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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이재명 후보와 중소기업인 대화'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이재명 후보와 중소기업인 대화"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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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이번엔 6월 17일 경기도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 당시 칼럼니스트 황교익(59)씨와 '먹방'을 촬영하고 있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황씨의 경기관광공사 사장 후보직 자진사퇴로 '보은인사' 논란은 종결됐지만, 소방관이 순직한 관내 대형 화재에 경기도지사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논란으로 불씨가 옮겨 붙는 모양새다.

19일 <기호일보>는 '이 지사가 쿠팡 물류센터 화재가 발생한 6월 17일 당일 오후 창원 마산합포구 창동 일대 음식점 등에서 황씨와 유튜브 방송 녹화중이었다'고 보도했다.

당시 화재 발생은 6월 17일 새벽 5시 36분, 이 지사가 화재 현장에 도착한 건 6월 18일 새벽 1시 32분이었다. 특히 화재 진압에 투입된 119 구조대 김동식 구조대장은 17일 오전 11시 20분께 구조대원들과 함께 불을 끄기 위해 물류센터 지하 2층에 들어갔고, 이후 현장에 고립돼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태였다. 끝내 김 구조대장은 화재 발생 이틀 뒤인 6월 19일에 발견됐다. 쟁점은 이 와중에 이 지사가 경남 창원에서 황씨와 유튜브 촬영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경기도 "화재 현장에 반드시 도지사 있어야 한다는 건 과도한 주장"

논란이 커지자 경기도는 20일 오전 입장문을 내고 "이천 쿠팡화재 사건 당일 이재명 지사는 재난 책임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경기도는 입장문에서 "이 지사가 6월 17일 이천 쿠팡물류센터 화재 발생 당일 화재발생 사실을 인지하고도 현장에 바로 가지 않아 적정성 시비가 예상된다는 8월 19일자 <기호일보> 보도에 대해 설명 드리겠다"라며 "화재발생 즉시 현장에 반드시 도지사가 있어야 한다고 비판하는 것은 과도한 주장이고 억측"이라고 말했다. 경기도는 "애끓는 화재사고를 정치 공격의 소재로 삼는 일이 다시는 없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경기도는 "이재명 지사는 17일 오전 경남 현장에서 '대응1단계 해제' 보고를 받은 후 오전 11시 경남과의 협약식에 참석했다"라며 "이천 쿠팡 화재 당시 이재명 지사는 남은 경남 방문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복귀했다"고 해명했다. 경기도는 "17일 새벽 이천 쿠팡물류센터에서 큰 화재가 발생해 경기도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에 들어갔고 이 지사는 17일 오전 경남 현장에서 '대응1단계 해제' 보고를 받은 후 오전 11시 경남과의 협약식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에도 이 지사는 행정1부지사를 화재 현장에 파견해 화재진압 상황을 살펴보도록 했고, 사전에 예정된 경남교육감 접견,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현장방문, 영상촬영 등의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화재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 받고 행정지원 조치사항을 꼼꼼히 챙겼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당초 예정된 일정을 마친 이 지사는 현장 지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그 다음날로 예정된 고성군과의 협약 등 공식 및 비공식 잔여 일정 일체를 취소, 17일 당일 저녁 급거 화재현장으로 출발했다"면서 "18일 새벽 1시 32분 현장에 도착해 재난 총책임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고 했다.

여야 후보 일제히 "재난재해 책임자로 무책임한… 공개 사과하라"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현장에서 진화 작업 중 순직한 고(故) 김동식 구조대장(52·경기 광주소방서)의 영결식이 21일 오전 경기 광주시민체육관에서 경기도청장(葬)으로 엄수된 가운데 동료 소방관들이 경례를 하고 있다. 경기도는 고인에게 소방경에서 소방령으로 1계급 특진과 녹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 쿠팡화재 김동식 구조대장 영결식 엄수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현장에서 진화 작업 중 순직한 고(故) 김동식 구조대장(52·경기 광주소방서)의 영결식이 21일 오전 경기 광주시민체육관에서 경기도청장(葬)으로 엄수된 가운데 동료 소방관들이 경례를 하고 있다. 경기도는 고인에게 소방경에서 소방령으로 1계급 특진과 녹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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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가 직접 진화에 나섰지만 여야 대선 주자들의 비판이 이어지며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낙연 민주당 대선경선 후보 캠프의 배재정 대변인은 "경기도 재난재해 총책임자인 이 지사가 화재 사건 당일 황씨와 유튜브 촬영을 강행했다는 언론 보도에 국민이 경악하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배 대변인은 "이 지사는 화재사고 현장에 다음날인 6월 18일 오전 1시 32분에야 도착했다. 화재 경보가 울린 17일 오전 5시 27분 이후 약 20시간 만이자 17일 오전 11시 30분쯤 화재진압 중이던 김동식 소방구조대장이 고립된 지 13시간 뒤였다"라며 "경기도 재난재해 총책임자로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무책임하고 무모한 행보"라고 비판했다.

야권 주자들의 비판도 줄을 이었다. 하태경 국민의힘 대선예비후보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리고 "이 지사가 황씨와 창원까지 내려가 떡볶이 먹방을 찍고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라며 "이름 없는 소방관들이 그렇게 목숨을 걸고 구조활동을 벌일 때, 경기도 최고 책임자인 이재명 지사는 무얼 하고 있었을까"라고 지적했다. 하 후보는 "이 지사는 관련 의혹에 대한 진실을 빠짐없이 밝히고, 쿠팡 화재 희생자 가족들과 소방공무원들에게 공개 사과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유승민 캠프는 "경기도지사가 굳이 화재 발생 즉시 현장에 있어야 하냐는 이재명 측의 설명은 가히 충격적"이라고 꼬집었다. 유승민 캠프 이기인 대변인은 논평에서 "설령 당장 현장에 있지 못하더라도 국민들이 지적하는 것은 물리적인 이동이 아닌 '공감'이다"라며 "화마와 싸우고 있는 소방관의 얼굴을 한 번이라도 떠올렸다면 결코 황교익과 키득거리며 먹방은 찍지 못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재명은 화재참사 먹방 사건과 관련해 대변인 뒤에 숨지 말고 직접 입장을 표명하라"고 했다.

윤석열 캠프도 "과연 이 지사가 말하는 '공정'과 '도지사의 책임'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캠프 김기흥 부대변인은 '이재명, 화재 현장보다 먹방 유튜브가 먼저였나'란 제목의 논평을 내고 "참담하기 그지없다"고 평가했다. 김 부대변인은 "'보은 인사' '지사 찬스' '연봉 1억4500만 원의 3년 알박기' 논란이 민주당 경선판 전체를 뒤흔든지 일주일 만에 경기관광공사에 내정됐던 황교익씨가 후보직에서 결국 하차했지만, 황씨의 사퇴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짚었다. 김 부대변인은 "'떡볶이 먹방'을 통해 자신의 친근한 이미지를 알리고 싶었던지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면서 "사투를 벌이고 있었을 실종 소방관에 대한 걱정을 이 지사의 얼굴에선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윤희숙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도민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을 때, 전국민이 그 참혹한 소식을 들으며 애태울 때, 도지사가 멀리 마산에서 떡볶이 먹으며 키들거리는 장면은 싸이코패스 공포영화처럼 소름끼친다"라며 "구조대장이 고립돼 죽어가는 걸 실시간 보고받으며 떡복이 먹방에서 키들거리는 도지사, 이재명은 당장 대선 후보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태그:#쿠팡물류센터화재, #이재명, #경기도, #대선, #황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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