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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3일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에서 이명박ㆍ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과 관련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3일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에서 이명박ㆍ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과 관련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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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새해 첫날 꺼낸 '이명박·박근혜 사면론'이 3일 사실상 봉합됐다.

이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 비공개 최고위원 간담회 후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 건의 문제와 관련해 국민과 당원의 뜻을 경청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국민의 공감대와 당사자인 두 전직 대통령의 반성이 전제조건임을 강조했다.

최인호 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간담회 후 기자들을 만나, "(최고위원들은) 이 대표의 (사면 건의) 발언은 국민 통합을 위한 충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하고 이 문제는 국민의 공감대와 당사자의 반성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 건의 문제는) 앞으로 국민과 당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최고위원회는 촛불정신을 받들어 개혁과 통합을 함께 추진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국민과 당원의 뜻을 존중하고 경청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다.

최 수석대변인은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칠 것이냐'는 취지의 질문에 "당원들께서도 여러 지적이 있었고 국민들의 의견도 있는 것 같다"며 "충분히 경청해 나가면서 이 문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공감했다"는 원론적 답변만 내놨다. '경청의 방식'을 묻는 질문에도 "지금도 여러 경로를 통해 의견을 듣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만 말했다.

"문 대통령에게 정식으로 사면을 건의하거나 요청하는 행보를 당장 취하진 않겠다는 뜻이냐"는 질문에는 "당원과 국민들의 뜻을 경청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당사자의 반성 없이는 사면 건의를 하지 않겠다는 뜻인지, 사면 논의를 지속하되 다른 식으로 논의한다는 뜻인가"란 질문에도 "지금부터 당원과 국민들의 뜻을 경청하면서 판단하는 걸로 이해하시면 된다"고 답했다.

즉, 당 안팎의 논란을 감안해 더 이상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 건의 논의를 진전시키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낙연 "반목과 대결의 진영정치 뛰어넘어야... 대법원 판결 보겠다"

다만,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논란은 다시 발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낙연 대표는 간담회 후 기자들을 만나 "(당사자들의) 사과가 전제돼야 사면 건의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 "(반성이) 중요하다고 (당 발표에) 돼 있다"라면서 "일단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려보겠다"고 답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의 재상고심 선고가 오는 14일 예정돼 있는 만큼, 박 전 대통령의 입장과 국민의 여론 추이를 살펴보겠다는 뜻이다.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이 국민 통합의 방법이라는 입장에도 변함이 없었다. 이 대표는 "코로나 위기라는 국난을 극복하고 민생을 안정시키면서 경제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를 해결하는 데에 국민의 모인 힘이 필요하다"면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 건의는) 국민 통합을 이뤄나가야 한다는 오랜 충정을 말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정치 또한 반목과 대결의 진영정치를 뛰어넘어서 국민 통합을 이루는 정치로 발전해야 한다고 믿는다"고도 강조했다.

"국민 통합의 방법이 사면이냐"는 질문에도 "(사면은) 그중 일부"라고 답했다. 다만, 이 문제를 두고 청와대와 사전 교감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일 없다"고 답했다.

당 안팎의 논란도 계속될 전망이다. 당의 홍보소통위원장인 박수현 전 의원은 이날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전직 대통령의 사면은 모두가 문재인 대통령의 선택에 달린, 문 대통령의 피할 수 없는 '정치적 운명'"이라며 "민주당과 민주당의 어떤 대표든 이 문제(사면 건의)를 대통령의 짐으로 떠넘길 수 없다"고 밝혔다. 사실상 이 대표에게 힘을 싣는 입장 표명이다.

그러나 김용민 의원은 같은 날 본인 페이스북에 "전두환, 노태우 사면하고 11년 뒤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을 잃었다"며 "친일과 독재의 세력들이 잠시 힘을 잃었다고 쉽게 용서하면 힘을 길러 다시 민주주의를 파괴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태그:#이낙연, #사면론, #이명박, #박근혜,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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