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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부친의 세종시 논 구입 과정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부친의 세종시 논 구입 과정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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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군청소재지까지 한 번에 가는 버스조차 없는 산골에 귀농해 22년째 1만 평 가까운 밭을 일구고 있는 농사꾼입니다. 그 결과 후계농업인과 밭 전업농으로 선정되었으며, 2006년엔 농림부 장관으로부터 신지식농업인장을 받았고, 농업인 정보화능력 경진대회에 참가해 농촌진흥청장으로부터 최우수상을 받은 나름 성공한 농사꾼이기도 합니다.

마을의 새마을지도자를 거쳐 올해부터는 마을 이장을 맡고 있어 농지의 매매 과정이나 농사일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지난 28일 농지법과 농지취득자격증명발급심사요령(농림축산식품부예규 제39호), 농업경영에 이용하지 않는 농지 등의 처분관련 업무처리요령(농림수산식품부예규 제24호) 등 법령과 예규를 통해 윤희숙 의원 부친이 매입한 농지는 매각 명령 대상이라는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관련기사 : 윤희숙 의원 부친의 농지는 강제 매각 대상이다  http://omn.kr/1v08u ) 

이번 기사를 통해서는 관련된 문서를 토대로 윤 의원 부친이 매입한 농지가 매각 명령 대상임을 밝히고자 합니다.

윤 의원 부친 관련 문서 살펴보니 
 
26일 세종시 전의면 신방리 일대 모습. 최근 국민권익위원회는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의 부친이 2016년 이 일대 논 1만871㎡를 사들였던 것과 관련해 농지법과 주민등록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26일 세종시 전의면 신방리 일대 모습. 최근 국민권익위원회는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의 부친이 2016년 이 일대 논 1만871㎡를 사들였던 것과 관련해 농지법과 주민등록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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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발표된 국민권익위원회 부동산거래특별조사단(이하 권익위 조사단)의 보고서에 따르면, 윤 의원 부친은 농지 취득 목적이 농업경영이라고 기재한 농지취득자격증명신청서와 '자기 노동력'으로 영농을 하겠다는 농업경영계획서를 제출한 후 2016년 3월 23일 농지취득자격을 취득하고, 2016년 5월 9일 1만 871㎡ (약 3300평)의 논을 매입합니다.

2021년 7월 19일 권익위 조사단은 현지 조사를 나가 윤 의원 부친이 직접 농사를 짓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실경작자를 만나 매년 쌀 7가마니를 윤 의원 부친에게 지불한다는 진술을 확보합니다.

권익위 조사단의 현지 조사 결과에 대해 윤 의원은 부친이 2016년 6월부터 2021년 6월까지 5년간 한국농어촌공사에 위탁하여 임대차 계약을 맺었으며, 2021년 1월부터 2024년 1월까지 3년간 전 임차인과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고 소명했다고 합니다.

윤 의원은 부친이 2020년 12월 22일 세종시 전의면에 전입한 것은 농어촌공사 임대차 만료 후 자경을 하기 위함으로, 임시로 셋방살이를 한 것이기 때문에 공과금 영수증 등 실거주 확인이 가능한 서류 제출이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이상이 권익위 조사단이 윤 의원의 부친에게 농지법과 주민등록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밝히며 내놓은 자료입니다.

여기서 주민등록법 위반은 너무나 명백합니다. 그런데 실제 농지의 매매 과정을 잘 모르는 권익위 조사단은 1996년 이후 취득한 농지의 개인 간 임대차 계약이 불법이라는 규정만 인용했습니다. 2021년 1월부터 2024년 1월까지 3년간 전 임차인과 임대차 계약을 맺은 것만 위법의 소지가 있으며, 2016년 6월부터 2021년 6월까지 5년간 한국농어촌공사에 위탁하여 맺은 임대차 계약은 문제될 게 없다는 해석을 내놓은 것입니다. 

아래 그림은 윤 의원의 부친이 실제 자필로 작성하고 서명했을 농지취득자격증명신청서입니다. 권익위 조사단에 따르면 취득 목적에 농업경영을 선택하고, 행정정보 공동이용 동의서에 서명을 했다고 합니다.
 
농지취득자격증명신청서
 농지취득자격증명신청서
ⓒ 농식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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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문서에는 '※ 농지취득 후 농지이용목적대로 이용하지 아니할 경우 처분명령 / 이행강제금 부과 / 징역·벌금 등의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정확하게 기록하여야 합니다'라고 명시돼 있습니다. 

아래는 농지취득자격증명신청서와 함께 제출하는 농업경영계획서입니다. 윤 의원 부친은 농업경영 노동력의 확보 방안에 '자기 노동력'을 선택했다고 합니다.
 
농업경영계획서
 농업경영계획서
ⓒ 농식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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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세종시 전의면 면장이 발급하는 농지취득자격증명입니다. 취득목적에 신청서와 마찬가지로 '농업경영'이라고 기재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부정한 방법에 따라 이 증명서를 발급받은 사실이 판명되면 농지법 제59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으며, 취득한 해당 농지를 취득목적대로 이용하지 아니할 경우에는 해당 농지의 처분명령 및 이행강제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유의사항도 명시돼 있습니다.
 
농지취득자격증명
 농지취득자격증명
ⓒ 농식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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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취득자격증명발급심사요령(농림축산식품부예규 제39호)

제11조(부정한 방법 등으로 자격증명을 발급받은 자에 대한 조치) 시·구·읍·면장은 농지취득자격증명신청서 및 농업경영계획서의 허위사실 기재 등으로 사위 기타 부정한 방법에 의하여 농지취득자격증명이 발급된 경우에는 즉시 신청인을 고발하여야 한다.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윤 의원 부친이 자기 노동력으로 농업경영을 하겠다는 허위사실을 기재하고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은 것은 그 자체로 형사 처벌 대상입니다. 같은 이유로 농지법 위반에 해당하기 때문에 윤 의원의 부친이 취득한 농지는 처분명령 등 행정처분 대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농지법을 위반하며 취득한 농지를 한국농어촌공사에 위탁하여 임대차 계약을 맺는 것 역시 가능하지 않은 일입니다. 특히 '한국농어촌공사 농지임대수탁사업 업무지침'(파일 첨부)에 따르면 '농지법 제10조에 따라 시장 군수 또는 구청장이 처분대상으로 결정한 농지'(업무지침 10쪽)는 수탁제외농지라고 적시해 놓았기 때문에 '한국농어촌공사를 통한 임대차 계약'은 원천적으로 무효가 되었어야 합니다. 관계 공무원들의 무능과 한국농어촌공사 직원들의 허술한 점검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부재지주와 가짜 농사꾼 처벌이 필요한 이유 

안타까운 점은 올해부터 합법적인 임대차 계약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실 경작자라 하더라도 공익직불금을 받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1996년 이후 취득한 농지의 경우 개인 간 임대차계약서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입니다.

2007년 6월 "직불금이 농민들에게 가지 못하고 부재지주에게 가는 것을 빨리 시정해야 한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지시로 만들어진 '농업경영체 등록제' 덕에 작년(2020년)까지는 실제 경작 사실만 증명하면 실 경작자가 직불금을 받을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실제 경작 여부와 상관없이 무조건 합법적인 임대차 계약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직불금 신청조차 할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공무원들의 탁상행정 탓에 '농업경영체 등록제'의 취지가 무너지고 만 것입니다. 

다시 한번 농업경영체 전수조사를 통해 부재지주와 가짜 농사꾼들을 처벌하고 진짜 농사꾼이 직불금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합니다. 

태그:#윤희숙, #부동산 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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