체의 주장은) 조례 내용과 다르다. 조례안은 학생들을 지금보다 더 보호하는 것이고, 이미 법률로 정해놓은 부분을 담아낸 것"이라고 말했다.
 
17일에 이어 18일에도 부산지역 70여개 단체로 꾸려진 부산학생인권조례제정반대시민연합 주최로 부산 학생인권조례안 반대 집회가 부산시의회 앞에서 열리고 있다.
 17일에 이어 18일에도 부산지역 70여개 단체로 꾸려진 부산학생인권조례제정반대시민연합 주최로 부산 학생인권조례안 반대 집회가 부산시의회 앞에서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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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부산 학생인권조례안에는 보수·기독교단체 등이 주장하는 성소수자 사안은 전혀 명시되어 있지 않다. 대한민국헌법, 교육기본법, 초·중등교육법 및 유엔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 등을 근거법으로 제시했고, 논란이 된 국가인권위원회 법은 별도로 표시조차 하지 않았다. 지난 반발을 고려해 조례안을 다듬은 셈이다.

경기도, 서울 이어 제정 시도... 환영하지만 부족하다는 비판도

청소년 인권단체는 이들이 주장하는 문제 제기 등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아수나로 활동가 B씨는 "조례안을 보면 성소수자 차별 금지 조항 등은 언급조차 없지만 기승전 동성애로 몰고 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되레 그는 "조례안 발의를 환영하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라는 평가를 내놨다. B활동가는 "학생인권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이나 근거가 마련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면서도 "그런데도 빠진 부분이 많다. 폭넓게 차별금지를 명시하는 등 제대로 된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교직원 단체들의 반응도 비슷한 편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산지부는 "발의를 환영하나 인권조례라고 하기엔 후퇴한 조례안"이라고 논평했다. 부산교사노조는 "조례의 제정 취지와 내용에는 전반적으로 동의지만, 공론화 과정이 부족했다"라며 보완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두 노조는 인권조례와 교권보호조례 제정 추진을 동시에 거론했다.

이미 경기도, 광주시, 서울시, 전북도, 충남도, 제주도에서 학생인권조례가 만들어진 것과 비교하면 부산 학생인권조례안 발의는 다소 늦은 편이다. 2017년과 2019년 조례 제정 움직임이 있었지만, 반대 단체의 반발로 시도가 중단됐다.

이번 부산 조례안은 학생들의 차별받지 않을 권리, 폭력 및 위험으로부터의 자유, 교육에 관한 권리, 사생활 자유 보장, 복장·두발 등 용모에서 개성을 실현할 권리 등을 담았다. 자율학습·방과후학교 선택권을 강조하고, 학생 동의 없는 소지품 검사와 압수, 반성문과 서약서 강요를 금지했다. 그리고 이에 대한 교육감의 책무를 규정했다.

부산시의회 교육위원회는 20일 조례안에 대해 심의를 할 계획이다. 상임위에서 조례안을 원안 혹은 수정 가결하면 이로부터 1주일 뒤 본회의로 상정한다. 만약 시의회 본회의까지 통과하면 부칙 조항에 따라 조례는 개학일인 3월 1일부터 법적 효력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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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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