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의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요구했다.
그는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저는 지난주에 대통령께 여야 원내정당 대표들과 만나 정치 정상화 선언을 하실 것을 요구한 바 있다. 그에 이어, 남은 임기 1년 동안의 국정쇄신을 위해 대통령께 3대 쇄신책을 추가로 요구한다"면서 3대 쇄신책 중 첫 번째로 이를 요구했다.
이날 예정된 문 대통령의 취임 4주년 특별연설 및 기자회견을 겨냥한 요구였다. 이에 대해 안 대표는 "오늘 오전 문 대통령의 취임 4주년 기자회견이 열릴 예정이다.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남은 1년 동안 대한민국은 회생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고, 완전히 난파될 수도 있다"면서 "대통령은 그동안 성찰한 결과물을 제시해주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 의도는 압박에 가까웠다. "오늘 기자회견에서 이러한 좋은 권력, 좋은 정치로의 복귀를 선언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통해, 야당도 국민도 박수치는 회견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지만 사실상 현 정부·여당의 정책 기조를 모두 '잘못된 것'으로 규정하고 그에 대한 수정과 반성을 '정답'으로 내놓으라는 요구였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 새로 일 벌이기보다는 지난 4년간의 비정상적 행태 되돌려야"
더불어민주당 당적을 버리라는 탈당 요구도, 문 대통령이 그간 특정 정파의 수장으로서 일했다는 인식에 기초하고 있었다.
그는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이제 더 이상 친문 계파의 수장으로서 대통령직을 수행해서는 안 된다"며 "대통령의 탈당은 국가 미래를 위해 중요한 향후 1년 동안 진영 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오직 나라와 국민 전체를 위해 일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머지 쇄신책들도 마찬가지였다. 안 대표는 두 번째 쇄신책으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과의 절연을 선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좋은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거짓과 위선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나 정치세력이 권력을 잡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이런 사회적 합의가 우리 사회의 전통과 문화로 자리 잡아야 정치와 역사가 진일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거짓과 위선의 삶을 사는 것은 능력이 없기 때문이고 위선적이며 무능한 사람들이 정권을 잡으면 나라가 불행해진다"며 "국민을 속이는 정치는 결코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세 번째 쇄신책으론 "소득주도성장, 부동산정책, 탈원전정책 등의 오류와 실패에 대해 인정하고, (정책의) 공식 폐기를 선언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안 대표는 구체적으로 "중소기업 노동자들 삶을 더욱 힘들게 만드는 경직된 주52시간제를 개선하고, 이익공유제 운운하는 등 아쉬울 때마다 기업의 팔을 비트는 반시장·반기업적 발상은 과감하게 쓰레기통에 던져버려야 한다"며 "시장경제의 자율성과 역동성을 가로막으며 미래 성장동력의 발목을 잡는 청와대와 집권당 내의 검은 유령들은 당장 '손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안 대표는 "4.7 보궐선거는 이 정권 4년에 대한 민심의 성적표였다"면서 문 대통령에게 "질서 있는 퇴각"을 주문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새롭게 일을 벌이기보다는 지난 4년간 이 나라를 갈등과 분열로 몰아넣은 각종 비정상적 행태를 정상으로 돌려놓으시길 바란다"며 "대통령께서 자존심과 오기를 버리고 4.7보궐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을 겸허하게 수용하는 자세를 진심으로 보여주신다면, 국민들께서는 '돌아온 탕자'를 맞이하는 아버지처럼 (문 대통령을) 기꺼이 용서해주실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