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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일로 예정된 보건의료노조 총파업을 앞둔 31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민주노총과 시민사회단체가 보건의료노조 총파업을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9월 2일로 예정된 보건의료노조 총파업을 앞둔 31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민주노총과 시민사회단체가 보건의료노조 총파업을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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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일로 예정된 보건의료노조의 총파업을 앞두고 정부가 노조 요구사항을 당장 해결할 수 없다면서 파업 자제를 요청한 가운데, 시민사회단체가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지지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아래 민주노총),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무상의료운동본부 등은 31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지지'를 밝히며, 보건의료노동자들의 파업이 정당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코로나를 1년 7개월여 거치며 보건의료노동자의 피로도와 인력난이 심각한 수준에 다다랐다면서, 정부가 '공공의료·의료인력 확충'에 대한 책임 있는 계획을 발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직전에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보건의료노조의 요구인 공공병원의 신설·확충은 각 지자체의 의지가 필요하고 상당한 재정이 수반되는 사업"이라며 노조에 "공공의료 확충을 위해 협의체를 구성해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고 관계부처 협의 등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노조의 보건의료인력 업무여건 개선 요구를 두고는 "이해관계자 협의, 정책 여건 조성, 법적절차 준수 및 법령개정 등을 준수해야 하므로 당장 그 시행 여부를 합의하고 그 시행시기를 적시하는 것은 어렵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보건의료노조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며 정부와 이견을 좁히지 못한다면, 오는 2일 조합원 8만여 명이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못 박았다. 보건의료노조는 정부에 ▲ 감염병 전문병원 조속한 설립 ▲ 직종별 적정인력 기준 마련 ▲ 의사 인력 확충·공공의대 설립 ▲ 규칙적이고 예측 가능한 교대근무제 시행·교육전담간호사 지원제도 전면확대 등 8가지 사항을 요구해왔다.

파업 당사자로 이날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에 참석한 송금희 보건의료노조 사무처장은 "지난 5월부터 보건의료노조의 요청으로 정부와 12차례 협의를 진행했다. 전날도 오전 4시까지 14시간 밤샘 협상을 진행했지만, 정부는 구체적인 대책을 밝히지 않았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전체 의료기관의 10% 수준인 공공병원이 코로나 환자의 80%를 담당하고 있다. 간호사 한 명이 담당하는 환자 수가 적게는 10명에서 많게는 20명 가까이 된다"라면서 "의사가 부족하고, 보조업무는 모두 비정규직이 다 보고 있기 때문에 간호사들이 그 부족한 부분들을 모두 메우고 있다. 보건의료노동자들은 한계에 다다랐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계도 기름칠해야 돌아가는데..."
 
9월 2일로 예정된 보건의료노조 총파업을 앞둔 31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열린 보건의료노조 총파업을 지지 기자회견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송금희 보건의료노조 사무처장.
 9월 2일로 예정된 보건의료노조 총파업을 앞둔 31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열린 보건의료노조 총파업을 지지 기자회견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송금희 보건의료노조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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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들은 코로나 시기 보건의료노동자들이 벼랑 끝에 내몰렸다며, 정부가 보건의료노동자의 의견을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향춘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본부장은 "며칠 전에도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는 후배가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괴롭다며 연락이 왔다"면서 "이유는 뻔하다.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방호복을 입고 하루 종일 환자들을 챙겨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병동과 일반 병동의 상황은 전혀 다르다. 코로나 환자들은 일반 환자보다 최소 2배~최대 6배 시간이 더 든다"라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김재현 무상의료운동본부 사무국장은 "지금까지 보건의료 노동자들은 정부 방역조치에 군말하지 않고 희생을 감수하며 협조해왔다"라면서 "하지만 정부의 태도는 어땠나. 코로나 초기인 지난해부터 공공병상 부족과 의료인력 확충에 대해 강조했지만 정부는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이 문제를 모른 척 해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상임활동가 역시 "보건의료노동자들은 버티다 버티다 파업을 각오한 것"이라면서 "기계도 너무 많이 돌리면 열을 식히기 위해 작동을 멈추고 기름칠해야 한다. 그런데 보건의료 노동자들은 어떻겠냐. 살인적인 노동강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의료인력 확충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7월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 중대본 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의료인력을 확충하고 공공의료를 강화하는 등 근본대책을 마련하라'고 한 지시는 지켜져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9월 2일로 예정된 보건의료노조 총파업을 앞둔 31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민주노총과 시민사회단체가 보건의료노조 총파업을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9월 2일로 예정된 보건의료노조 총파업을 앞둔 31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민주노총과 시민사회단체가 보건의료노조 총파업을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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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이날 오후 정부의 대국민 담화문 발표를 두고 긴급 담화문을 발표했다. 

나 위원장은 "파업을 배수진으로 코로나 전담병원 확충과 간호사 처우개선 논의를 할 수밖에 없는 절박한 심정"이라면서 "노조는 파업 돌입 전까지 타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 방역 사령탑인 김부겸 국무총리가 범정부 차원의 역할을 위해 직접 나서야 한다. 여야 대표들도 예산과 입법으로 적극적인 역할을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태그:#보건의료, #간호사, #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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