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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청학동 서당'에서 엽기적이고 가혹한 폭력 행위가 발생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교육시민단체들이 학교폭력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면서 '학생인권조례' 필요성을 제시했다.

전교조 경남지부, 거제교육연대, 전국교육공무직노조 경남지부, 교육희망경남학부모회, 김해교육연대, 어린이책시민연대경남, 참교육학부모회경남지부, 학교비정규직노조 경남지부 등으로 구성된 경남교육연대는 3일 "하동 서당 학교폭력, 서당만의 문제가 아니다"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청학동 서당' 관련 폭력에 대해, 이들은 "그 공분에는 아이들에게 예절을 가르치는 줄로만 알았던 서당이 학교폭력의 또 다른 온상이 되어버린 것에 대한 당혹스러움과 함께 그 폭력의 엽기성과 가혹함에 대한 경악스러움이 뒤섞여 있다"고 했다.

이들은 "서당이 학교폭력의 온상이 되어 버린 원인으로 서당의 운영 목적이 상업적으로 변질되어 과도한 영리 추구 기관으로 전락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으나 제도권 밖 교육기관에 대한 당국의 허술한 관리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현재 형태의 청학동 서당은 1990년대 후반 처음 등장했다. 이와 관련해, 경남교육연대는 "지난 20년간 방치되면서 최근 밝혀진 여러 건의 엽기적인 폭행과 가혹행위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경남교육연대는 "상황이 악화되기까지 법과 제도의 문제점이 있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학원으로 등록된 서당은 교육청에서 관리하지만 서당의 부속 건물들인 기숙사 등은 관리의 대상에서 제외되었고, 문제가 된 서당 학교폭력의 대부분이 기숙사에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여러 사건을 설명한 이 단체는 "최근 발생한 서당 폭력 사건은 지금과 같은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언제든 또 터질 수 있는 사건"이라고 했다.

이들은 "학교폭력 문제는 결코 서당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며 "학교폭력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서당 학교폭력 사태에서 확인된 폭력의 엽기성과 가혹성을 절대 외면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고 했다.

이들은 "학교폭력의 뿌리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학교 교육을 현실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서열, 위계, 차별, 획일성'을 '민주주의, 인권, 평화, 다양성'으로 바꾸어 가는 근본적인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

이어 "민주적인 학교 문화를 보다 민주적으로, 보다 인권친화적으로, 평화를 지향하고 다양성을 보장하는 쪽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며 "이번 하동서당 학교폭력의 엽기성과 가혹성은 서당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의 문제다"고 덧붙였다.

경남교육연대는 "몇 번이나 좌절한 학생인권조례를 다시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2006년 17대 국회에서 학생인권법(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왜 지금껏 제정되고 있지 않은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2017년, 문재인 당시 대통령 후보가 체벌 금지, 학생회 법제화, 학생의 학교 운영 참여 보장 등에 동의하며 학생인권법을 임기 초에 제정하겠다고 답변했다는 사실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임기 초는 벌써 지났다"고 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 깃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 깃발.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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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청학동 서당, #경남교육연대, #학교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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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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