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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대형교회인 세계로교회가 방역수칙을 어기고 주말 예배를 또 강행했다. 10일 주일 예배 2부 모습.
 부산의 대형교회인 세계로교회가 방역수칙을 어기고 주말 예배를 또 강행했다. 10일 주일 예배 2부 모습.
ⓒ 세계로교회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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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10일 부산지역 일부 대형 교회가 주말예배를 강행했다. 이들 교회는 "사탄의 계략에 맞서야 한다"며 행정명령을 어기는 등 방역수칙을 무시해왔다.

방역수칙과 영적전쟁 선포? "거룩한 싸움"

"힘을 다해 주님을 찬양하자". 주일 2부 예배가 한창인 10일 오전 10시 50분. 부산 강서구 세계로 교회에서는 찬송가가 우렁차게 울려 퍼졌다. 예배당에 2미터 간격으로 앉은 1000여 명 이상의 신도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고 기도를 올렸다.

세계로 교회는 이날 예배 강행을 '영적 전쟁'으로 규정했다. 한 장로는 "지금 우리는 영적 전쟁을 선포하고 거룩한 싸움에 나섰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님의 백성이 주님 성전에 마땅히 예배해야 하는데 마음대로 예배하지 못하는 참담한 시기를 가고 있다. 우리를 불쌍히 여겨 영적 전쟁에서 승리하게 해달라"라고 호소했다.

담임 목사는 "이게 영광의 길"이라며 울먹였다. 손현보 목사는 "앞으로 교회가 어떻게 될 것인가. 하나님께 아뢰면서 간절히 기도하는데 '세계로 교회가 앞장서라'라는 감동이 왔다"라며 "교회가 폐쇄되면 헌법소원과 가처분 신청으로 대응하겠다"고 주장했다. 설교 후반 계속 눈물을 흘린 그는 예배를 거듭 독려했다. 손 목사의 이러한 모습에 신도들도 함께 울음을 터트렸다. 세계로 교회는 이러한 대면 예배를 이날 오전에만 두 번이나 진행했다.

손 목사는 지난 3일 강행한 주말 예배에서도 "이 주사파 정부가 교회를 멸절하려고 모든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그는 "우리가 여기서 믿음을 가지고 부르짖고 기도하고 나가면 결국 승리하게 될 것"이라며 정부의 방역 지침을 향해 "코로나를 빙자해 교회를 핍박하고, 멸절시키려는 명백한 사탄의 계략"이라고 주장했다.

부산의 이 대형교회는 이미 여러 번 행정명령을 어기고 대면 예배를 이어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해 부산시의 6차례 고발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새해 들어 첫 예배에는 1천여 명의 신도가 몰렸고 9일 토요일에도 새벽예배를 진행했다.
 
대면 예배를 강행해 논란이 된 부산 강서구 세계로 교회에서 7일 오전 신도들이 방역 당국의 '비대면 예배' 조치에 항의하고 있다
 대면 예배를 강행해 논란이 된 부산 강서구 세계로 교회에서 7일 오전 신도들이 방역 당국의 "비대면 예배" 조치에 항의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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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서 종교시설은 비대면으로 예배를 열어야 한다. 온라인 예배를 진행하는 데 필요한 인력만 20명 이내로 모일 수 있다. 밀접 접촉을 막기위한 불가피한 조처다. 그러나 '전국 17개 광역시도 226개 시군구 기독교연합' 명의로 지난 7일 시설 폐쇄를 각오한 세계로 교회 지지 기자회견이 열리는 등 불복 분위기가 교계로 확산할 모양새다.

이런 분위기 속에 관할 지자체인 부산 강서구청도 예배 현장으로 나와 단속에 나섰다. 교회 측의 방역수칙 불이행을 확인한 강서구는 이날 바로 세계로 교회에 대한 운영 중단 행정처분에 들어갔다. 

김명희 부산 강서구 문화관광계장은 <오마이뉴스>에 "목요일에 구청 차원으로 1차 고발을 했고, 금요일에는 경고도 전달했다. 그런데도 주말 예배를 강행했다"면서 "11일 0시부터 10일간 운영중단 행정처분을 명령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서구는 운영중단 기간 대면 예배를 또 강행하면 교회 시설폐쇄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운영중단 명령조차 거부한 교회도 나왔다. 부산 서구의 한 교회는 구청의 행정명령에도 이날 500명 규모의 주말 예배를 강행했다. 부산 서구청은 지난 6일 운영중단 명령 공문을 전달했지만, 교회 측은 수용하지 않았다. 이미 해당 교회는 7번이나 고발을 당했고, 이 중 6건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상황이다.

구청은 시설폐쇄를 검토하고 있다. 앞서 서구청은 "감염병 예방 협조 요청을 무시한다면 시설폐쇄 조처를 내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부산은 이날도 19명이 양성 판정을 받는 등 여전히 두 자릿수 확진자를 기록했다.  방역대응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부산시는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를 17일까지 연장했다.

태그:#부산 대형교회, #주말예배 강행, #방역수칙,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 #신규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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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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