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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을 방문중인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이 10일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을 만나 기념촬영하고 있다.
 이란을 방문중인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이 10일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을 만나 기념촬영하고 있다.
ⓒ 이란외교부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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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에 도착한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이 이란 측 고위 인사와 잇따라 접촉, 우리 선원과 선박의 조기 억류해제를 촉구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 4일 오후 호르무즈해협에서 이곳을 지나던 한국 국적 유조선 '한국케미'호를 환경오염을 이유로 나포해 이란 남부 반다르 압바스항에 억류하고 있다. 이 배에는 선장을 포함해 한국 선원 5명 등 20명의 선원이 타고 있다.

11일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10일 새벽 인천공항을 떠난 최 차관과 대표단은 도착하자마자 이날 오후 세예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교부 차관과 회담을 가졌다.

최 차관은 회담에서 우선 이란에 억류된 우리 국민과 선박의 조속한 억류 해제를 강력하게 요청했다.

최 차관은 이어 이 자리에서 한국케미호의 억류가 해양오염 등 기술적인 문제라고 한다면 조속히 증거를 제출해달라고도 요청했다. 이 당국자는 한국이 여러 차례 증거제출을 요구했으나 아직 이란 측으로부터의 답은 없는 것으로 전했다.

다른 외교 소식통은 최 차관의 요청에 대해 이란측은 "한국 측의 요구를 즉시 이란 국내 사법절차를 담당하는 부문에 전달했고 신속하게 제출해달라고 촉구했으니 잠시 기다려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한국의 은행에 동결돼있는 이란 자산 등과 관련한 협의 내용에 대해서는 논의가 진행중인 사안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한국과의 관계 증진은 동결자금 문제 해결된 뒤에야 의미"

그러나 현지시각으로 10일 밤 이란 정부가 낸 보도자료를 보면 이날 회담의 분위기는 그렇게 녹록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아락치 차관은 이 자리에서 자금 동결 문제를 집중 거론하고 한국을 강하게 비판했다. 억류 선박 문제는 사법처리를 기다려야 한다고만 말했다.

아락치 차관은 "한국의 행동은 미국의 몸값 요구에 굴복한 것일 뿐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따라서 이란과 한국의 관계 증진은 이 문제가 해결된 뒤에야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아락치 차관은 "한국에 의한 자금의 동결은 미국의 잔혹한 제재 보다는 한국 정부의 정치적 의지의 부족에서 기인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한국이 이란과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로 동결자금 문제를 푸는 방법을 찾는 데 진지한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최 차관은 한국은 이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할 때까지 노력할 것이며 이란의 동결자금을 해제하는 게 한국 정부의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 차관이 억류된 한국케미호 문제 해결을 요구하자, 아락치 차관은 선박 문제는 기술적인 고려와 환경오염 문제일 뿐이라며 이란 사법부가 다루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아락치 차관은 마지막으로 한국 정부에게 "이 문제를 정치문제화 하거나 쓸데없는 선전에 이용하지 말고, 차분하게 법적 절차에 의해 풀도록 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최 차관은 현지시각 11일 오전에도 모하메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을 비롯한 이란 측 고위인사들가 면담하고 한국케미호의 조기 억류해제를 요청할 예정이다.

최 차관에 앞서 현지에 들어간 고경석 아중동국장 등 실무대표단도 이란 외교부 아태차관보와 보건부, 식약처 등 관계자를 접촉해 이란과 보건 방역분야 협력을 협의했다. 이란은 동결자금으로 코로나19 백신과 의료기기 등을 구입하는 데 사용하려는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최 차관은 2박 3일간 이란을 방문한뒤 카타르를 거쳐 14일 귀국한다.

태그:#유조선, #한국케미, #이란, #호르무즈해협, #최종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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