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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각), 애틀랜타 풀턴 카운티 검시관실이 16일 발생한 애틀랜타 연쇄 총격 사건의 한국인 희생자들의 이름과 사망원인을 발표했다.

박순정(Soon C Park, 74), 김현정 (Hyun J Grant, 51), 김순자 (SunCha Kim, 69), 유영애 (Young AYue, 63). 김순자씨는 가슴 총상, 3명은 머리 총상이 사망원인이다. 유씨는 아로마테라피 스파숍에서, 3명은 맞은편 골드스파에서 희생되었다.

이번 총격 사건에서 총 8명이 사망했고, 그중 7명이 여성이었으며, 6명은 아시아계였다.

[관련 기사]
미 애틀랜타 시장 "총격사건, 아시안 겨냥한 증오 범죄" http://omn.kr/1sirb
한인 4명 포함 8명 사망... 증오범죄냐 아니냐 논란 http://omn.kr/1sixo 
 
시민들이 골드 스파 앞에  헌화하고 있다
▲ 애틀란타 총격 현장에 놓인 꽃과 피켓 시민들이 골드 스파 앞에 헌화하고 있다
ⓒ 전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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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애틀랜타를 방문해 아시아계 미국인들을 위로했다.

이들은 질병통제예방센터를 방문해 코로나19 대응 상황을 보고받고 직원들을 격려한 후, 에모리대학에서 아시아계 민주당 의원들과 시장, 사회단체장들을 만났다. 여기에는 샘박 조지아주 하원의원, 스테파니 조 아시안아메리칸 정의진흥협회(AAAJ)장, 키샤 렌스 바텀스 애틀랜타 시장 등이 참석했다.

 
"오늘 오후, 해리스 부통령과 저는 애틀랜타에서 아시아계 미국인 지도자들과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급한 일을 분명히 한 가슴 벅찬 만남이었습니다. 우리는 하나의 미국으로서 함께 뭉쳐야 하고, 증오에 맞서야 하며, 어디서 발견하든 인종차별을 뿌리 뽑아야 합니다."
▲ 애틀란타를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의 트위터 "오늘 오후, 해리스 부통령과 저는 애틀랜타에서 아시아계 미국인 지도자들과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급한 일을 분명히 한 가슴 벅찬 만남이었습니다. 우리는 하나의 미국으로서 함께 뭉쳐야 하고, 증오에 맞서야 하며, 어디서 발견하든 인종차별을 뿌리 뽑아야 합니다."
ⓒ 전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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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트위터와 백악관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하나의 미국으로서 함께 뭉쳐야 하고, 증오에 맞서야 하며, 인종차별을 어디서 발견하든 뿌리 뽑아야 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 우리는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 주에 외국인 혐오 재발을 막기 위해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대통령은 극단주의와 국내 테러에 대처하기 위한 법무부의 대처와, 아시아계 지역사회와의 협력 강화를 주문했다. 또  코로나 19 증오범죄법 통과를 의회에 요청했으며, 25년 전 의원으로서 발의했던 여성폭력법이 하원을 통과되어 상원 통과와 본인의 재가만 남은 상태임을 알렸다. 

샘박 주 하원의원은 그의 입장문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아시아계 미국인 공동체의 가슴 아픈 소리, 두려움, 분노를 듣고 우리의 고통을 함께 나누었다" 며, "바이든 대통령의 공감과 이해가 위로가 됐다. 해리스 부통령의 힘과 결의는 고무적이었다. 우리 모두를 위해 계속 싸우겠다는 그들의 헌신은 희망을 주었다. 그들은 우리 모두가 함께 이 일에 참여하고 있으며, 혼자가 아니며, 함께 극복해 나갈 것임을 상기시켜 주었다"라고 기자에 전했다.

로셀 월렌스키 질병통제예방센터장 등 국민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공직자들은 인종차별과 폭력 예방도 공중보건의 하나이며, 건강 불평등을 해결하고 혐오와 차별과 싸우는 것에 대해 생각해볼 것을 촉구했다. 

혐오범죄,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곳곳서 열리는 시위와 토론회
 
미국과 중국의 국제관계 맥락 속에서 혐오범죄, 애틀란타 총격사건에 대해 느낀 점 등을 나눴다
▲ UCLA 중국학 센터의 아시안 혐오범죄 토론회 미국과 중국의 국제관계 맥락 속에서 혐오범죄, 애틀란타 총격사건에 대해 느낀 점 등을 나눴다
ⓒ 전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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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저녁 6시(미국 서부시간), 미 캘리포니아대(UCLA) 중국학센터는 아시안·태평양계 혐오범죄 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타운홀 회의는 학생들과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최근의 폭력 행위를 보며 느낀점을 나누고, 시민 참여와 옹호, 지역사회 행동을 위한 정보제공을 위해 열렸다.

여기에선 아시아계 미국인의 권리 문제와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M)', 중국에 대한 정치와 언론의 담론이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폭력에 어떻게 기여했는지, 그리고 시민권 옹호 관점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등의 주제를 다뤘다.

참석자 중 일부는, 이런 혐오범죄는 코로나 시대 트럼프의 위험한 발언의 결과일 뿐만 아니라 미국의 쇠퇴와 중국의 부상이라는 국제적 맥락 안에서 폭력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패권을 잃고 중국이 부상함에 따라, 미국인들은 2위국 위치를 받아들여야하는 데 이것이 인종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폭력과 글로벌 정치경제 사이 인과 관계가 사실이라면, 코로나 이후에도 폭력은 감소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인종차별, 그 예고된 비극... 여성·중국인일수록 더 차별 당해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인종차별은 미국에서 새로운 것이 아니다. 아시아·태평양계에 대한 증오를 멈추라(Stop AAPI Hate)에 따르면, 2020년 3월 19일부터 10개월 동안 3292건의 폭력 사건이 보고되었다. 전년에 비해 150% 증가했다.

2021년에도 2개월 동안에만 503건 사고가 접수되었다. 보고되지 않은 사건은 더 많을 것이다. 요약된 전국보고서에 따르면, 언어적 괴롭힘 (68.1%), 기피 (20.5%), 물리적 공격 (11.1%), 직장내 차별, 서비스 거부 등 (8.5%), 온라인상 괴롭힘 (6.8%) 순서로 차별 유형이 나타났다. 이에 따르면 여성이 남성보다 2.3배 더 차별당하며, 중국인 (42.2%), 한국인 (14.8%), 베트남인 (8.5%), 필리핀인 (7.9%) 순으로 피해를 당했다. 

자본주의와 식민주의하에서 아시안들은 계속해서 성차별, 외국인 혐오의 희생양이 되어왔다. 차별적인 법과 정책에 침묵을 지키면서 아시안들은 노동력 공급을 늘리고 임금을 낮게 유지하려는 미국에 희생되어 왔다.

지난 1882년 중국배제법부터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계 미국인의 투옥, 미국이 주도한 동남아 군사 분쟁 난민 강제이주, 9·11 이후 이슬람과 남아시아 공동체를 겨냥한 감시, 동남아 지역 및 아시아계 기업들에 대한 이민국(ICE)의 공격까지 아시안들은 백인 우월주의의 공격을 받아 왔다. 그 중에서도 노인, 저임금 노동자, 여성 등 약자들이 더 많은 공격을 당해온 게 사실이다. 

한인 사회의 발빠른 대응... '장례비' 모은 피해자 가족에 기부행렬도

애틀랜타 한인 사회 인사들이 아시아계 인종 범죄 비상대책팀을 구성하고 총격사건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아시안 아메리칸 정의진흥협회 (AAAJ), 한미위원회 (KAC), 샘박 주 하원의원, 박병진 전 조지아 연방북부지검장, 윤본희 조지아한인변호사협회 이사, 김윤철 한인회장 등이 온라인 미팅을 했다.

한편 서명 사이트와 기부 사이트도 만들어졌다. 이번 총격사건의 피해자인 고 김현정씨, 그의 장남(랜디 박)이 장례와 집 월세, 음식 등 필수품을 위해 2만 불 목표로 연 고펀드미 기부사이트(링크)에는 하루 만에 2백 27만 불이 모였다고 한다. 적게는 5불부터 많게는 5천 불까지 5만 8900여 명이 기부하였으며(20일 기준), 이는 이번 범죄의 심각성에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주말 동안에도 미국 전역 지역마다 관련한 온·오프 집회가 예정되어 있다.
 
총격사건의 피해자인 고 김현정씨, 그의 장남(랜디 박)이 장례와 집 월세, 음식 등 필수품을 위해 2만 불 목표로 연 고펀드미 기부사이트(링크)
 총격사건의 피해자인 고 김현정씨, 그의 장남(랜디 박)이 장례와 집 월세, 음식 등 필수품을 위해 2만 불 목표로 연 고펀드미 기부사이트(링크)
ⓒ 고펀드미사이트 화면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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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시애틀 북부 한인 밀집지역에서 늘푸른연대가 거리 피케팅을 진행했다.
▲ 시애틀 한인들의 인종차별 멈추라 피케팅 19일 시애틀 북부 한인 밀집지역에서 늘푸른연대가 거리 피케팅을 진행했다.
ⓒ 박성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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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시애틀 북부 한인밀집 지역인 린우드에서 시애틀 시민단체 늘푸른 연대의 피케팅이 있었다. 주말인 토요일에는 애틀랜타 도심 집회와 온라인 피케팅이, 또 일요일에는 골드 스파 현장에서 애틀랜타 세사모의 헌화, 희생자 추모와 아시안 증오 범죄 중단을 위한 범 그리스도인 기도회가 열린다.

한편 오는 27일, 다음 주 토요일에는 뉴욕 시민참여센터와 이민자보호교회네트워크 주최로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범죄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세미나가 개최될 예정이다.

태그:#애틀란타 총격, #인종차별, #혐오범죄, #바이든 대통령, #해리스 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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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 이코노미스트, 통계학자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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