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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유은혜 교육부장관이 경기 구리시 갈매고에서 고교학점제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17일 오전 유은혜 교육부장관이 경기 구리시 갈매고에서 고교학점제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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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혜 교육부장관은 "고교학점제가 아이들을 자기주도적인 인재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지만, 일반고 교사 66%는 "학점제가 시행되면 대입에 유리한 과목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교원단체들은 "먼저 대입제도부터 바꾸라"고 요구했다.

고교학점제 계획만 있고, 대입개혁 내용은 없어

17일, 유은혜 교육부장관은 고교학점제 종합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오는 2025년부터 적용될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학점을 취득하여 졸업하는 제도"라면서 "고교학점제는 우리 아이들이 자기주도적인 인재로 성장하도록 돕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이날 교육부는 경기 구리시 갈매고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현재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고등학교 1학년이 되는 2025년부터 학생들이 교육과정을 구성하는 고교학점제를 전면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렇게 될 경우 교육부는 "경쟁과 선발 중심에서 학생 개개인의 교육 수요에 부응하는 수평적 다양화 작업이 구현될 것"이라면서 "학생들의 수요를 존중하여 개별화된 교육을 구현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2025년부터 성취평가제를 전체 선택과목으로 확대키로 했다. 성취평가제는 서열 위주의 기존 평가체제에서 벗어나 성취도에 따라 5단계로 평가하는 제도다. 학교 공간도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과 연계해 바꿀 예정이다.

하지만, 이날 교육부는 정작 고교학점제에 앞서 추진해야 될 대입제도 개편 내용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교육부는 올해(2021)부터 미래형 대입 논의에 착수해서, 학점제 시행 직전 해인 2024년에야 2028학년도 대입방향을 발표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다만, 이날 유 장관은 "2025년 고교교육의 변화는 2028학년도 대입 변화로까지 이어질 것"이라면서 "오지선다 수능 문제로 상징되는 획일적인 교육과 경쟁 중심의 교육에서 탈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장관은 2019년 11월에는 수능 관련 과목 경쟁과 집중을 부추기는 수능 확대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대입 개편 없는 추진, 교과교실제 악몽 되풀이?

상황이 이렇다보니 교육계에서는 2009년 교육과정 개정 당시에 교육부가 추진했던 교과교실제 악몽이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당시 교육부는 '학생과 과목 중심 수업'으로 개혁한다면서 학생이 교과목별로 마련된 교실을 찾아다니는 교과교실제를 2014년까지 전면 확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수능 위주의 대입제도에 막혀 현재는 흐지부지된 상태다.

실제로 일반고 교사들의 66%는 '고교학점제가 시행되어도 학생들이 대입에 유리한 과목을 선택하게 될 것'('대학 진학에 도움 되는 과목' 37.2%, '내신이나 수능에 유리한 과목' 28.8%)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작 '학생 본인의 적성과 흥미에 따른 과목'을 선택할 것이라는 응답은 23.3%에 그쳤다. 한국교총이 일반고 교원 166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여 17일 발표한 결과다.

이런 결과에 대해 한국교총은 "고교학점제로 학생선택권이 강화되더라도 대입 등 각종 이해관계가 뒤얽힌 교육제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학생의 적성과 관심사를 중심으로 고교학점제가 운영되기는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정소영 전교조 대변인도 "정시를 확대하는 기존의 대입제도를 개선하지 않고 고교학점제 계획부터 발표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면서 "대입제도 개편 등 선결과제들을 뒤로 미룬 채 '대책은 나중에 차차 마련하겠다'는 식의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 계획은 재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태그:#고교학점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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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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