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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하청업체에 보낸 업무 관련 공문.
 삼성중공업이 하청업체에 보낸 업무 관련 공문.
ⓒ 금속노조 거통고조선하청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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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집회에 참가했던 하청업체 노동자들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반드시 받고 작업에 배치하도록 해 논란이다. 노동계는 삼성중공업의 자의적 조치로 선별진료소에 수백명의 검사자가 몰려 방역혼란을 불러왔다고 비판한 반면, 삼성중공업 측은 다중이 모이는 집회에 참가했기 때문에 코로나19 검사가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삼성중공업 도장업체 소속으로 파워그라인더 작업하던 일부 노동자(파워공)들은 '일당 인상'과 '퇴직 적치금 폐지' 등을 요구하며 9일부터 작업거부했다. 이후 15~17일 사이 아침 삼성중공업 정문 앞에서 벌어진 집회에는 500여 명이 참가했다. 파워공들은 개별 업체와 (구두)합의를 한 뒤 18일부터 현장 복귀했다.

그런데 삼성중공업이 전날인 17일 하청업체에 '9일 이후 미출근자 복귀시 코로나19 검사 실시'를 요청한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코로나19 확산 예방 차원에서 9일 이후 미출근자 중 17일 이후 복귀시 사전에 검사를 실시해 음성 확인 후 작업 배치가 될 수 있도록 조치바란다"고 알렸다.

삼성중공업은 "도장 파워공 집회시 상당히 많은 인력이 참가했고, 구호 외침 등으로 집단 감염의 우려가 매우 높은 바, 집회 참가자는 반드시 코로나19 검사 결과에 따라 작업 배치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근 거제에서는 '유흥업소' 관련 집단감염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발생했다. 거제시는 최근 확진자가 늘어나자 선별진료소를 설치해 접촉자, 동선노출자 등을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업무공문을 받은 하청업체는 소속 노동자들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이 내용을 전달했고, 이후 하청노동자들이 대거 17일 검사를 받기 위해 선별진료소를 찾았다.

파워공 집회를 지원했던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18일 낸 자료를 통해 "17일 거제시 선별진료소에 삼성중공업 하청노동자 수백 명이 코로나 검사를 하려고 찾아와 정부의 방역업무에 큰 혼란이 초래되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삼성중공업의 조치는 방역당국에 신고 되거나 사전협의가 전혀 되지 않은 순전히 자의적 판단에 의한 임의조치였다"며 "선별진료소를 찾은 일부 노동자들은 '삼성중공업 집회 때문에 검사 받으러 왔다'고 말하자, 선별진료소에서는 검사 대상이 아니라며 거부했고, 이에 다급해진 하청노동자들은 다른 이유를 대며 검사를 받는 일까지 발생했다"고 말했다.

거통고조선하청지회는 "삼성중공업은 시급한 방역업무를 크게 방해하면서까지 왜 이런 황당한 행태를 보였을까"라며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작업거부 투쟁 중인 하청노동자들에게 압력을 행사하려는 목적이 있었다는 합리적 의심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거제시청은 코로나19 방역업무를 방해하는 삼성중공업의 행위를 당장 중단시키고 법적 조치를 해야 한다"며 "삼성중공업을 정부 방역업무 방해 협의로 고발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원래 입사자는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하고, 그것이 회사 기준이다"며 "많은 사람이 집합을 했다. 최근 거제에서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어 심각한 상황이라 검사를 받고 작업 복귀하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방역 당국으로부터 집회 참석 작업자 중 거제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작업자 1명이 확인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거통고조선하청지회 관계자는 "파워공들은 집회를 하면서 일정한 거리두기를 하고 방역수칙을 최대한 지켰다"고 했다.

거제시보건소 관계자는 "방역수칙상 확진자 접촉자의 접촉자는 검사 대상이 아니다. (사측에서) 집회 참석자들에 대해 위험하기에 전부 검사를 받도록 한 것 같다"며 "선별진료소에서는 신청을 하면 대부분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그:#삼성중공업, #파워그라인더, #파워공, #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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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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