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존재도, 위치도 몰랐다"던 내곡동 땅을 2000년 국회의원 시절부터 재산신고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땅은 알았지만, 수용절차가 진행되고 있는지 등을 어떻게 알았겠냐"고 해명했다. 그는 또 더불어민주당이 표현만으로 문제삼고 있다며 "말꼬리 잡기 대왕"이라고 비난했다.
오 후보는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존재를 몰랐다'는 표현은 당시에 수용절차가 진행되는 것조차 몰랐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2009년 서울시장 시절 배우자와 가족이 소유한 내곡동 땅의 보금자리사업 주택지구 지정 개입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저는 당시 이 땅의 존재와 위치를 알지 못했고, 지금도 위치를 모른다"던 데에 또 다른 해명을 덧붙인 내용이었다.
그는 전날 <오마이뉴스> 보도로 국회의원 초선시절부터 이미 내곡동 땅을 재산신고대상에 포함했던 일을 두고 "저도 그때는 '내곡동 땅이 있구나' 알았을 것"이라고 했다. 또 "그 땅이 수용절차가 진행되고 있는지, 국민임대지구로 지정됐는지 그걸 어떻게 압니까?"라며 "'모른다'는 표현은 지정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그 땅은 거기에 해당됐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축약적인 표현"이라고 말했다. (관련 기사 :
[단독] 오세훈 "존재도 몰랐다"던 내곡동 땅 2000년에 재산신고 http://omn.kr/1sg71)
오 후보는 거듭 "(당시 사업지구 지정은 서울시 주택국장) 전결사항"이라고 강조했다. 또 "(토지소유자 명단에) 저희 처가집 이름이 들어가 있고, 제 이름은 없는데 주택국장이 알 리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가 해당 지역을 사업지구로 지정했다'던 해명과 달리 이명박 정부 소관이었다는 보도를 두고는 "제가 잘못 말씀드리는 바람에 거짓말했다는 공격을 받았다"고 인정했다. 다만 "지정절차가 그 전부터(노무현 정부 시절) 시작된 건 분명한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캠프 김한규 대변인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오 후보는 자꾸 처가 재산이라고 표현하는데 명확하게 부인 재산"이라며 "부인이 처가 다른 식구들과 공동소유한 것이고, 10년 동안 계속 재산신고했다"고 지적했다. 또 "보금자리주택이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관심사항인데 시장이 몰랐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며 "전임 이명박 시장이 처음 제안을 했지만, 오세훈 시장이 취임한 이후에도 2년 동안 이 업무가 계속 논의됐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전결사항' 부분도 "주택국장 전결이라고 규정이 있으면 깔끔하다"며 "위임전결규정을 찾아서 (오 후보) 본인이 제시하면 되는데 그런 게 없다"고 말했다. 또 "이건 서울시 환경부서에도 2006년 반대하는 등 주택국만이 아니라 여러 부서의 이해관계를 시장이 조정해야 하는 역할이 있었다"고 "지금 언론에 공개된 문서에 '주택국장 전결'이라고 표시됐다고 마치 모든 임대주택 지정 관련 업무를 주택국장 혼자 다했던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