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딕 파운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의 <슈칸분슌> 인터뷰 캡쳐
 딕 파운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의 <슈칸분슌> 인터뷰 캡쳐
ⓒ 슈칸분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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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민의 압도적인 반대 여론과 올림픽 후원사인 일본 유력 신문의 취소 요청에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최고참 위원이 도쿄올림픽은 개최된다고 밝혔다.

딕 파운드 IOC 위원은 일본 주간지 <슈칸분슌>(週刊文春)이 26일 발매한 최신호 인터뷰에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도쿄올림픽 취소를 요청하더라도 "개인적인 의견에 불과하다"라며 "대회는 개최된다"라고 말했다. 

캐나다 국가대표 수영 선수 출신이자 1978년부터 IOC 위원을 맡아 온 파운드 위원은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위원장 시절 부위원장을 역임했고, 현역 위원으로서는 가장 오래 재임하고 있는 인물이다. 

"일본 국민들, 과학 무시하고 '싫다'고만 해"

IOC 관계자가 현 위원장인 토마스 바흐에게도 직언을 마다하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한 파운드 위원은 최근 올림픽 개최에 부정적인 의견이 80%에 달하는 일본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작년 3월 올림픽을 연기할 때 '한 번만 연기한다'는 것이 일본 측 입장이었다"라며 "다시 연기하는 선택지는 테이블에 올라 있지 않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오히려 "일본 국민 대부분이 개최에 부정적인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올림픽을 열더라도 추가적인 위험이 없다는 과학적인 증거가 있는데 왜 그걸 무시하는 것인가"라고 일본 국민을 탓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과학적인 것을 떠나 그냥 무조건 '싫다'고 말하는 것 같다"라며 "올림픽이 열리면 일본 국민도 반드시 성공을 반기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일본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일본은 조직화된 국가인데 왜 이렇게 백신 접종이 늦은 것인가"라고 물으면서 "백신을 접종하지 않더라도 마스크 착용, 손 씻기, 사회적 거리 유지 등으로 감염 위험을 '제로'로 만들 수 있으니 걱정할 필요 없다"라고 밝혔다. 

올림픽 선수들에 대한 백신 우선 접종과 관련해서는 "그것은 각국 정부가 결정할 일이지만, 노인과 의료종사자 등 고위험군 접종이 끝나면 그 외 사람들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라며 "올림픽 선수 및 관계자는 전 세계 사람들과 접촉하게 되므로 우선 접종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스가 총리가 취소 요청해도 개인적 의견에 불과"

파운드 의원은 올림픽 개최 중단을 결정하는 기준을 묻자 구체적인 답변을 피하면서 "중요한 것은 올림픽 개최를 전제로 허용할 수 없는 위험이 있는가"라며 "그러나 과학적으로 모든 상황을 컨트롤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외국 선수들이 일본에 들어오기 전에 여러 차례 검사를 받고, 공항에 도착해서도 다시 검사를 받는다"라며 "전용 버스를 타고 '버블'에 쌓인 선수촌으로 이동하는 등 일본 정부가 매우 신중하게 대비하고 있으니 나는 걱정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스가 총리가 올림픽 취소를 결정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대수롭지 않게 반응했다.

"내가 알기로 일본 정부는 매우 협조적이다. 올림픽 개최는 일본 정부와 보건 당국, 그리고 올림픽 무브먼트(IOC 등 관련 단체들)가 공유하는 결정이다. 스가 총리가 취소를 요청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에 불과하다. 대회는 개최된다."

다만 무관중 개최에 대해서는 "안전을 생각하면 (관중을) 받으면 안 된다"라며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세계 사람의 99.5%가 TV나 전자 플랫폼으로 경기를 시청하기 때문에 관중이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라며 "경기장 분위기를 위해서는 관중이 있는 것이 좋지만, 필수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도쿄올림픽 개막 2개월을 앞둔 지난 5월 23일 일본 수도 도쿄의 번화가인 신주쿠에서 시위대가 피켓 등을 들고 올림픽 개최 취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현지 언론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도쿄올림픽에 대해 43%가 '취소', 40%가 '재연기'를 주장했고, 올여름 개최를 지지한 응답자는 14%에 불과했다. 도쿄올림픽은 7월 23일 개막 예정이다.
▲ 도쿄올림픽 개막 2개월 앞두고 취소 요구하는 일본 시위대 도쿄올림픽 개막 2개월을 앞둔 지난 5월 23일 일본 수도 도쿄의 번화가인 신주쿠에서 시위대가 피켓 등을 들고 올림픽 개최 취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현지 언론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도쿄올림픽에 대해 43%가 "취소", 40%가 "재연기"를 주장했고, 올여름 개최를 지지한 응답자는 14%에 불과했다. 도쿄올림픽은 7월 23일 개막 예정이다.
ⓒ 연합뉴스/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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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지 않으면서 올림픽 취소나 재연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최근 IOC 주요 인사들이 일본 국민 감정을 무시하는 듯한 강압적인 발언을 하며 논란이 불거졌다.

앞서 존 코츠 IOC 조정위원장은 "일본이 코로나19 긴급사태 발효 중이더라도 올림픽을 열 수 있다"라고 밝혔으며, 바흐 위원장도 "올림픽 개최를 위해 희생을 치러야 한다"라고 말했다가 일본 국민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냐는 비판이 쏟아지자 "올림픽 공동체(대회 관계자)가 희생해야 한다는 뜻이었다"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전날 도쿄올림픽 후원사인 <아사히신문>은 사설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생명이며 일상적 삶의 기반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주위의 상황을 판단해 개최의 취소를 결단하도록 수상에 요구한다"라고 밝혔다. 

<슈칸분슌>은 올여름 도쿄올림픽 개최에 일본 국민의 부정적인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파운드 위원의 발언에 일본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태그:#도쿄올림픽, #딕 파운드, #스가 요시히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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