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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촉구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촉구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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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닌 출판사는 연차가 3일이었다. 그마저도 사장은 마치 시혜를 베풀 듯 '법에 없는 걸 준다'고 말하더라. 하지만 그걸로 어디를 갈 수 있나. 당장 고향(부산)에 한 번 다녀오려면 급여를 공제해 하루 이틀 휴가를 더 만들어 쓸 수밖에 없었다. 그게 5인 미만 사업장의 현실이다."

서울 종로에서 3년째 출판사를 운영하는 40대 김아무개씨가 2일 <오마이뉴스>를 만나 "윤석열 후보가 근로기준법이 지켜지지 않는 5인 미만 사업장에서 딱 1년만 일해봤으면 좋겠다"면서 한 말이다.

그는 5인 미만 출판사에 몸을 담은 뒤 지난 2019년 10월 출판사를 창업했다. 현재 김씨는 직원 4명을 둔 5인 미만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5인 이상 사업장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사항들(연차휴가와 연장수당, 생리휴가, 노동시간, 최저임금, 해고제한, 휴일)을 모두 준수하고 있다.

그가 이런 선택을 한 건 자신의 경험 때문인데, 김씨는 "윤 후보처럼 120시간을 일하고 최저임금을 없애면 당연히 당장은 비용을 아껴 이익을 낼 수 있지만 제대로 된 인재를 찾기는 쉽지 않다"며 "윤 후보의 발언은 딱 눈앞의 이익만 따지는 구시대적 사업주 마인드"라고 지적했다. 

"처음 사람을 뽑을 때 지원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5인 미만 사업장이냐'라는 질문이었다. 다들 아는 거다. 5인 미만 사업장은 연차도, 수당도, 심지어 해고도 자유롭다고. 기피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처음부터 모든 수준을 5인 이상에 맞췄더니 업계 지원자들이 몰리더라.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기본만 지켰을 뿐인데도 그랬다." 

고용노동부 사업체노동실태현황조사를 보면 2019년 기준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는 약 236만 명이다. 전체 상용·임시직 노동자 1616만 명의 14.6%다. 이들은 가산수당과 연차, 대체휴무도 보장받지 못한다. 심지어 부당해고와 부당전보를 당해도 구제받기가 쉽지 않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보호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촉구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촉구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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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촉구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촉구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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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5인 미만 사업장 차별폐지' 촛불 문화제가 열렸다.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과 시민들이 쌀쌀한 날씨에도 모인 이유는 최근 불거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노동 관련 발언 때문이었다.

지난 11월 30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충북 청주의 한 기업을 방문한 자리에서 "최저시급제나 주 52시간제라고 하는 게 기업 운영에 정말 지장이 많다는 말씀을 들었다"며 "차기 정부를 맡게 되면 정책 대상자에게 물어보지 않고 마음대로 하는 것은 확실히 지양하겠다. 비현실적인 제도는 철폐해 나가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7월에는 "게임 하나 개발하려면 한 주에 52시간이 아니라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라는 발언을 했다. 

이날 촛불문화제 현장에선 윤석열 후보의 발언을 규탄하고 근로기준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문화재 내내 이어졌다. 

관리사무소 회계담당자로 일한 강아무개씨는 "모욕을 당하고 '말을 하면 주둥이를 쭉 찢는다'는 협박을 당해도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한다는 이유로 아무런 대항을 할 수 없었다"며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는 이유도 없이 막 잘라도 되고, 수당도 없이 막 부려 먹어도 되고, 괴롭힘을 당하다 죽게 생겼어도 대한민국 어디에 하소연도 못하는 거냐"라고 억울해 했다.

안양에서 헤어디자이너로 일하는 곽아무개씨도 <오마이뉴스>를 만나 "반복적인 임금체불과 과노동에 항의를 했더니 '나오지 말라'는 해고통보를 카톡으로 하더라"라며 "그런데도 어디에 하소연도 못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만약 윤석열 후보가 하루 아침에 카톡으로 해고를 당해보면 그 심정이 이해가 갈 거다. 법이 없어 어디에 호소도 못한다"라고 강조했다.

서울의 한 제과점 체인에서 일하는 40대 지아무개씨는 "현재 사장님은 모든 알바를 주당 근로시간 15시간 미만으로 고용하고 있다"면서 "일하는 사람은 10명 가까이 되지만 공식적으로 15시간 이상 일하는 사람은 사장님과 제빵사 두 명이다. 왜 그렇겠나. 5인 미만 사업장의 혜택을 유지하면서 사업주가 유급휴가와 주휴수당, 고용보험을 줄이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촉구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촉구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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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기준법에 따르면 모든 노동자는 1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이 보장된다. 매주 5일 일하는 노동자가 개근을 하면 6일치 임금을 줘야 한다. 그러나 주 15시간 미만 노동자는 해당되지 않는다. 1년간 80% 이상 출근하더라도 15일의 연차 역시 주어지지 않는다. 건강보험 직장가입 의무 대상이 아니다. 많은 업체들이 비용절감 등을 이유로 근로시간 쪼개기 수법을 이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진우 '권리찾기유니온 권유하다' 사무총장은 3일 <오마이뉴스>에 "고용노동부에서 5인 미만 사업장을 236만 명이라고 발표했지만 적어도 그 수치의 2배 이상으로 봐야 한다"면서 "해당 숫자는 사업주가 자발적으로 신고한 숫자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 사업장은 훨씬 많다.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이 몇 명인지 정부 차원의 정확한 조사부터 이뤄져야 한다"라고 밝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미 2008년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을 확대 적용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고용노동 분야의 적폐 청산을 담당한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가 2018년 근로기준법을 5인 미만 사업장에 확대 적용하도록 시행령을 개정할 것을 노동부에 권고했다. 그러나 관련 개정안은 국회 에서 계류 중이다.

앞서 1999년과 2019년 해당 조항에 대해 헌법 소원이 제기됐으나, 헌법재판소는 "영세사업장의 열악한 현실과 국가의 근로 감독 능력의 한계를 고려한다"라는 이유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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