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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유족회는 진주시 명석면 관리지 화령골에서 7일 오전 '개토제'를 시작으로 유해 발굴작업에 들어갔다.
 진주유족회는 진주시 명석면 관리지 화령골에서 7일 오전 "개토제"를 시작으로 유해 발굴작업에 들어갔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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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유족회는 진주시 명석면 관리지 화령골에서 7일 오전 '개토제'를 시작으로 유해 발굴작업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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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년 전 국가에 의해 학살당한 민간인들의 유해를 찾기 위한 발굴이 시작됐다.

진주 '화령골', 경남 진주시 명석면 관지리 산 72번지가 그 현장이다. 유족들은 70년 넘게 구천을 떠도는 원혼 달래기부터 했다. 한국전쟁전후진주민간인피학살자유족회(진주유족회, 회장 정연조)가 7일 오전 '개토제'를 지낸 것이다.

발굴은 부경대학교 글로벌지역학연수소 노용석 교수팀이 맡았다. 발굴지는 가로 9m, 세로 20m 넓이로, 현장은 거의 원형대로 유지해온 것으로 보인다.

노용석 교수팀은 하루 전날부터 현장을 정비하고 발굴에 들어갔다. 발굴작업에는 (대)학원생과 자원봉사자 등 10여 명이 참여한다. 주말에도 진행되며 일주일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노 교수는 "현장 약간 위쪽에 묘지 공사를 한 흔적이 있는데, 현장은 특별한 교란 흔적이 없어 보인다"며 "유해가 묻혀 있다면 훼손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전쟁 전후 진주지역 민간인 학살은 주로 국민보도연맹원이거나 진주형무소 재소자 위주로 이뤄졌다. 보도연맹은 진주와 사천, 삼천포까지 포함됏고, 형무소 재소자는 제주와 여수, 순천 등 전국에 걸쳐 있었다.

보도연맹원은 주로 청장년 남자이고 직업은 공무원이거나 교원, 농업, 예술인 등 다양했다. 진주유족회는 "당시 보도연맹원들의 적대행위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형무소 재소자는 3년 미만의 형을 선고 받은 단기수가 거의 대부분이었다. 이에 대해 진주유족회는 "장기수나 사형 대기자를 없었고, 당시 진주형무소에는 사형 집행 시설이 없었다"며 "국가가 정당한 법적 절차도 없이 보도연맹원이거나 형무소 재소자를 학살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주지역 학살지는 주로 국도변이거나 야산 골짜기 등이다. 특히 두 명씩 양 손을 뒤로 엇나가게 묶어 신체의 자유를 억압한 상태로 차량으로 이송한 뒤 총살한 것으로 보인다.

진주유족회는 "시신 위에 흙을 덮는 방식으로 암매장한 것이 대부분"이라며 "몇 년 후까지도 유골이 나뒹굴었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이 있었다. 약 1미터 이상 구덩이를 파고 학살한 뒤 시신을 던져 넣고 암매장한 경우도 확인됐다"고 했다.

진주지역 학살지는 여러 곳이다. 이미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1기), 경상남도 등의 지원으로 창원마산 진전면 여양리, 진주 문산읍 상문리 윗법륜골·아랫법륜골, 진주시 명석면 용산고개에서 발굴이 진행됐다.

진주시 명석면 관지리, 우수리 등 6곳과 문산읍 원촌리 2곳, 미천면 방아재 1곳에서는 아직 발굴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일부 학살지는 과수원 등으로 개조돼 흔적을 찾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정연조 회장은 "가족의 생사 여부를 알고 싶어 하고, 살아서 돌아올 것이라 믿었던 것은 인지상정"이라며 "죽었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 그 유골이라도 찾아 모시려 하는 것이 인간의 도리 아니냐"고 말했다.

정 회장은 "그래서 유골을 발굴하는 게 첫 번째 이유다. 그리고 자신의 부모 형제의 유골을 찾고자 한다"며 "또 진주지역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학살됐는지 밝혀 후세의 경계로 삼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유해를 발굴하고 진상을 밝혀 다시는 반인륜적이며, 공권력에 의한 불법이 이 땅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전쟁 없는 평화와 진실된 역사 정의, 정확한 역사 자료를 남기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진주유족회는 진주시 명석면 관리지 화령골에서 7일 오전 '개토제'를 시작으로 유해 발굴작업에 들어갔다.
 진주유족회는 진주시 명석면 관리지 화령골에서 7일 오전 "개토제"를 시작으로 유해 발굴작업에 들어갔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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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유족회는 진주시 명석면 관리지 화령골에서 7일 오전 '개토제'를 시작으로 유해 발굴작업에 들어갔다.
 진주유족회는 진주시 명석면 관리지 화령골에서 7일 오전 "개토제"를 시작으로 유해 발굴작업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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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한국전쟁, #민간인학살, #진주유족회, #화령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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