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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
 28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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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사흘만에 다시 1000명대를 기록했다. 국내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좀처럼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질병청 중앙방역대책본부(본부장 정은경)는 29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46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는 1030명이 확인되었고, 해외 유입사례는 16명이 확인되어 총 누적 확진자수는 5만8725명이라고 밝혔다. 

전날 800명대였던 신규 확진자 수가 하루만에 크게 늘어난 까닭은, 대규모 집단감염이 일어난 동부구치소에서 28일 233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온 영향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처음으로 신규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선 후, 급격한 확진자 수 증가 없이 2주 동안 800명~1200명대를 오가고 있는 상황이다. 분명 유행의 확산은 억제되고 있지만, 반전이 일어나지 않아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신규 확진자가 계속 1000명씩 증가할 경우 의료적 대응에 부담이 갈 뿐더러, 위중증환자와 사망자도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 특히 28일 하루에만 코로나19로 40명이 사망한 것은 현 상황의 엄중함을 보여준다. 이는 코로나19 유행 이래 하루 최대 사망자 수다.

확진자 수가 줄어들면 병상 확보나 인력 수급에 여유가 생기고, 이를 바탕으로 위중증환자를 치료할 역량을 확보해서 사망자 수를 줄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하루 빨리 감소세로 돌아서야 하는 이유다.

감염재생산지수 감소하고, 이동량 줄어

그나마 다행인 부분은 현재 확진자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수도권의 감염재생산지수가 1.07까지 떨어졌다는 사실이다. 감염재생산지수는 한 명의 확진자가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를 R값으로 나타낸 지표다. 1 이하로 떨어지면 확산세가 꺾이는 것인데, 1 이하에 거의 근접한 것이다. 

정은경 본부장은 28일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주간 단위 환자 수가 최근 몇 주간 30% 증가율을 보였는데, 지난주에는 7%로 증가율이 둔화됐다"라며 확산세가 억제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동량 감소 역시 감소세를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발표한 수도권 휴대폰 이동량은 12~13일 2449만 건, 19∼20일 2443만건으로, 코로나19 유행 이래 최저 이동량을 기록했다.   

5인 이상 모임을 금지한 연말연시 특별 방역대책이 3일까지 실시되는 점도 확산세를 꺾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모임이 불가능해지면서 모임이나 행사를 통한 전파를 막을 수 있게 됐고, 동시에 시민들의 경각심도 한껏 올라간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거리두기 3단계 대신 2.5단계 유지를 택한 것은 이런 긍정적 신호들에 기대를 걸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미 지역 사회에 널리 퍼져있어... 종교시설 대규모 감염 우려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서울의 한 교회 전경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서울의 한 교회 전경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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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미 지역사회 감염 규모가 너무 커진 상황이라, 일시적으로 확진자를 줄이더라도 언제 어디서 대규모 집단감염이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른다는 게 문제다. 정 본부장은 28일 브리핑에서 "감염재생산지수가 줄어든 것은 다행이지만, 1000명대 환자가 1.07 수준으로 감염자를 만들어내는 상황이다. 시작하는(기존의) 환자 수가 많아서 위험도가 굉장히 높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방대본이 집계한 최근 1주간 집단발생 19건 중 종교시설에서 6건, 의료기관·요양시설에서 4건, 가족지인모임에서 3건이 발생했다. 사적 모임을 통한 감염을 최대한 차단하더라도, 종교시설이 대면모임을 진행할 경우 전파를 막기가 어렵다.

비교적 경계가 풀어지는 가족 간의 전파가 많은 것도 위험 요인이다. 방대본이 11월20일부터 12월16일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확진자의 코로나19 전파 특성을 분석한 결과, 확진자 중 24.2%(3,654명)는 가족 내 선행 확진자를 통해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가족 내 선행 확진자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연령대는 40대(32.0%)와 50대(29.9%)로, 이들이 사회생활을 통해 감염된 후 가족 내 배우자⋅자녀⋅부모로 전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겨울철이 두 달이나 남은 것도 유행이 꺾일 것이라고 낙관하기 어렵게 만드는 지점이다. 기온이 떨어지면 바이러스가 생존하기 좋아하는 환경이 되고, 환기가 어려우며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들이 많아져서 타인과 밀접한 접촉이 많아지게 된다. 

홍윤철 서울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확산세로 가지 않는게 다행이고, 의료적 대응 역량도 최근에 보완이 좀 됐다"라며 "다만 현재 상태가 지속되면 의료 인력 수급 등에 문제가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홍 교수는 "유행이 언제 끝날 수 있을지 장담하기는 어렵다"라며 "특별방역 기간이 끝나는 1월 3일이 지나면서 확산세가 꺾이길 기대해볼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태그:#코로나19, #신규확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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